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Books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남자 곁에 두고 싶은 21권의 책 | 에스콰이어,필독서,독서,21,Book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혼자 책장을 넘기는 일, 책장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문득 들었다가 지는 해를 보는 시간, 그러다 뭘 먹을 생각도 없이 다시 책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앉은자리에서 몇십 페이지의 책장을 넘기는 일도 이제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은 준비하는 자의 것. 마침 그런 시간을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곁에 두고 싶은 21권의 책을 골라봤다. 01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 카레 지음, 김석희 옮김, 열린책들냉전 시대에 영국 정보부 M16 소속 첩보원이었던 존 르 카레의 세 번째 소설이자 그를 전업 작가로 살 수 있게 한 출세작이다. 첫 페이지부터 금속처럼 서늘하다. 02 심야 플러스 1개빈 라이얼 지음, 김민영 옮김, 동서문화사전쟁이 끝난 뒤에도 전장인 듯 사는 사람이 있다. 사건은 갑자기 벌어지고 인물은 순식간에 벼랑 끝으로 몰린다. 몇 번이고 반복해 읽어도 그 순간만 되면 떨린다. 03 나의 케임브리지 동지들유리 모딘 지음, 조성우 옮김, 한울영국 엘리트 출신이면서 소련 정보기관 KGB의 전설이 된 다섯 명의 요원이 있었다. 저자 유리 모딘은 KGB 안에서 그들을 직접 운용했던 또 다른 KGB 요원이었다. 04 LA 컨피덴셜제임스 엘로이 지음, 나중길 옮김, 알에이치코리아킴 베이싱어와 러셀 크로가 주연한 그 걸출한 영화를 편애한 사람이라면, 이 치밀하고 방대한 구조의 원작 소설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 05 단속사회엄기호, 창비“쉴 새 없이 접속하고 끊임없이 차단한다”라는 문장 안에 지금의 한국이 있다. 출간은 2년 전이었고 여전히 유효하다. 어쩌면 점점 더 돌이킬 수 없이 정확해진다. 06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진중권 지음, 개마고원이 책을 냉소와 풍자로만 읽으면 좀 곤란하다. 한국을 미세 먼지처럼 감싸고 가실 줄도 모르는 그 지긋지긋한 극우 정신세계가 대체 뭔지, 그게 어디서 왔는지를 신명나게 알려준다. 07 잘라라 기도하는 두 손을: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자음과 모음1973년생 일본 사상가가 독서와 혁명의 관계에 대해 갑자기 펑 터지는 불꽃처럼 썼다. 책은 여전히 강력하고, 그래서 위험하다. 08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문학동네소설 자체보다 그를 둘러싼 말이 더 화려해서 머뭇거리는 경우가 있다. 소설가 김영하는를 즐겁고 재미있는 소설의 자리에 다시 가만히 올려놓았다. 09 호밀밭의 파수꾼J,D. 셀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민음사표정이 없는 채 조금 불안한 눈빛으로 걷고 또 걷는 홀든 콜필드에 대해 몇 번이나 생각하게 된다. 지나쳐 왔거나 여전히 머물러 있는 그 길 위에는 늘 홀든이 같이 있었다. 10 광장최인훈 지음, 문학과 지성사우리는 근대인가 전근대인가, 우리는 개인인가 아닌가. 소설 으로부터 한국은 얼마나 진보했나. 시간은 흘렀고 단 하나의 질문도 가시지 않았다. 11 연인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민음사베트남의 한낮, 시끄러운 시장 한복판, 비밀스러운 방, 몸과 땀, 냄새와 촉감에 대한 모든 기억…. 가능하다면 프랑스어 원전으로 그 모든 순간을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 12 눈먼 자들의 도시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해냄인간에게서 이성을 제거한다면? 주제 사라마구는 이성 대신 시각을 앗아감으로써 그 거대한 질문에 대답한다. 단 한 명의 여성만이 그 세계를 볼 수 있었다. 13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먹고 마시는 것, 와인과 빵이야말로 인생의 축복 아닐까? 그 시간에 한껏 춤을 출 수 있다면 인생은 또 얼마나 비옥해질까? 자유? 조르바가 한잔 권한다. 14 유년의 뜰오정희 지음, 문학과 지성사“석영이 오빠의 이마와 목덜미를 붉게 물들이며 방을 깊숙이 가로질렀다. 내가 기억하는 한의 그 시간은 늘 그랬다.”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15 헬무트 뉴튼: 관음과 욕망의 연금술사헬무트 뉴튼 지음, 이종인 옮김, 을유문화사헬무트 뉴튼의 그 놀라운 이미지의 향연이 사진가 자신과 어떤 경로로 연결돼 있는지 헬무트 뉴튼 자신이 낱낱이 털어놓았다. 16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류이치 사카모토 지음, 양윤옥 옮김, 홍시커뮤니케이션학교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연주했던 드뷔시부터,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과 인생이 어떻게 현실에 닿아 있는지 담담하게 썼다. 17 인생은 뜨겁게: 버트런드 러셀 자서전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사회평론전무후무한 거인의 눈으로 20세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여다보다가 ‘그렇다면 내 삶을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린다. 18 김대중 자서전김대중 지음, 삼인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이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런 시대를 정면으로 돌파한 사람이 있었고,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었던 나라도 있었다. 19 언더그라운드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옴진리교 지하철 살인 사건 피해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쓴 르포르타주다. 읽음으로써, ‘그날 아침’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을까? 20 관저의 100시간기무라 히데아키 지음, 정문주 옮김, 후마니타스기무라 히데아키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날 가장 먼저 도쿄 전력 본사에 도착해 2주간 머물렀던 기자다. 이후 100시간 동안의 일을 기자로서 썼다. 21 손자병법손무 지음, 황병국 옮김, 범우사매일이 전쟁이다. 이기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상대는 생각보다 천박해서 염치를 모를 수 있다. 그러니 준비해야 한다. 은 이 다섯 가지를 미리 알면 이길 수 있다고 쓴다. 1. 싸워야 할 때와 싸우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할 수 있으면. 2. 병력의 많고 적음에 따라 다양한 용병 전술을 구사할 수 있으면. 3. 군주에서 일선 병사에 이르기까지 상하가 일치단결하면. 4. 싸울 준비를 끝내고 준비가 되지 않은 적을 기다려 싸운다면. 5. 장수는 유능하고 군주가 개입하지 않으면. 당장 싸우지 않더라도 나와 맞는 전술과 전략은 알아야 한다. ‘전쟁으로 이기는 것보다 전쟁하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선으로 여긴다’는 의 정수에 닿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읽으라고, 범우사 문고판을 골랐다. 당신의 크고 작은 전쟁과 승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