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사는 순간까지도 즐겨라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멋진 카탈로그를 앞세워 차를 파는 시대는 진즉에 끝났다. 그래서자동차 회사들은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더 확실하게 전달하고, 이목을 끄는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 ESQUIRE,에스콰이어

Viral Marketing재규어·랜드로버 카 스턴트멋진 마케팅은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자동차를 가지고 흥미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다. 뉴 XF 출시 때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의 경량화를 강조하기 위해 영국 런던의 상징인 템스 강에서 공중부양 줄타기 묘기를 선보였다. 두 줄의 강화 와이어에 의지해 240미터의 템스 강을 횡단한 것이다. F 페이스는 또 다른 도전에 투입됐다. 독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360도 회전’을 선보인 것. 높이 19.08미터의 루프 트랙을 만들어 6.5라는 엄청난 관성력으로 공중제비를 돌아 기네스 신기록을 세웠다.스위스에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100톤짜리 열차를 끌어서 화제가 됐다. 스위스 북부 라인 강의 철도 위에서 2.0 디젤 엔진을 얹은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별도의 개조 없이 열차 3량을 끌고 무려 10킬로미터를 달렸다. 이 차의 공식적인 견인 능력(2.5톤)의 40배에 달하는 무게를 끌었다는 것이 이슈가 됐다.중국에서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탄생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종이로 만든 다리 위를 건너는 색다른 이벤트도 기획했다. 중국 쑤저우에 설치한 종이 다리에는 총 5만4390장의 종이를 사용했다. 레인지로버는 경량 알루미늄 차체 구조와 전지형 주행 기술로 종이 다리를 가뿐히 통과했다.Space Marketing현대 모터 스튜디오 서울서울 도산대로 사거리에는 차를 팔지 않는 현대자동차 전시장이 있다. 총면적 3102.21제곱미터(약 940평)에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로 외벽이 통유리로 되어 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고객과 소통하는 장이다. 브랜드의 방향성이 반영된 예술 작품과 콘텐츠를 전시하는 공간이자 자동차 전시관, 독서실, 콘퍼런스 및 미팅 장소 역할을 한다. 모터 스튜디오란 이름도 자동차 회사를 뜻하는 ‘모터’와 실험 공간을 뜻하는 ‘스튜디오’의 합성어다.건물 1층은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 현재는 ‘공간 실험’이라는 주제로 천대광 작가의 미디어 공간 작품을 전시 중이다. 2층 자동차 전문 도서관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현대차 관련 서적 500여 권을 비롯해 총 2600권이 넘는 희귀한 자동차 서적을 갖춰 마음대로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3층에서 5층까지 3개 층 창가에는 자동차를 공중에 매달아뒀다. 차종은 6개월 단위로 매번 바뀐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돌아간다. 이것도 ‘카 로테이터(Car Rotator)’라는 전시 작품이다. 자동차의 각도를 달리하는 기하학적 작품으로 생각의 관점을 전환하자는 의미가 담겼다.Experience Marketing프로쉐 월드 로드쇼포르쉐는 매장이 아니라 서킷에서 차를 판다. 그것도 고객이 제품에 완전히 반하게 만들어서 말이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이하 PWRS)를 멋지게 차 파는 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PWRS는 한국에서 2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드라이빙 이벤트다. 독일 포르쉐 본사에서 직접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숙련된 강사들이 30여 대의 차와 함께 전 세계를 순회하며 ‘포르쉐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는 2003년 처음 개최한 이후 안산, 태백, 영암과 인제 서킷 등을 순회하며 2016년까지 총 8회가 열렸다.행사는 전적으로 고객이 대상이다. 10일간의 프로그램에 참가자는 400여 명(2016년 기준). 포르쉐 코리아가 각 지역 딜러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하루에 40여 명씩 포르쉐를 즐기고 체험한다. 이렇게 서킷에서 온종일 모든 라인업의 차를 타고 달리는 경험은 흔치 않다. 프로그램도 알차다. 서킷 주행과 긴급 제동, 직선 가속 레이스, 슬라럼 테스트 등을 통해 차를 충분히 느끼고 성능을 비교할 수 있다. 참가비는 50만~60만원(동반인 별도)이지만 온종일 서킷에서 포르쉐를 타는 기회와 함께 행사 중 식사와 음료, 호텔 숙박을 제공하기에 비싸다고 볼 수는 없다.PWRS는 이미 포르쉐 오너이거나 예비 구매자 혹은 포르쉐를 꿈꾸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매장에서 느낄 수 없는 차의 움직임을 안전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물론 행사를 통해 포르쉐는 세일즈에도 도움을 받는다. 실제로도 철저한 세일즈 가이드가 존재한다. 행사에 참가하는 인원의 70퍼센트가 신규 고객이어야 하고, 행사가 종료된 후 4개월 이내에 참가자 중 20퍼센트가 신차 구매로 이어지길 원한다. 행사에 참가한 고객이 신차를 구입하면 참가비의 절반을 돌려주기도 한다. 행사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5명의 인스트럭터가 전속력으로 운전하는 포르쉐에 동승해 제대로 된 달리기 성능을 체감하게 된다. “이 차를 사면 당신도 이렇게 달릴 수 있다!”라는 메시지로 마지막까지 강력하게 고객의 마음을 흔든다.Exclusive Marketing롤스로이스 비스포크보통은 자동차를 계약하지만 일부 자동차 회사는 주문하는 개념을 앞세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차를 사는 순간까지도 즐긴다는 개념의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본질은 고객 특별 맞춤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해 원하는 색상과 소재로 차를 만들어준다. 변화만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단 한 대뿐인 독특한 자동차도 만든다.롤스로이스 비스포크가 대표적이다. 비스포크는 고도로 숙련된 디자이너와 기술자, 장인들이 맞춤으로 차를 만든다. 차 외장에 선택할 수 있는 페인트 색상 조합은 4만4000여 가지이고 실내 소재 선택에도 한계가 없다. 보통 실내에 사용하는 가죽은 탁 트인 고산지대 목초지에서 방목한 최고의 황소 가죽만을 사용한다. 상처가 없는 가죽으로 450여 개의 가죽 조각과 200여 개의 패딩 부품을 만든다(팬텀 기준). 만약 그것도 마음에 안 든다면? 실내를 고객이 원하는 청바지 소재로 꾸미거나, 양털 매트와 우드 트림을 모두 다른 종류와 색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실내 천장을 꽃무늬로 수놓거나 1340개의 광섬유 램프를 넣어 밤하늘에 빛나는 은하수처럼 은은한 조명을 구현하기도 한다(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실제로 프랑스 파리의 한 여성이 평소 가장 좋아하는 핑크색 샤넬 립스틱을 보디 컬러로 요구, 자동차 도색 담당 부서에서 수개월에 걸쳐 고객이 원하는 컬러의 차를 만들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