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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을 키우고 혈맹원을 모아라. 그리고 모두가 뜻을 합쳐 싸워라. ‘리니지 2 레볼루션’이 모바일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새로운 세계관을 연다. | 리니지 2 레볼루션,리니지

에피소드 1-1, 영웅의 탄생. 용병단장 더글라스가 외친다. “오크가 침입했네. 난 부하들과 함께 민간인들을 지킬 테니 자네는 서둘러 항구로 가줄 수 있겠나? 자세한 이야기는 그 후에 하도록 하지.” 대단히 빠른 전개다. 게임에 처음 접속한 지 단 3분 만에 갑자기 누군가의 신임을 받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아직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냥 부딪쳐보면 알게 된다는 식이다. 그렇게 휘말리듯 게임에 빠져든다.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 2 레볼루션’의 시작이다. 모바일 게임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등장하고 사라진다. 이렇게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사용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게임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시작 후 10분이다. 게임 방식을 설명하는 튜토리얼에서 사용자는 게임의 재미와 지속 가능성을 파악한다. 여기서 게임을 계속할 것인지, 앱을 지워버릴 것인지가 결정된다. 그런 관점에서 리니지 2 레볼루션은 사용자를 장시간 잡아두기에 유리하다. 일단 리니지라는 브랜드가 바탕이니 어떤 분위기의 게임인지 알고 시작한다. 더불어 시작부터 지루할 틈 없이 스토리가 전개된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아도 퀘스트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법을 배운다.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치고 그래픽이 좋다. 언리얼 엔진 4로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표현했다. 배경과 캐릭터, 광원 효과가 자연스럽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모바일 게임의 틀에서 무척 효과적이다. 사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지만, 원한다면 전투와 퀘스트를 자동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모바일이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사용자가 집중할 수 있는 한계 시간을 늘리는 방법이다. 캐릭터가 자동으로 싸우고 성장하는 동안 사용자는 마치 감독처럼 필요한 순간 결정만 하면 된다. 좀 덜 피곤하다. 물론 빠른 판단과 결정이 중요하다. 리니지 2 레볼루션은 전작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시점은 리니지 2로부터 100여 년 전. 휴먼, 다크엘프, 엘프, 드워프 종족을 기본으로 전사, 마법사, 힐러 등 직업을 선택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픈 월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인 아덴 월드는 말하는 섬, 글루딘가도, 글루디오 평원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메인 퀘스트와 함께 수많은 사이드 미션이 스토리로 연결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기에 재밌다. 타인과 실력을 겨루고, 동료를 만들며 가상의 세상에서 더 넓은 세계관을 구축해간다. 이 과정이 거의 중독 수준이다. 실력을 효과적으로 키우고 특별한 장비를 얻기 위해 일곱 종류의 던전과 전쟁 이벤트도 준비됐다. 물론 다른 롤플레잉처럼 노동으로 캐릭터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캐릭터는 장비의 힘을 빌린다. 장비가 좋으면 좋을수록 더 높은 전투력을 얻는 것이다. 투구, 갑옷, 장갑 등 10여 개의 장비를 이용하고, 각각 레벨과 성능을 높인다. 재료를 모아 아이템을 만들거나 캐릭터의 스킬을 상승시키는 룬 각인도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그 밖에 칭찬할 만한 특징이 많다. 하지만 그래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단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빈약하다. 갑자기 ‘마을이 공격받고 있으니 어서 가서 리자드맨을 잡아라’ 같은 전개에 힘이 빠진다. 그래서 게임이 단순노동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금방 찾아온다. 자동 진행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게임은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 그런데 자동으로 진행되는 게임은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전부다. 사용자를 더 오랜 시간 잡아두는 데 성공했을지 몰라도 매 순간 큰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아이템으로 타인과 무한 경쟁하는 점도 약간은 스트레스다. 전반적으로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그러니 자칫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쳐다보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게임은 롤플레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도전해볼 과제다.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의 새로운 지표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