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협업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오니츠카타이거는 가구 디자이너 이광호를 선택했다. 그리고 새로운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 전시될 작품을 만들었다. 분명 예술적이고 기념비적인 협업이다. | 이광호,오니츠카타이거

대중에겐 짜임 기법이 핵심인 ‘노트(Knot)’ 시리즈가 유명하다. 이 작업은 어떻게 시작됐나?눈에 익숙한 재료를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노트’ 시리즈는 저렴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뜨개질처럼 친숙한 방식으로 작업해 수공예적 가치를 강조한다. 꼬고 엮어서 소재를 재조명하고 뉘앙스를 뒤틀고 싶었다.늘 작업 방식이 궁금했다.코바늘뜨기와 비슷하다. 뜨개질과 다른 점은 한 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 입체적인 형태로 만든다는 것.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재료는 전선, PVC 등 다양하게 시도한다.‘스킨(Skin)’, ‘뉴 아머(New Armor)’ 시리즈 역시 소재의 물성이 도드라진다.나의 작품 대부분은 형태가 단순하다. 그럴수록 재료의 특성이라든지 물성이 극대화된다. ‘스킨’과 ‘뉴 아머’라는 작업명도 단순한 형태의 껍데기, 즉 재료의 가능성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옻칠한 청동, 용접 시 생기는 열 착색이라든지 에나멜을 덧발라 이루는 극대비, 장인의 손에 의해 발생하는 변수 같은 것이 재료를 흥미롭게 변형시킨다.결국 당신의 작업에서는 소재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그렇다. 어떤 소재를 쓰고 어떤 공정을 적용할지 결정하는 절차가 내 작품 세계에서 아주 중요하다. 익숙한 재료를 달리 쓰는 방법을 여러 방면에서 시도 중이다.일상적이고 친절한 가구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있는가 하면, 당신의 작업은 좀 더 컨셉추얼해 보인다.나까지 굳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하는 가구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잘 만든 좋은 제품은 이미 시중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까. 대신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조금 다른 방식, 고유의 시각과 예술 관념 등을 골고루 반영하다 보니 이런 특색이 나타나는 거 같다. 하지만 콘셉트를 앞세워 만들지는 않았다. 내겐 재료적 접근이 가장 우선이다.작업할 때 편안한 옷과 신발을 찾다 보니 오니츠카타이거를 자주 구매하게 되었다. 최근 오니츠카타이거의 장인들이 만드는 프리미엄 라인인 니폰메이드에도 흥미가 생겨 아트 협업을 진행하고 싶었다.최근 오니츠카타이거와 협업했다. 당신에게 오니츠카타이거는 어떤 인상을 주는 브랜드인가?나 역시 영화 에 등장한 오니츠카타이거 운동화를 강렬하게 기억한다. 당시 명동에 첫 플래그십 매장이 생겼을 때 운동화를 사러 가기도 했고. 평소 작업할 때 편안한 옷과 신발을 찾다 보니 오니츠카타이거를 자주 구매하게 되었다. 최근 오니츠카타이거의 장인들이 만드는 프리미엄 라인인 니폰메이드에 흥미가 생겼다.니폰메이드에서 색을 다루는 방식이나 태도는 당신의 작품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그렇다면 영광이다. 분명 국내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묘한 느낌이 있다. 일본 가구와 한국 가구가 비슷한 듯 다른 것처럼 말이다.오니츠카타이거와의 협업으로 5점의 작품을 만들었다. 어떤 것들인가?테이블, 스툴 등 용도에 따라 달리 쓸 수 있는 가구다. 높낮이와 너비도 조금씩 다르다. 오니츠카타이거의 정체성과 내 작품 성향을 조합한 중간 지점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어떻게 만들었나?적동판을 일일이 절곡해 인위적으로 턱을 만들고, 턱이 만나는 지점은 용접했다. 그리고 가마에 구워 열 착색을 만들어낸 뒤 빨간색 에나멜을 칠했다.작품에는 오니츠카타이거의 타이거 스트라이프가 변형되어 장식되어 있다. 로고를 쓰는 전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듯 보였다.로고를 쓰고 싶었지만 직설적으로 쓰긴 싫었다. 원래 있던 작품에 로고만 찍는 수준의 협업이 되어선 안 되니까. 내 작품의 직선적 요소와 타이거 스트라이프의 곡선적 요소를 조화시키고 싶었다. 로고를 부분적으로 썼지만 로고를 해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이 작품은 어디에 설치하나?5월 말쯤 오니츠카타이거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 설치한다. 이 작품들과 어울리는 운동화를 함께 세팅할 생각이다. 옷과 신발을 판매하는 소비적 공간이라기보다 작품이 있는 공간으로 여겨졌으면 좋겠다.직접 디자인에 참여해보고 싶은 오니츠카타이거의 운동화가 있나?테니스화로 만든 GSM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 기법 몇 가지를 적용해 GSM을 만들어보고 싶다. 색도 분방하게 써보고 싶다.오니츠카타이거의 새집오니츠카타이거가 명동에 새로운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총 2층 규모로 1층에선 신발과 의류, 2층에선 안드레아 폼필리오 협업 제품, 니폰메이드 등 프리미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샹들리에 디자이너 김송해, 가구 디자이너 이광호 등과 협업한 작품을 전시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아트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이광호 작가의 작품은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명동 플래그십 매장 2층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