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도감
나카무라 루미, 윌북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은 어디든지 교훈으로 가득하다.
헬무트 슈미트처럼 초인급으로 훌륭한 사람을 롤모델 삼는 것보다 실제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배울 점을 찾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아저씨 도감> 역시 롤모델 관련 서적에 포함되기에 충분하다.
제목처럼 이 책은 일본의 수많은 아저씨를 도감 형식으로 분류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는 일본 각지의 아저씨들을 그린 후 48가지로 분류했다. ‘평범한 양복 아저씨’, ‘신선 아저씨’, ‘스포티한 아저씨’, ‘불륜하는 아저씨’ 등 아주 세밀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지 싶을 정도다. 갈라파고스 제도를 돌아다니며 새 부리를 연구한 다윈이 떠오른다.
모든 남자는 두 부류로 나뉜다. 지금 아저씨, 아니면 언젠가 아저씨.
젊은 남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이유다.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남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면 자신을 돌아볼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이 책 띠지에도 “당신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고 적혀 있다.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스스로의 현재를 꾸리는 데에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진짜 아저씨에게 용기를 줄 수도 있다.
여자인 작가가 좋아하는 아저씨는 비싼 옷을 입었거나 얼굴이 잘생겼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남자는 ‘귀찮을 것 같은 아저씨’, ‘살짝 불량한 아저씨’, ‘잘난 아저씨’ 등으로 분류되어 큰 점수를 받지 못한다.
작가는 대신 ‘지친 아저씨’나 (갈색 옷을 입어서) ‘온몸이 갈색인 아저씨’, ‘부부가 함께 있는 아저씨’ 등 열심히 사는 평범한 남자들을 응원한다.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자기 일 열심히 하는 남자’가 마냥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마음이 잠시나마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