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와 함께온 열 번째 봄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아이유의 목소리를 알게 된 지 벌써 10년이 됐다. | 아이유,아이콘,인물

소녀니 숙녀니 하는 말로 아이유를 재단하려는 시도는 애초에 가당찮았다. ‘삼단 고음’이나 ‘국민 여동생’ 같은 시쳇말의 복판에서도 꼿꼿했다.‘제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그 유명한 논란을 돌파하는 방법도 과연 용맹했으니, 왈가왈부가 한창이던 때 열린 단독 콘서트에선 “제가 변함없이 사랑하는 곡을 들려드리겠다” 말하곤 과연 떳떳한 노래를 들려줬다.가수가 가수로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우면서 적극적인 주장이었다. 2015년 겨울이었고, 한 해를 단연코 그녀의 것으로 만든 순간이었다.네 번째 정규 앨범 공개를 앞둔 2017년 봄에는 두 곡을 미리 공개했다. 공개와 동시에 두 곡 다 정상에서 오래 머물렀다. ‘밤편지’에선 이렇게 노래했다.“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그대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오혁과 같이 부른 ‘사랑이 잘’에선 이렇게 불렀다.“이제 와 우리가 어떻게 다시 사랑 같은 걸 하겠어.” 필 즈음부터 아름다움에 점점 취하다, 같이 흐드러지고 기꺼이 젖었다가, 그게 다 지는 순간에도 여전히 붙잡으려다, 앙상해지고 난 다음에야 뒤돌아보는 일.실은 그게 봄이라는 걸, 어쩌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아이유의 노래에서 새삼 알아챘다. 덕분에 그런 계절이었다. 열 번째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