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트렌드 전망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7년의 트렌드를 읽어봤다. | 2017,2017년 전망,트랜드

100만~300만원대 시계는 위험하다단독 매장 없이 백화점 1층 쇼케이스에서 파는 시계 중 비싼 축에 속하는 브랜드가 이에 해당한다.고가 시계군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며 단독 매장을 차릴 수 있을 만큼의 인지도도 없다. 그래서 예산이 빠듯한 애호가층을 공략하거나 동일 스펙 대비 낮은 가격으로 승부한다.경기가 나빠지면 애호가층의 취미 예산이 줄고 인지도 낮은 브랜드에 눈길을 줄 여유도 사라진다. 그러니 캐릭터가 희미한 브랜드 시계는 제품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고전할 듯하다. 사실은 이미 고전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더 고전할 것 같다.결혼 비용이 한국 고가 시계 시장의 미래를 결정한다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남자 시계는 300만~800만원대 예물용이다.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보통 남자의 고가 시계는 결혼할 때 딱 하나 사는 경우가 많다.즉 결혼하지 않으면 시계도 안 산다.요즘은 결혼을 둘러싼 풍습이 간소화돼서 결혼할 때 시계를 안 사는 새신랑도 많다. 시계업계가 다 같이 모여서 결혼 권장 캠페인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농담 아니다.1억원이 넘는 시계는 계속 잘 팔린다리차드 밀이 좋은 예다. 가장 싼 시계가 8000만원대지만 리차드 밀은 한국에 매장이 없을 때부터 알음알음으로 잘만 팔렸다.격동의 20세기가 지나고 세계의 부자들은 다시 편안한 시기에 접어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름을 읽기도 힘든 프랑스어나 독일어 이름이 붙은 시계는 여전히 잘 팔릴 것이다.다만 한국의 초고가 시계 시장도 잘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고가 시계는 고가 오디오처럼 경험과 학습과 자본이 모두 필요한 취미 영역이다. 진입 장벽이 워낙 높다.스마트워치는 더 잘된다모바일 디바이스의 성공 여부는 그 디바이스를 통한 자체 콘텐츠 생산에 달렸다. 스마트워치는 사용자의 건강 정보와 위치 정보라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현재 정가가 거의 40만원인 갤럭시 기어 S3급 성능의 제품이 10만원대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그때가 되면 더 많은 사람이 시계 대신 스마트워치를 찰 것이다.확실한 캐릭터가 없는 시계 브랜드는 계속 고생할 것이다.아무도 중국 프로축구를 무시하지 못한다돈의 힘이다. 거대 투자는 반드시 성과를 낸다.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같은 유럽의 명감독까지 중국 팀으로 갔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아주 큰 부분이긴 하다.한국 스포츠계의 이자스민이 나타난다스포츠는 사회적 자원이 모자라도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도권 사회 분야다. 교육 수준과 자본에서 열세인 다문화 가정 자녀가 문자 그대로 맨몸으로 성공할 수 있는 분야다.한국 스포츠계에 동남아 혼혈 스타가 나타나 국가 대표라도 된다면 그는 그 자체로 한국 사회에 던지는 커다란 질문이 될 것이다.우리는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는 우리일까?서울시 교육청은 이미 다문화 가정의 운동선수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한국을 찾는 여행자의 종류가 바뀐다일본 사람 중 도쿄 사람은 한국에 잘 오지 않는다. 세련된 외국인이 한국에 오는 일은 별로 없다.중국인은 급속도로 세련됨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처럼 네이처 리퍼블릭에서 몇백만원씩 쓰고 돌아가는 중국인 여행자가 계속 있을 거란 생각은 접는 편이 좋다.여행에서 가격 대 성능비라는 말은 경쟁력을 잃는다개인적 취향이 결정의 근거가 되는 상품군은 모두 양극화되는 추세다. 대표적 취향 상품인 여행도 예외는 아니다.서울 근교 휴양 도시가 발전한다경기와는 별개로 많은 사람이 여행과 휴양의 맛을 알아버렸다. 서울 근교권에서 하루쯤 쉴 수 있는 휴양 도시가 생길 여력이 충분하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외로 퍼진다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여행을 떠날 수 없는 지역이 늘어난다내전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투입하는 경찰국가가 없다면, 상호 차이를 인정하는 풍조가 조금씩 약화된다면, 다문화 대도시에 테러 위협이 높아진다면, 맘 놓고 떠날 수 있는 곳도 줄어들 것이다.브렉시트 발효와 트럼프 당선의 나비효과다.지금 유행하는 독립 서점 중 70% 정도는 5년 후에 사라진다독립 서점의 유행은 ‘아날로그의 손맛’처럼 막연한 환상에 기대고 있다. 막연한 환상은 드라이아이스 연기처럼 금방 사라진다.지금 필요한 서점 사장님은 막연한 낭만주의자가 아니라 냉철하고 기발하며 윤리적인 전략가다. 그런 사람이 독립 서점을 운영할지는 잘 모르겠다.스타 페미니스트 작가가 등장한다도서·출판 시장이 여성형 시장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주 소비자층인 고학력 여성 계층을 대변하는 스타 페미니스트 작가가 등장하기 좋은 환경이다.이미 누군가는 노리고 있다.제2의 한강과 가 나타난다.제2의 데보라 스미스( 영문 번역가)가 언제 나타나는지에 달렸다.평론과 순문학 대신 대중 과학과 논픽션이 인기를 얻는다어려운 말을 써서 주장하는 글을 읽기엔 이제 읽을 게 너무 많다. 딱딱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책이 이미 인기가 높다.영미권에선 이미 예술적으로 잘 쓴 논픽션이 인정받는다. 2015년 노벨 문학상도 논픽션 작가가 받았다. 그 경향이 가속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