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슈트 스타일 오류 중 하나를 <에스콰이어> 내부에서는 ‘소시지 껍질’이라고 한다.
탄탄한 몸집의 남자가 56킬로그램짜리 꼬마에게나 맞을 슈트에 몸을 구겨 넣었을 때 생기는 불상사랄까.
소매와 다리는 마치 자전거용 펌프로 바람을 불어넣은 것처럼 곧 터져버릴 것 같고, 버틸 수 없는 압력 때문에 재킷 단추는 곧 튕겨나가 누군가의 눈을 맞힐 준비가 된 것 같다.
배우, 가수, 운동선수, 일반인을 막론하고 요즘 너무 많은 남자들이 이렇게 입는다. 이유는 이미 알고 있다.
10년 전, 톰 브라운이 창조한 혁신적이고 우아한 실루엣을 할리우드의 스타일리스트들과 몇몇 패션 잡지가 숨 쉬기도 어려울 만큼 길쭉하고 꽉 조인 미학으로 왜곡시켰으니까.
당시에는 그게 멋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 도리어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이제 각자의 몸에 잘 맞는 슈트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
이것만 기억하자. 너무 조이는 슈트를 입으면 결국 몸이 작아 보인다. 과연 어떤 남자가 작아 보이길 원할까.
무엇보다도 지금은 넉넉한 스타일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봄에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슈트가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