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두카티와 함께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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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두카티와 함께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1200S를 타고 충주호 주변 임도를 달렸다.

ESQUIRE BY ESQUIRE 2016.11.21

한국에 모터사이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생계형 모터사이클 판매는 주춤한 상태지만 레저용 모터사이클 시장은 눈에 띄게 덩치가 커지고 있다. 이제 모터사이클을 취미로 삼은(혹은 관심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모터사이클 시장이 갑자기 팽창하는데는 원인이 다양하다. 두 바퀴 달린 탈것 자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이유겠지만, 여행이라는 요소와 모터사이클이 시기적으로 잘 맞물렸다고도 풀이된다.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투어러나 어드벤처, 멀티퍼퍼스 모델이 한국에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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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을 가는 것은 대단한 즐거움이다. 자동차와 달리 목적지를 보고 달리는 게 아니라, 라이딩하는 모든 과정을 즐긴다. 발이 훨씬 넓어진 기분이랄까?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따라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모터사이클은 미처가보지 못했던 국도와 산길, 임도(林道)를 지나며 새로운 여정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입이 딱 벌어지는 멋진 풍경과 마주하고 그곳의 바람과 냄새를 온몸으로 느낀다. “이래서 모터사이클을 타는구나” 하는 순간이있다. 팔색조 매력의 두카티가 임도로 뛰어든다 빨간색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1200S를 타고 서울에서 약 120킬로미터 떨어진 충주로 투어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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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달리기 좋은 코스를 소개하고 싶어서였다. 충주시 충주호 리조트가 시작점으로 적당하다 . 여기서부터 호수를 옆에 끼고 제천 청풍리조트까지 약 45킬로미터 구간에서 임도가 펼쳐진다. 처음엔 적당히 굽이치는 포장도로로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비포장도로의 경계선를 지난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이곳을 ‘비단길’이라 부른다. 교류가활발한 통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포장도로 상태가 비단처럼 곱다는 의미 다. 포장도로에서 끈끈한 접지력을 발휘하던 멀티스트라다가 임도에 들어서자 갑자기 자세를 바꾼다. 그러고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작지 않은 돌부리와 모래 구덩이를 헤치며 빨간색 두카티가 팔색조의 매력을 뽐낸다. 이럴 때 주행 모드를 엔듀로(비포장도로)로 바꾸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이 녀석을 다루기 한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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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고를 높인 서스펜션이 노면으로부터 전해지는 충격을 줄여주고, 자세제어장치와 ABS가 약간의 미끄러 짐을 허용한다. 뒤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바퀴가 멈추며 미끄러지는 것도 코너에서 민첩하게 회전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엔진 출력을 60마력 줄여서 100 마력으로 만들고 반응도 부드럽게 변한다. 두 바퀴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것은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분명 사서하는 고생이지만, 그 안에서 뚜렷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포장도로를 달리며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 온몸의 세포를 깨운다. ‘소통’이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구간과 만난다. 낯선 길에서는 언제나 피로가 쉽게 몰려온다. 쉬어갈 타이밍이다. 누군가는 그것도 모터사이클 투어의 일부라 했다.

좋은 곳에서 쉬고, 맛있는 곳에서 먹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게 묘미니까. 산골짜기 깊숙이 들어서서 커다란 계곡이 나왔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다소 격하게 운동한 후에 느끼는 상쾌함이 있다. 조금 전까지 부족한 듯했던 에너지가 다시 차오르는 느낌이다. 이런 경험을 맛보기 위해 먼길을 왔다. “이 맛에 모터사 이클을 탄다니까!” 그렇게 휴식을 마치고 다시 빨간색 두카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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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투어의 동반자, 멀티스트라다 1200S >

멀티퍼퍼스 모터사이클은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 일상의 출퇴근부터 장거리 투어나 서킷 주행에도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를 태우든, 어디를 달리든 매끈하게 적응하는 모터사이클인 셈이다. 그런 관점에서 멀티스트라다 1200S는 주변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변신하는 진짜 멀티퍼퍼스다. 여기에는 4개의 모터사이클을 하나로 묶는다는 두카티만의 철학이 녹아 있다. 그래서 주행 모드도 4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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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모드는 엔진 출력과 반응성뿐 아니라 자세 제어장치와 ABS, 윌리 컨트롤 세팅을 모두 달리한다. 어번, 엔듀로 모드에서 출력을 최대 100마력으로 제한한다. 반면 스포트와 투어링은 160마력으로 끌어올린다. 가변 밸브 엔진과 한 단계 진보한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누리게 된 혜택이다. 동시에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두카티 특유의 감성이 잘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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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 태영,사진|양현용(<모터바이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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