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세인츠의 혁신을 이끈 남자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올세인츠 CEO 윌리엄 킴은 기술로 패션을 혁신한다. | 인터뷰,패션,스타일,브랜드,기술

버버리 부사장 자리를 버리고 올세인츠 CEO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 당시 올세인츠는 파산 위기에 있었다.버버리 부사장 시절 버버리를 디지털화하는 업무를 추진했다. 하지만 그 브랜드에선 모험이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올세인츠 회장이 CEO 자리를 제안했다. 다른 제안도 많았지만 가장 리스크가 큰 올세인츠를 택했다. 회장과 나의 비전이 정확하게 일치했기 때문이다.어떤 비전이었나?새로운 대주주들 덕분에 브랜드의 파산은 막았다. 그런 상황에서 우린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하게 바꿔야 했다. 그들에게 확신을 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방법은 디자인 싱킹이었다. 창의적인 사고로 사회적인 문제, 회사 차원 문제의 대안을 찾았다. 실행을 위해선 구식을 버리고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효용성이 중요했다.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꿨다는 것으로 들린다.그렇다. 일반적인 패션 기업이라면 브랜드에 집중한다. 우린 회사 비전에 초점을 맞췄다. 2012년 당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단 미래의 가능성을 키우는 쪽을 택했다. 2020년대가 되면 모든 산업 분야에 베이비붐 세대보다 밀레니얼 세대가 더 많아진다. 브랜드 모델을 다음 세대의 양식에 맞게 바꿔야 했다. 그리고 고객과 팀원들에게 우리의 비전을 심어줬다.당신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거기선 올세인츠가 디지털화에 성공한 패션 기업으로 비친다. 구글과 제휴를 맺었다는 내용이 기억난다.패션 회사엔 사원과 임원 사이에 평균적으로 11단계가 있다. 우리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체제로 가기로 했다. 여기엔 적절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메일이나 전화 같은 플랫폼은 1980년대 산물이라서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구글로 갔다. 구글 플러스와 시스템을 제휴하고 디지털화를 통해 모든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했다.구체적으로 어떤 플랫폼인가?구글 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 3000명의 직원이 모든 것을 공유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각자 보고 느낀 것을 올리고,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고, 피드백이 오간다. 잠깐 내 노트북 화면을 봐라. 지금 도쿄의 마오가 지난달 여성 핸드백 매출 결과를 여기다 올렸다. 뉴욕의 티파니는 뉴욕 패션 위크의 상황을 업데이트 중이다.난 지금 서울에 있지만 실시간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거다. 어제는 라인 본사와 미팅을 가졌다. 난 그 내용을 여기에 올렸다. 예전 같으면 관련 부서에만 미팅 결과를 통보했겠지만. 이젠 전 세계 모든 직원들과 우리의 전략을 공유한다.복잡한 절차가 없어서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할 거 같다.맞다. 그룹 챗이 잘되어 있어 회의가 원활하다. 전 세계 14명의 매니저가 모인 대화방에서 언제든 회의를 할 수 있다. 또 본사에서 매장 상품 진열을 촬영하고 올리면 전 세계 220개 매장에서 48시간 안에 디스플레이가 바뀐다. 매우 신속한 프로세스다.온라인 사이트 역시 탄탄하다. 온라인 구매도 많다. 어느 정도인가?총매출의 20퍼센트다. 브랜드 온라인 사이트중 럭셔리와 컨템퍼러리 존 통틀어 1등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대개 6~8퍼센트다.가까운 미래의 패션 리테일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 예측하나?미국에서 인터넷 구매의 43퍼센트가 아마존을 통한다. 앞으로 온라인을 통한 구매는 더욱 강화될것이다. 놀라운 건 2006년부터 전통적인 리테일 회사의 가치가 떨어진 거다. 이를테면 이름만 대도 다 알 법한 미국 백화점들.미래에는 매장 콘셉트도 변해야 하고, 큰 매장 하나보다는 작은 매장 여러 개를 갖는 것이 효율적이다. 플랫폼의 역할도 변할 거고, 국제 무역 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급변할 거다. 하지만 한국은 백화점 체제가 오래갈 것으로 예상한다.한국 시장은 어떤가?한국은 변덕이 심하다. 한국 시장은 가장 큰 도전이다. 한국 고객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간다. 정보도 가장 많지만 침체기도 그만큼 빠르다. 브랜드 입장에선 큰 책임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성향은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한국 고객을 통해 경험하고 준비하기도 한다.최근 럭셔리 브랜드의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buy now)’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우린 5년째 이 방법으로 유통했다. 누구보다 먼저. 난 여름에 가을 옷을 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 시의성을 갖춘 옷을 항상 구입 가능하도록 했다. 패션업계가 같은 의견을 보이는 거 같아 개인적으로는 좋다.디지털 시대의 잡지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잡지도 꽤 혼란스러운 시기다. 가 매각될 당시 브랜드 가치가 올세인츠보다 낮았다. 충격이었다. 혼란의 시기지만 그럼에도 잡지는 없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이 원활해진다면 상황은 더 좋아질 수 있다.중요한 건 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고 어떤 방향을 찾느냐다. 향후 5~10년은 어마어마한 기회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브랜드가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현세대 고객들에게 더 이상 필요한 물질적인 상품은 없다. 고객은 경험을 위해 소비한다. 브랜드 경험이 중요한 키워드다. 또 하나, 브랜드는 그 자체로 상품이 아니다. 사람처럼 숨을 쉰다. 올세인츠라면 음악이라든지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우린 그걸 옷과 콘텐츠로 표현하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