블랙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315만원 김서룡. 블랙 롱 코트 315만원,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215만원, 팬츠115만원, 첼시 부츠 가격 미정 모두 김서룡. 그레이 롱 코트 315만원, 그레이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215만원, 그레이 팬츠 115만원, 첼시 부츠 가격 미정 모두 김서룡.
KIM SEORYONG 김서룡
길지도 짧지도 않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블랙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보태거나 덜어냄 없이 평소 입는 그대로 입었다. 너무 멋 내려고 노력하지 않는 편이다.
코트가 가진 고유한 정서가 있다.당신이 느끼는 코트의 정서는 무엇인가?
코트는 어떤 외투보다 사람을 단단하게 해주는 갑옷 같은 옷이다. 한 겹 단단한 방패막을 두른 듯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어딘가 비밀스럽고 은밀한 분위기를 풍긴다.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 코트라는 옷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근사한 사람이다. 눈빛, 표정, 머리칼,걸음걸이까지. 이런 사람은 꼭 코트를 입어야 한다. 슈트와도 분명 다르다. 그에겐 어떤 옷보다도 코트가 어울린다.
처음 만든 코트는 나를 위한 코트였다. 1988년 대학 졸업 후 첫 개인전에서 긴 블랙 코트를 입고 싶었다. 심플한 롱 코트였는데 서툰 솜씨로 셔츠 패턴을 변형해 만들었다. 그러곤 머리에 무얼 바르는 대신 검정 베레를 썼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바로 김서룡 옴므가 시작된 순간이다.
역시 처음 만든 코트. 첫 코트가 지닌 간결함은 2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유지하는 김서룡 코트의 미학이다.
가장 기본은 소재, 그다음은 실루엣이다. 결국 입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고 입었을 때 불편하거나 거슬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 같은 더블브레스티드 코트여도 라펠의 크기나 형태, 포켓의 위치, 코트의 길이에 따라 각자 어울리는 디자인이 있다.
옷에 어울리는 단추. 단추는 늘 어려운 부분이다. 어떤 디자인을 어떻게 다느냐에 따라 옷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매번 고심하다 옷과 같은 원단을 사용한 싸개단추로 최대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좋아하는 음악으로 가득 채운 혼자만의 장소다. 개인 작업실에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홀로 보낸다.
모델이 입은 이번 시즌 코트를 만들며 떠올린 것은 무엇인가?
기본.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 코트가 가진 ‘클래식’이란 무엇인지 고민했다. 덜어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덜어내고 패턴이나 색감도 절제했다. 보통 코트는 보온성을 고려하지만 이번엔 슈트와 같은 얇은 울을 사용해 겹겹이 겹쳐지는 원단의 결과 길고 찰랑거리는 코트 자락이 가진 우아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정돈된 자세. 옷은 때때로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움직인다. 어떤 옷은 편하게 힘을 빼게 되지만 어떤 옷은 자세를 고치고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된다. 날카롭게 재단된 클래식한 코트이기 때문에 누구든 자연스레 흐트러짐 없는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다.
쳇 베이커가 연주하는 재즈. 악기가 너무 많은 음악은 어울리지 않는다.
김서룡이 만드는 코트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마지막으로, 결국 내가 코트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남자에게 결코 없어선 안 될 옷이기에 계속해서 만들어야 하고 만들 수밖에 없다. 코트는 단 하나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옷이다.
브라운 코트 63만9000원, 팬츠 17만9000원, 램스킨 펌프스 32만9000원 모두 르917. 블랙 코트 가격 미정, 브라운 코듀로이 팬츠 18만8000원, 스웨이드 웨스턴 부츠 가격 미정 모두 르917.
LE 17 SEPTEMBRE 신은혜
르917의 브라운 ‘Manish Line’ 코트.
매트한 질감의 원단과 온화한 색감, 적당히 힘 있는 어깨가 매력적인 코트라 중요한 미팅이나 격식을 차려야 할 때 입는다.
코트가 가진 고유한 정서가 있다. 당신이 느끼는 코트의 정서는 무엇인가?
섬세함과 묵직함, 쓸쓸함과 온기. 양면적 면모가 뒤섞여 비로소 완성되는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
영화 <팬텀 스레드>에서 디자이너 레이놀즈 역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입은 그레이 헤링본 코트를 기억한다. 뮤즈 역할을 맡은 알마 역의 비키 크립스와 바람 부는 들판을 거닐며 입었던 옷이다. 알마가 입은 여러 가지 실이 섞인 브라운 계열의 벨티드 더블브레스티드 코트도 마찬가지. 비슷한 듯 다른 코트를 나눠 입은 두 사람의 모습은 완벽하게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남편이 애정하는 빈티지 코트가 있었다. 커다란 데다 입고 있으면 어깨가 결릴 정도로 무거웠지만 나 역시 그 코트를 좋아했다. 군더더기 없고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잘 어울리고 어떤 옷이든 품어줬다. 이 코트를 재해석해 담백한 실루엣으로 완성한 싱글브레스티드 코트가 처음 만든 코트다.
홀로 르917을 이끌어가던 시절, 신사동 작은 사무실에서 촬영한 2017 F/W 시즌에 대한 소중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당시 만들었던 그레이 컬러의 단정한 ‘Wool Raglan’ 코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추억을 더듬어 사진을 찾아보니 모델도 사진가도 나도 모두 어렸다.
코트의 종류는 수십 가지다. 가장 좋아하는 코트의 형태는 무엇인가?
많은 디테일을 넣는 걸 싫어하다 보니 작은 요소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단추가 중요하다. 디자인을 거스르지 않는 적당한 크기의 단추를 고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더 신중해진다.
코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좋은 코트를 고를 때 소재를 우선시하는 것처럼 만드는 과정에서도 소재에 제일 힘을 기울인다. 좋은 소재가 곧 좋은 코트를 만든다.
모델이 입은 이번 시즌 코트를 만들며 떠올린 것은 무엇인가?
‘The men in the LE17SEPTEMBRE’ 조용하지만 강한 르917만의 남성성을 담았다.
고밀도의 울 소재. 입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기분을 내고 싶었다. 코트가 가진 무게감은 예상 밖의 안정감을 주기에.
당당함. 옷을 입을 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길 바란다. 어쩌면 조금 뻔뻔해 보일 정도로.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의 ‘Portrait of a Lady.’ 차갑고 섬세하며 묵직한 향이다. 손발이 시릴 만큼 추운 겨울에 코트 깃을 세우고 벨트를 질끈 묶은 채로 뿌린다. 오래 숙성된 술처럼 쿰쿰하면서도 포근하게 감싸주는 향이 옷과 닮았다.
<팬텀 스레드> 사운드트랙 중 조니 그린우드의 ‘House of Woodcock’.
Le17septembre의 코트와 함께 입고 싶은 것은?
가벼운 화이트 티셔츠와 편안한 청바지 그리고 부드러운 캐시미어 장갑과 머플러.
Le17septembre가 만드는 코트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르917. 르917이 만든 코트는 첫눈에 르917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결국 내가 코트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와 르917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기 위해.
멜란지 그레이 울 블렌드 오버사이즈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79만8000원, 브라운 울 머플러 18만8000원, 루스 핏 데님 팬츠 44만8000원, 버클 디테일 레더 바이커 부츠 68만8000원 모두 렉토. 블랙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가격 미정 렉토. 네이비 울 블렌드 오버사이즈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79만8000원, 네이비 울 브이넥 스웨터 48만8000원, 슬리브리스 이너 톱 10만8000원, 디스트로이드 데님 팬츠 29만8000원, 버클 디테일 레더 바이커 부츠 68만8000원 모두 렉토.
RECTO 정백석
단 하나의 코트를 선택해야 한다면 답은 오로지 블랙 코트다. 몇 해 전 만든 이 코트는 넉넉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단단한 울 소재, 어깨부터 소매로 떨어지는 날렵한 재단선, 절묘한 길이까지 모든 세부를 개인적 취향으로 완성한 특별한 디자인이다. 시즌이 지난 지금도 아껴가며 한 번씩 꺼내 입는다.
코트가 가진 고유한 정서가 있다.당신이 느끼는 코트의 정서는 무엇인가?
책장 한쪽을 빼곡히 채운 정렬된 책처럼 흐트러짐 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조용하고 무거운 존재감.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영화 <코드 네임 콘돌>에서 데님 셔츠와 데님 팬츠 위에 라펠을 한껏 세워 입었던 피 코트 이미지가 짙게 남아 있다.
블랙 싱글브레스티드 여성 코트. 여성 코트지만 남성 코트가 가진 직선적이고 강인한 면을 갖춘 군더더기 없는 코트다.
제일 중요한 건 소재 그리고 그 소재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실루엣, 마지막으로 그 실루엣을 만드는 견고한 부자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코트의 뼈대를 세우는 수많은 디테일이 존재한다. 이 모든 조합이 잘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좋은 코트가 탄생한다.
코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코트를 입었을 때든 옷걸이에 걸려 있을 때든 어떤 순간에도 흐트러짐 없는 형태감.
디자인 스케치와 자료, 온갖 부자재와 원단들이 펼쳐져 정신없는 상태지만, 그사이 가봉을 마친 코트가 홀로 빛을 내고 있다.
모델이 입은 이번 시즌 코트를 만들며 떠올린 것은 무엇인가?
멜란지 그레이 코트는 리사이클 울 혼방 소재를 사용했는데 무게감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몸에 안착된다. 네이비 코트는 램스 울과 버진 울이 촘촘히 섞여 한결 입체적인 각을 만들어주고.
마냥 편한 옷을 찾기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옷이 가진 태도나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섹시한 사람.
마티에르 프리미어의 ‘Crystal Saffron’. 편안한 우디 향과 약한 스파이시 노트로 시작해 풍부한 사프론의 활기가 머스크, 앰버 향과 한데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향이다.
루스한 니트 레깅스나 시어링 퍼 부츠처럼 예상치 못한 아이템을 시도하는 건 어떨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자신감만 있다면 어떤 아이템도 렉토의 코트와 어울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국 내가 코트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네이비 알파카 더블브레스티드 코트 430만원 제이백 쿠튀르. 그레이 캐시미어 롱 코트 297만원, 롱 베스트 198만원, 하이넥 크롭트 베스트 149만원 와이드 팬츠 98만원 모두 제이백 쿠튀르.
JAYBAEK COUTURE 제이백
짙은 네이비 컬러의 알파카 소재 더블브레스티드 맥시 코트.
좋은 소재, 묘한 컬러, 피크트 라펠. 제이백 쿠튀르를 대변하는 것들로 채운 옷이다.
코트가 가진 고유한 정서가 있다. 당신이 느끼는 코트의 정서는 무엇인가?
또 다른 자아. 흐트러진 모습으로 있다가도 코트를 입으면 어깨가 펴지고 등이 꼿꼿해지며 눈빛은 비범해진다. 마치 배우가 배역에 몰입하는 순간처럼 말이다.
학생 때부터 줄곧 발목까지 내려오는 아주 긴 코트가 입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원하는 만큼 길고 마음에 차는 코트가 없어 직접 만들었다. 차콜 그레이 컬러의 캐시미어 코트인데 당시 만들었던 옷들은 좋은 자양분이 되어 지금까지 많은 영감을 준다.
첫 시즌에 선보인 퀼팅 코트. 한국의 전통적인 누빔 디테일을 테일러드 코트에 자연스럽게 녹인 코트인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면서 대중에게 제이백 쿠튀르를 알리게 된 고마운 옷이다.
몸에 감기며 나와 하나가 되는 코트. 좋은 코트는 입는 순간 분명히 알 수 있다.
코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실루엣. 사람마다 다른 보디라인을 이해하고 강조해야 할 부분은 강조하고 덜어낼 부분은 덜어내며 입체적인 실루엣을 완성한다. 좋은 코트 한 벌은 때론 한 사람을 완전히 달라지게 할 수도 있다.
모델이 입은 이번 시즌 코트를 만들며 떠올린 것은 무엇인가?
코트, 재킷, 베스트. 세 가지 전통적인 테일러드 아이템이 종이접기를 하듯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감과 조형미를 떠올렸다. 각도를 달리한 라펠, 다양한 재단선이 만들어내는 균형미, 예상 밖의 레이어링이 이번 시즌 코트를 완성한다.
짙은 그레이 컬러 울과 캐시미어 혼방 소재. 적당히 힘이 있는 소재라 라펠이 떨어지는 곡선이 무너지지 않고 유려하게 흐른다. 그리고 그레이는 제이백 쿠튀르의 상징적 컬러이자 내게 무한의 영감을 주는 색으로, 먹먹한 그레이가 가진 감성은 다른 색에서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자유롭거나 근사하거나. 애매한 중간 태도는 아니길 바란다. 세 가지 아이템을 해체해 각각 다른 옷과 매치해도 좋고 잘 갖춰서 더 완성도 높은 룩을 보여줄 수도 있다.
트루동의 ‘레볼루션’. 이 그레이 코트엔 따뜻한 연기가 가득 담겨 있다. 은은한 차콜, 조용히 타 들어가는 건조한 나무, 가죽의 관능적인 향이 절묘하게 섞인 ‘레볼루션’과 잘 어울린다. 겨울 동안 천천히 스며든 잔향은 코트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빠르게 흐르다가도 침착하고 현란하다가도 절제된 아름다운 작품이다. 하나의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변할 수 있는 코트이기 때문에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닮았다.
제이백 쿠튀르의 코트를 좀 더 색다르게 입는다면?
슈트와 함께 입어 힘을 주는 것도 좋지만 가벼운 티셔츠, 적당히 해진 데님, 카고 팬츠 혹은 빈티지 아이템을 섞어 강약을 조절하는 것도 코트를 더 자주, 오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디자이너의 의도에 갇히지 않고 개인의 취향에 맞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결국 내가 코트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코트는 내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