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죽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S.T. 듀퐁에서 슈즈 라인을 론칭했다. 구두끈까지 예민하게 신경 쓰는 CEO 알랭 크레베는 그들이 완성한 가죽의 아름다운 색과 부드러운 질감을 특히 자랑했다. | 구두,S.T. 듀퐁,알랭 크레베

S.T. 듀퐁에서 신발을 만든 건 처음이다. 가죽을 그렇게 잘 다루면서 왜 그동안 신발은 만들지 않았나?우리는 최고의 가죽을 선별하고 가공해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전문가다. 145년 역사에서 무언가 완성하기 위해 시간을 재촉한 적은 없었다. 최근 아틀리에 라인을 론칭하면서 가죽에 고유의 색을 입히는 파티나 기법도 더욱 정교해졌다. 슈즈 라인 론칭은 어쩌면 아틀리에 라인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우리의 신발은 색이 무척 아름답다.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지금이 슈즈 라인을 론칭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S.T. 듀퐁 신발은 수십 년간 신발만 만들어온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해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가격이 다르다. 좋은 구두에 관심이 많은 30~40대 남자들을 위해 부드러운 가죽을 선택했고, 흥미로운 디테일을 더했으며, 특히 색이 아름다운 신발을 완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이탈리아와 미국의 오랜 슈즈 브랜드들과 비교해 가격이 훨씬 합리적이지만 기술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한국에 S.T. 듀퐁을 전개하는 S.J. 듀코가 슈즈 라인 론칭을 제안했을 때 걱정되거나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없었나?가죽 제품을 다룬 ‘아트 오브 트래블’, 금속 액세서리 컬렉션인 ‘아트 오브 시덕션’, 아틀리에 라인까지 성공하면서, 이와 관련된 사업을 확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본사에서도 계속해왔다. 방향이 어떻든 ‘발전하는 것’은 늘 좋다. S.J. 듀코에 대한 신뢰가 분명했고, 한국은 S.T. 듀퐁의 세계 3대 시장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의 기술을 공유했다.한국이 어떻게 세계 3대 시장에 속할 수 있었을까?10년 전에는 일본이 유행을 주도했다. 중국은 신흥 시장으로 대형 명품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반응했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많이 변했다. 한국은 유행에 예민하고 민첩하게 반응한다. 직접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명품 시장에 대한 이해도 높다. 중국의 성장 속도도 무척 빠르지만 명품을 소비하는 자세와 미적인 관점에서는 한국과 시간 차가 드러난다.클래식 구두 라인 ‘아틀리에’, 현대적 느낌을 강조한 ‘라인 디’, 가볍고 실용적인 ‘데피’, 스니커즈 라인 ‘제트’ 중 한국에서는 제트가 가장 인기일 것 같다. 당신은 아틀리에를 가장 자주 신겠지만.요즘 S.T. 듀퐁은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한 제품을 많이 만드는데, 그런 과정에서 예전보다 브랜드 분위기가 좀 젊어졌다. 스니커즈 라인의 인기가 이런 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옷을 어떤 스타일로 입든 근사한 실루엣을 만드는 게 무척 중요하다. 거기에는 구두의 역할이 크다. 나는 잘 만든 구두를 고른 뒤, 색으로 약간의 유머를 더한다.가장 좋아하는 S.T. 듀퐁 제품은 뭔가?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을 때 아버지가 물려주신 라이터. 많이 낡았지만 여전히 은빛으로 빛나고 소리도 명쾌하다.당신이 S.T. 듀퐁에 합류한 지 10년이 넘었다. 구두 외에 S.T. 듀퐁이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당장 무언가 짜잔 하고 나타나진 않을 거다. 우리의 슬로건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제품’이다. 어떤 방향이든 이 슬로건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새로운 물건을 만들려면 스스로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고 어떤 행동에든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 브랜드의 역사가 길어지면 확장은 피할 수 없지만, 슈퍼마켓이 되어버린 몇몇 브랜드처럼 뭐든 다 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