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경제 전망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우울해지는 건 기분 탓이 아닐지도 모른다. | 경제,2017,2017년 전망,경제 전망

1. 가계부채 1500조 돌파지난 수년 동안의 부동산 상승세가 남긴 후유증 가운데 하나가 가계 부채다. 70% 가까이가 주택담보대출이다.박근혜 정부는 이미 11·3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 조정에 나선 상태다. 은행권도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대출 전환을 통해 부채의 질적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모두가 기준 금리 인상에 대비한 둑 쌓기다. 소용없는 일이다. 2017년은 대선 국면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장 유권자들을 국소 마취시킬 수 있는 자산 가치 상승과 부채 주도 성장을 마다할 수는 있는 대선 주자는 없다.결국 가계 부채는 2017년 안에 15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여기까지 전개되면 금리 인상은 절대 불가하다. 섣부른 금리 인상은 자칫 한국 경제를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뜨릴 수 있다.2. 제조업 침체2017년은 한국 제조업에 결정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조선업을 비롯한 산업별 구조 조정이 마무리되느냐, 반도체와 휴대폰과 자동차 같은 수출 효자 종목이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을 막아내느냐 같은 산별적 요인으로 인해 제조업 경기 지표가 불안정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사실 2017년에 설비투자는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2015년 하반기부터 둔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추세상으로 2017년에는 석유 정체와 화학 업종 등의 설비투자가 특히 위축될 전망이다. 좀 더 펀더멘탈적으로는 제조업 강국 한국의 기초 경쟁력이 허약해진 탓이 크다.축적의 시간을 소진한 탓에 한국의 제조업체들은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제조업 침체는 결국 고용 침체로 이어지고 다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3. 트럼프 리스크트럼프 당선은 브렉시트에서 파생된 고립주의의 소산이다. 당연히 트럼프 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울 수밖에 없다.일단은 한국 수출 경제에 적신호다. 다만 트럼프는 미국 내에 공장을 세우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선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보유한 현대차나 LG전자에 유리한 국면이다.4. 미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재닛 옐런이 이끄는 연준이 마침내 금리 인상을 본격화했다. 이미 2017년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광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막상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트럼프노믹스’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트럼프는 부동산업자 출신이다. 부동산은 저금리가 유발하는 인플레이션을 먹고산다. 트럼프가 이 단맛을 잊을 리 없다.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마찰 속에서 투쟁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현재 미국의 경기 지표로 볼 때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을 백지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향후 세 차례 미국 금리 인상은 매번 트럼프 행정부와 옐런 연준의 정치적 긴장 속에서 결정될 것이고 2017년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한국 경제에도 리스크 요인이다.5.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상연준의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한국은행 기준 금리도 인상해야 한다는 건 외환 위기 이후 공식이 된 지 오래다. 사실 이런 기준 금리 동기화에 대한 집착은 외화 유출로 인한 외환 위기를 경험한 한국의 트라우마다.정작 2017년 한국의 경제 상황은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려도 될 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각종 경제 연구 기관은 2017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측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경제가 이렇게 저성장 늪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악순환이 시작된다.문제는 한국은행이 이런 문제를 알고도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정치적 리더십 공백 탓이다. 한은의 목적은 경제 성장이 아니라 경기 관리다. 보수적인 한은을 선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건 능동적인 정치권력뿐이다. 지금 한국에 없는 그것이다.6. 새 정부의 새 경제조기 대선은 2017년 한국 경제에는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 2017년 말까지 이어질 뻔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기에 제거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2017년 하반기부터는 새 정부의 새로운 경제 사령탑이 경제 리더십을 보여주는 걸 기대할 수 있단 말이다.새 정부의 경제 사령탑은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유사한 칵테일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고 내수 경기를 활성화해 제조업 경기를 부활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지금 각국 경기 침체의 공통된 원인은 수요 부족이다. 저금리로 자산 가치를 상승시켜 중산층 이상의 호주머니를 채워주고 소득 재분배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서민층 이하의 생활 형편을 챙겨주어 총수요를 증가시키는 것 이외에는 경제를 살릴 길이 없다.이번에도 정책 성공의 관건은 타이밍이다. 2017년 하반기는 한국 경제를 장기 침체에서 구해낼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