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와 미세먼지 그리고 서울풍경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지금 서울에 있다면 언제나 볼 수밖에 없는, 롯데월드타워와 미세먼지에 관하여. | 서울,롯데월드타워

서울 동남권 거의 모든 곳에서 롯데월드타워를 볼 수 있다. 강릉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올림픽대교를 타고 가다 동호대교 남단을 넘어갈 때,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리버 뷰 객실에서 한강을 바라볼 때, 아주 거대한 알로에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초고층 건물이 보인다.롯데월드타워는 롯데의 꿈이었다. 롯데는 잠실에 롯데월드도 없었던 1987년부터 지금 바로 그 자리에 108층짜리 초고층 빌딩 구상을 발표했다.1987년에 태어난 사람은 올해 만 서른 살이다. 한 명의 아기가 태어나 성인이 되는 동안 롯데는 줄곧 초고층 건물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외환 위기를 버텼다. 정부와 교섭해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틀었다. 온갖 도시공학자들의 우려와 시민들의 비난을 견뎠다.롯데라는 이름은 괴테 소설의 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왔다고 한다. 롯데월드타워를 위해 롯데가 쏟아부은 돈과 노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의 개츠비에 더 가까워 보인다.롯데월드타워를 세우며 롯데는 잠실역 사거리의 4분의 3을 롯데 이름이 붙은 건물로 채웠다. 잠실대교 남단 동쪽에는 롯데캐슬이 있다. 거기서 남쪽으로 길을 건너면 롯데몰과 롯데마트와 롯데월드타워가 있다. 거기서 서쪽으로 길을 건너면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월드점과 롯데월드와 롯데시네마 롯데월드점과 롯데마트가 있다. 개츠비는 꿈을 못 이루고 죽었지만 롯데는 꿈을 이뤘다.이 사진 안에 서울의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멀리 뒤로는 조선의 수도를 감싸던 남산과 넓게 뻗은 한강이 보인다. 그 앞으로 서울 동남권의 평지에 조성한 대규모 아파트 신도시가 있다.서울은 복잡한 강북을 떠나 한강 남단의 빈 땅에 재빨리 도로를 내고 서둘러 아파트를 세운 후 학군이라는 시스템을 발명해 땅값을 팝콘처럼 튀기며 21세기를 맞이했다.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서울을 보면 이 과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그리고 롯데월드타워에 시선이 멈춘다. 딱히 멋지지는 않지만 너무 높고 너무 크고 어디서나 보여서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 롯데의 기업 이미지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롯데월드타워 위로 보이는 하늘은 먼지 때문에 뿌옇다. 한번 더 깨닫는다. 우리는 대기업과 먼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4월 3일부터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었다. 123층의 전망대에서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거기서 보는 서울은 또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