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6. TV조선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누가 박근혜 를 만들었는가 ... | 박근혜,최순실,우병우,정윤회,탄핵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6. TV조선박근혜 정권의 상황 인식은 정반대였다.가 박근혜 정권을 만든 게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 라는 도구를 이용해 집권했다고 봤다. 분명 아버지 시대의 언론이었다.정권과 언론의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다.청와대에 입성한 박근혜 정권은 언론에 대해서도 권위주의적으로 퇴행했다. 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의 우병우 저격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한사코 버텼던 이유다. 오히려 청와대는 를 역공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와 대립각을 세운 적은 많았다. 그땐 대부분 언쟁이었다. 이번엔 권모술수였다.8월 22일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발언했다.“우병우 죽이기의 본질은 임기 후반기 식물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 부패 기득권 세력은 바로 였다.같은 날 검찰은 갑자기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힌다. 대우조선해양 비리의 핵심 피의자였다. 검찰은 박수환 대표가 유력 일간지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저격수로 나선다.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과정에서 유력 언론인이 골프 접대와 호화 요트 접대를 받았고, 그게 바로 의 송희영 주필이다.” 데드샷이었다.그 무렵 의 계열사 TV조선은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었다. 가 청와대 내부의 우병우를 저격했다면 TV조선은 청와대 외부의 외곽 조직을 턴다는 양동 작전이었다.7월 26일엔 ‘청와대 안종범 수석이 문화재단 미르에 500억원 모금을 지원했다’는 보도를 한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 재단 설립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안 수석이 부인하자 8월 2일에는 쌍둥이 재단인 K스포츠 재단에 380억원을 모아줬다는 보도를 이어갔다.의 보도가 우병우 잘라내기에 목적이 있었다면 TV조선의 보도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게이트 정국의 뇌관이었다. 우병우 개인 비리에 초점을 맞춘 와 달리 TV조선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쌍둥이 재단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는 정황에 초점을 맞추었다.이번 전투에서 가 저격병이었다면 TV조선은 지뢰 매설을 맡았던 셈이다. 지뢰는 여차하면 터지지만 다가오지만 않으면 터지지 않는다. 엄포였던 것이다.청와대는 와 TV조선에 이런 정보를 흘려주는 사람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이라고 판단했다. 특별감찰관은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도입한 제도다.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직무대로 우병우 수석과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TV조선에서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 수사를 진두지휘한 이진동 사회부장은 권력형 비리 취재에 잔뼈가 굵은 특수통 기자다. 에서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처음 취재한 것도 이진동 기자였다. 검사 출신인 이석수 감찰관은 수사에서 언론을 이용할 줄 알았다. 언론에 정보를 흘려서 여론을 몰아가고 포획하는 토끼몰이식 수사 방식은 검찰의 오랜 특기다. TV조선의 보도는 선수들끼리 벌인 청와대 내?외부의 공조 수사에 가까웠다. 게다가 TV조선엔 비장의 취재원이 있었다. 최순실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였다. 취임 초 박 대통령의 가방을 디자인했고 최순실과는 강남의 호스트바에서 만난 걸로 알려진 인물이다.?청와대는 와 TV조선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시도한다.8월 17일 MBC는 갑자기 이 감찰관이 우병우 수석에 대한 내사 진행 상황을 측에 흘렸다는 보도를 한다. MBC는 기자와 이석수 감찰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고스란히 공개했다. 이 감찰관은 우병우 수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경찰에 자료를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 보고 딴소리한다. 경찰은 민정 눈치 보는 건데, 그거 한번 기자 애들 시켜서 어떻게 돼가나 좀 찔러봐. 민정에서 목을 비틀어놨는지 꼼짝도 못 한다.”또다시 청와대는 정윤회 게이트 때부터 전가의 보도가 된 국기 문란 프레임을 꺼내 든다. 충성스러운 를 통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수석에 대한 감찰 내용과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감찰 착수 당시부터 우 수석의 사퇴를 전제로 한 감찰을 진행해 공정성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단정 짓는다.감찰 내용을 누설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검찰 특별수사팀은 기자에 대한 압수 수색까지 실시한다.박근혜 정권과 의 수 싸움은 이때가 절정이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었다.가 우병우를 저격하면 청와대는 송희영을 치고, TV조선이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을 털겠다고 흘리면 청와대는 이석수라는 내부 고발자를 색출하면서 국기 문란을 외치는 형세였다.원래는 서로의 패만 보여주고 적당히 타협할 일이었다.박근혜 정권의 공동 대주주인 양대 세력이 이렇게까지 정면충돌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최순실이었다. 는 박근혜-최순실 커넥션의 농도를 얕잡아봤다.박근혜 청와대는 라는 언론 권력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했다.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은 대부분 를 통해 신화화된 것이었다. 허상이었다. 그 허상을 지탱해준 와 등을 돌리면서 박근혜 정권의 지지 기반은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