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차갑게 심장을 찌를 때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레지던트 이블7' VR은 공포 그 자체다. 마치 인간이 두려워하는 모든 요소를 액상으로 농축해 심장에 직접 주사하는 듯하다. | 게임,레지던트 이블 7 VR

이야기는 주인공 에단에게 도착한 영상 메시지에서 시작한다. 발신자는 그의 배우자 미아. 그녀는 시체처럼 퍼렇게 질린 얼굴로 힘겹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래, 당신 말이 맞았어. 난 돌아갈 수 없어. 하지만 이 메시지를 받는다면 절대로 날 데리러 오지 마!”에단은 행방불명된 아내를 찾아 떠난다. 미아가 일하던 곳으로 추측되는 곳은 미국 시골 숲속의 한 외딴 저택. 숨통을 조이는 듯한 공포로 가득한 낡은 저택 안을 돌아다니며 에단은 결국 감옥에 갇힌 미아를 찾아낸다. 하지만 갑자기 좀비로 돌변한 미아에게 공격을 받은 에단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저택의 진짜 주인인 잭 베이커 가족에게 잡힌다. 이때부터 저택에서 살아 나가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된다. 게다가 진짜 문제는 사이코패스인 잭 베이커 가족뿐만이 아니다. 저택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풀어갈수록 생명체를 좀비로 만드는 바이러스의 근원지 같은 더 커다란 공포와 마주한다.소니 플레이스테이션용 타이틀인 '레지던트 이블 7'은 전작의 구성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시점도 전통적인 3인칭에서 1인칭으로 과감하게 바꿨다. 주인공과 배경이 완전히 새롭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모든 변화는 성공적이다. 공포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원작인 바이오하자드의 회귀를 이뤄냈다. 영웅들이 등장해 좀비를 소탕하는 액션물이 아니다. 주인공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진짜 공포물이다.특히 플레이스테이션 VR을 활용한 표현력에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VR은 가상현실이지만, 실제로 플레이어는 그 표현력에 압도당한다. 그래서 순간순간 현실로 착각할 정도다. 뛰어난 연출로 가슴속 깊이 숨겨진 공포를 효과적으로 끌어내는 점도 특징이다. 좀비가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무섭게 쫓아오는 설정은 당연하다. 그보다 공포스러운 것은 낡은 저택이라는 폐쇄된 공간이다. 예컨대 어두컴컴한 저택 복도를 지난다거나 식당, 지하실, 서재로 들어갈 때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가끔은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강렬한 공포가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다시 더 큰 공포로 엄습한다.여기엔 충격적인 비주얼도 한몫을 한다. 주방 식탁 위엔 각종 생명체의 장기가 나뒹굴고 다양한 벌레가 꿈틀거린다. 축축하고 미끌거리는 지하실, 쓰레기 처리장처럼 부유물이 가득한 하수도를 지날 때 진심으로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다. 실제로 플레이 중간에 헛구역질이 날 정도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추천하는 것은 공포물을 즐겨서가 아니다.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그만큼 뛰어나다. 뛰어난 스토리 전달 능력과 레벨 디자인으로 플레이어가 끝까지 긴장하며 몰입하도록 만든다.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퍼즐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불필요한 이동 거리를 줄인다.적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중간중간 충분히 녹아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적 캐릭터는 4~5개로 구성된 중간 보스 스테이지에서 다시 충분히 활용된다. 최종 스테이지에서는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라 엔딩이 두 가지로 나뉜다. 그러니 모든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이제 단순히 좀비가 튀어나오고 살인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호러 게임 시대는 끝났다. 진짜 공포는 진짜 같은 비주얼과 연출을 활용해 우리의 상상을 더 자극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레지던트 이블 7' VR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오금이 저리는 공포를 맛보게 하면서도 끝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탈출하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