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5시리즈의 혁신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게임은 영원히 이어지고 왕좌를 두고 벌이는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언뜻 주인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BMW가 완전히 새로워진 7세대 5시리즈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 자동차,BMW,5시리즈,세단,카

어떤 차는 이름만으로 많은 걸 설득한다. 출시한다는 소식만으로 시장이 들끓기 시작한다. 공개하는 사진마다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진보가 어떤 식으로 적용됐는지를 두고 동시다발적인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오로지 기다림만으로, 출시까지의 모든 시간을 호화롭게 채워버린다. 어떤 자동차는 이미 존재만으로 즐겁다. 첨예한 취향이 서로 부딪치고, 옳고 그름에 대한 논쟁이 진검 승부를 벌이는 오브제이기도 하다.그렇다면 지금, 2016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마땅히 BMW 5시리즈를 언급해야 옳지 않을까? 유럽에선 내년 2월부터 차차 판매에 들어간다. 한국 출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두근두근하다. 기계적으로 하나하나 분석하지 않더라도 진보의 흐름을 예측할 수는 있으니까.일단 차체가 커졌다. 길이가 거의 5m나 된다. 그렇다고 6세대 5시리즈가 작았던 건 아니었다. 6세대도 5미터에 가까웠다. 6세대 5시리즈의 전장은 4907mm다. 7세대는 4936mm다. 거의 3cm나 길어졌다.엄지와 검지로 3cm를 가늠하면서, 누군가는 미약한 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수만 가지 부품의 조합이다. 단 하나의 경우의 수만 달라져도 나비효과처럼 전체의 인상과 효율이 달라지는 게 바로 자동차다. 3cm는 어마어마한 차이다.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3cm의 여유 안에 오만 가지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 폭은 1868mm다. 이전 세대보다 8mm 넓어졌다. 높이는 1479mm다. 15mm 높아졌다. 이렇게 길고 넓고 높아진 공간 덕에 뒷좌석 레그룸에 더 넉넉한 여유가 생겼다.트렁크 적재 용량은 530L나 된다. 온갖 편의 장비와 안전 장비도 속속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무게는 100kg이나 가벼워졌다. 대체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BMW는 이 철학에 ‘BMW 이피션트 라이트웨이트(Efficient Lightweight)’라는 이름을 붙였다. 알루미늄과 고강도 강철 소재를 적절히 써서 강성을 높이고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백미는 아무래도 옆모습이다. 이 모든 디자인 요소가 이토록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을까? 눈으로만 봐도 완벽에 가까운 무게중심을 상상할 수 있다.외관 디자인부터 BMW의 본격적인 마법이 시작된다. 차체는 분명히 커졌는데 시각적으로는 완벽에 가깝게 날렵해졌다. 모든 선과 면이 깔끔하고 단호해졌다. 옆모습을 보면 그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일단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조금씩 길어져 각각의 존재감이 더 강해졌다. 하지만 과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는 데 일조하는 방식으로. 이런 게 잘된 디자인의 묘미다. 헤드램프 끝에서 살짝 끊어졌다가 리어램프까지 청렴하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덕에 차체 전체의 인상도 훨씬 날카로워졌다.BMW를 유심히 봐온 사람이라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이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BMW의 격조 깊은 기함, 7시리즈로부터 이어진 것이다. 기함이 창조한 품격의 단서를 이어받고, 5시리즈 본연의 역동성과 세련된 이미지를 새로 창조했다는 게 7세대 5시리즈 디자인의 핵심일 것이다.완만한 면, 깊고 날카로우며 단호한 직선, 담백하고 청순한 곡선의 조합이 차체 전체를 팽팽하게 긴장시켰다. 당연히, C필러에는 호프마이스터킥이 있다. 전통의 키드니 그릴과 엔젤 아이도 그대로다. BMW 디자인 총괄 카림 하비브는 이렇게 말했다. “BMW 뉴 5시리즈 세단은 매번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며 세련되고 역동적인 인상을 보여줬다. 품격 있고 정교한 디자인에 심미적 매력과 기능성을 동등하게 결합한 덕분이다.” 그 말대로, 5시리즈 디자인의 또 다른 핵심은 균형이다. 7시리즈의 품격과 3시리즈의 역동성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는 것, 둘 다 챙기면서 극상의 균형 감각을 유지한 것이 BMW의 실력이다. BMW의 역사는 아름다움을 배신하지 않는다.혁신은 내부에서의 체험으로 그대로 이어진다. BMW는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과연 빛나는 미래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런 전략에 ‘넥스트 넘버원(Number One > Nex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BMW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공개하는 5시리즈를 통해 BMW 향후 100년의 비전을 투영한다는 의지다.일단 안전 장비. 7세대 5시리즈의 운전 지원 시스템은 전에 없이 본격적이다. 한결 풍성하다. 위급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물론, 교통 체증과 느린 흐름, 단조로운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최적의 컨디션을 제공한다.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 및 초음파 장치는 차량 주변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직선은 물론 곡선에서도 스스로 주행할 수 있게 됐다.‘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lane control assistant)’라는 기능도 새로 적용했다. 이제 운전자가 피곤하거나 집중력을 잃었을 때 차체가 차선에서 벗어나면 알아서 진로를 보정해주는 수준을 넘어섰다. 안전 여부를 확인한 후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해준다. 차선을 변경하려는데 장애물이 나타나는 순간에도 알아서 위험을 피한다.지능형 속도 제어 어시스트(intelligent speed assist)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210킬로미터에 이르는 범위 안에서 가속, 제동, 핸들링을 자동으로 제어해준다. 사실상 5시리즈의 모든 안전 장비가 자율 주행을 지향하는 셈이다.7세대 5시리즈 안에서, 우리는 조금 더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다. 완전히 지친 퇴근길, 회사 주차장에 5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적지 않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옵션으로는 마사지 기능이 내장된 시트를 선택할 수 있다. 7시리즈의 호사를 5시리즈에서 누리는 것, 기술의 첨단과 감성의 극단을 누릴 수 있는 범위를 점차 넓혀가는 일이야말로 자신감의 표현 아닐까? 이번에도, BMW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상상만 하던 기능, 유튜브에서 보고 부러워만 하던 기능도 7세대 5시리즈에 대거 적용했다.디스플레이 내장 키를 활용하면 원격으로 무인 주차를 할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 파킹이라는 기능이다. RC카를 운전하듯, 스마트키에 표시되는 화살표를 누르면 5시리즈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운전자가 차 문을 열고 내릴 때 필요한 공간을 확보할 필요 없이 차체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도 이런 식으로 주차할 수 있다.차량 주변 지역의 3차원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리모트 3D 뷰, 빈 공간을 감지해 자동으로 주차하는 파킹 어시스턴트도 5시리즈에 적용한 편의 기술이다.가장 먼저 출시하는 두 가지 디젤 엔진과 두 가지 가솔린 엔진의 제원도 공개한 상태다. 3월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530e i퍼포먼스 모델과 BMW M550i x드라이브 모델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요즘 자동차는 자동차 자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이다. BMW도 스스로 BMW를 극복하려고 했다.5시리즈도 마찬가지다.스스로를 능가하고 싶었고 마땅히 그래야 했다. 7세대 5시리즈는 그런 바탕 위에서 가만히 반짝거리는 가장 최근의 성취다. BMW는 진취적인 방향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BMW가 만드는 자동차만큼이나 역동적인 태도로 혁신하고 있다. 7세대 5시리즈는 동시대에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미래인지도 모른다.아직 못 한 얘기가 많이 있다. 아직은 할 수 없는 얘기도 꽤 있다.하지만 이미 선명해지는 마음, 우리는 곧 7세대 5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게임은 영원히 이어지고 왕좌를 두고 벌이는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언뜻 주인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BMW가 완전히 새로워진 7세대 5시리즈를 공개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