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새 시대의 맏형일까?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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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새 시대의 맏형일까?

문재인은 이미 그래 보인다. 그게 문제다.

ESQUIRE BY ESQUIRE 2017.04.20

문재인 - 에스콰이어

올해 대선은 예정보다 7개월 일찍 치러진다. 문재인은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다. 사실은 그 전부터 그랬다. 민주당 진영 내부에서는 “보통 정권이 10년 주기로 도니까 어차피 이제 우리가 될 차례다”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이야기다.

지금의 민주당은 맛없고 비싸지만 배고프니까 할 수 없이 들러야 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문재인 후보는 그 진영의 맏형이다.

문재인 후보는 문학적인 비유를 자주 쓴다. 맏형이라는 표현도 본인의 이야기에서 발췌했다. 그는 영화 <광해>를 보고 펑펑 울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구시대의 막내였다면 저는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2012년, 지난 대선 때다.

이번 대선의 다섯 후보 중 문재인의 장단점이 가장 뚜렷하다. 장점은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 원고를 쓰는 2017년 4월 17일 현재 대선 후보 등록 후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어디서든 1위다. 지금 가장 대선을 기다리는 쪽은 문재인 후보의 캠프일 것이다. 5년 전에 마련했지만 쓰지 못한 축하 문구를 만지작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재인 후보의 단점 역시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당선된 후의 전략이 묘연하다. 문재인 측의 공약은 말만 잘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우선하고 보는 구애의 말 같다.

‘국익 우선 외교 실현’ ‘인공지능 스마트 고속도로’는 하나 마나 한 말이다. 국익의 정의가 무엇인지, 인공지능 스마트 고속도로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문재인 캠프 사람들이 확실히 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386세대의 전반에서 보이는 순진한 이상주의에 진절머리가 난다. 이상은 중요하다. 원론적으로는 멋진 이상이 정치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아래에 기계처럼 잘 짜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멋진 수사를 만들었지만 튼튼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그래서 민주당은 정권을 잃었다. 10년이 지났다. 문재인 차례라고들 한다. 문재인은 시스템을 구축했나? 아직도 ‘시대의 맏형’ 같은 수사만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나 저러나 문재인 캠프 측은 당선될 것을 기정사실로 생각하며 최대한 몸을 사리는 듯 보인다. 그 안일한 낙관도 지긋지긋하다. 세계 선거의 트렌드가 여론조사의 예측 실패라는 점은 알고 계실는지.

PUBLIC PROMISES

  •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50만 개 창출
  •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 대학 입시 간소화
  • 대통령 집무 청사 광화문 이전, 청와대 및 북악산 국민에게 환원
  • 세종시 실질적 행정 중심 도시 완성, 국회 분원 설치
  • 대기업 공공 부문에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
  • 감염병 전문 병원 확충
  • 재벌의 골목 상권 침해 방지, ‘을지로위원회’ 구축
  • 공인 인증서 및 액티브X 폐지
  • 위안부 합의 무효
  • 개성공단 즉각 재가동 논의


STATE OF MIND

by 김태형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저자)

문재인은 부모에게 사랑을 받으면 부모의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국민들이 계속 사랑해주는데, ‘사랑=빚’이라고 생각하는 문재인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것은 불효이자 배은망덕이다. 사랑은 갚을 필요가 없지만 빚은 갚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문재인의 2017년 대권 도전은 크나큰 감동 반, 빚쟁이 심리 반이 합쳐져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더 준비되었다. 사실 대선 패배로 국민들이 요즘 이런 일을 겪으며 고생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송구스럽다. 한편으로는 하늘이 내게 좀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제대로 잘할 것 같다. 그런 자신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이번 대선에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브랜드가 ‘준비되었다’는 것으로 지지를 받아볼까 한다.

또 나는 몇 년 동안 검증을 받아왔다. 나보다 훨씬 오래 정치하신 분들보다 몇 배로 심한 검증을 받아왔다. 검증이 끝난 후보다. 아마도 정권 교체에 대한 절박함이 나처럼 강한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지난 대선 때보다 절박함이 더 커졌고, 훨씬 준비되었다."

by 문재인 (<시사인>2017년 1월)


Like

“그러면 문재인 말고 누가 있어? 아들 문제? 변호사 아들이 파슨스도 못 가? 문재인이 정말 뭘 잘못했어? 누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지?” (유정열, 3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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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특유의 고집스러운 이상주의에 더 이상 표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황인기, 3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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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박 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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