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놀이터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마블 월드에 열광하는 팬이라면 지금 당장 호주 브리즈번행 티켓을 끊어도 좋다. | ESQUIRE,에스콰이어

고백하건대, 액션 히어로 영화에 큰 관심이 없었다. 애초 가상의 설정에서 비롯된 회의감은 어쩔 수 없다. 취향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한 전시가 있으니, 바로 퀸즈랜드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다.실제로는 없지만 가상으로 존재하는 세계에 숨을 불어넣는 월트 디즈니의 작업은 참 매력적이다. 디즈니랜드를 찾는 이들에게 저녁마다 선사하는 거대한 불꽃놀이처럼 동화와 결합된 신기루를 경험하게 하는 일이나 의 인기 캐릭터 ‘그루트’를 빵으로 만들어 아침마다 매진 세례를 낳는 일과 같은 현실형 퍼포먼스 말이다. 페이스트리 위에 올리브로 눈을 만들고 코코넛과 치즈 조각으로 머리를 표현한 그루트의 얼굴을 보면 그 누구라도 피식 웃게 된다. 가상의 캐릭터이지만 현실에서도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자꾸 마음 가게 하는 일. 만화의 영역을 넘어선 세계를 만드는 디즈니의 힘일 것이다.디즈니가 호주 브리즈번에 펼쳐놓은 마블 전시는 이러한 그들의 퍼포먼스에 방점을 찍는다. 퀸즈랜드 갤러리 오브 모던 아트는 그들의 오랜 팬이 아닌 사람도 반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놀이터가 되었다. 2008년 개봉한 을 필두로 지난해 까지 총 14편의 영화에서 비롯된 삽화, 소품, 의상, 세트 등 5백여 점이 모인 것. 파인 아트가 아닌 대중의 장르가 미술관에 입성하는 일에 그리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하지만 퀸즈랜드 현대미술관의 큐레이션은 눈여겨볼 만하다. 1939년 탄생된 이래 무려 8천여 개의 캐릭터를 만들어온 마블의 공력을 기반으로 아카이브적인 면은 물론, 디스플레이에도 미술관의 세련된 터치가 더해져 관람자들을 흥미롭게 하기 때문이다.이를테면 손으로 그린 삽화와 그래픽으로부터 시작.토르의 망치는 뒤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영화 속 장면과 함께 상상할 수 있게 하고.3채널로 보여준 앤트맨 제작 방식. 직접 스위치를 돌려가며 확인할 수 있다.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처럼 아이언맨이 되어보기도 하고. 스크린 앞에 선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캐릭터도 움직인다. 규모 면에서도 참 놀라웠다. 아이언맨이 헐크와 싸우기 위해 제작한 헐크 버스터는 높이만 무려 3미터다. 이를 설치하기 위해 미술관 외벽에 설치된 유리창을 전부 제거해야 했다.전시의 하이라이트라 여겨지는 아이언맨의 슈트들. L.A. 말리부에 있는 토니 스탁의 보물 창고를 열어본 듯한 기분이 든다.이 전시는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앞서 언급한 14편의 영화로 보여준 세계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퀸즈랜드 골드코스트에서 촬영한 영화 (2017)의 세트까지 덤으로 만나는 즐거움도 누린다. 마블 캐릭터들은 시간 차를 두고 개봉하는 영화 속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진화되어 왔다. 미리 공개된 영화 세트와 소품들을 통해 에서 헐크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2017)에 등장하는 사카(Sakaar) 행성의 수도 모델링과 헐크의 침대. 사진으로 보면 크기를 가늠할 수 없지만 헐크가 누운 세트다.전시는 크게 ‘시네마틱 어셈블드(The Cinematic Assembled)’, ‘디코딩 더 유니버스(Decoding the Universe)’, ‘비하인드 더 신(Behind the Scene)’ 세 가지 테마로 흐른다. 방대하게 펼쳐지는 그들만의 세계관과 실제 사용한 의상과 소품, 세트 등을 영화 클립과 함께 보고 나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 더군다나 1962년에 세상 밖으로 나온 스파이더맨, 측은지심 캐릭터 헐크, 위트 넘치는 그루트 등을 보면 잠들어있던 동심마저 깨어나는데, 이쯤 되면 2008년부터 시작된 MCU의 첫 영화 부터 정주행하고 싶어진다. 브리즈번 여행이 준 선물이다.5월에 개봉한 를 비롯해 7월 , 10월 등 마블은 올해만 해도 영화 세 편을 개봉한다. 현재 호주 내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품은 미술관은 전시와 함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전시 기간 중 개봉되는 의 상영도 예정되어 있으니 여행 일정에 참고하자. 또 미술관이 들어선 사우스뱅크 주변의 낭만,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의 세련된 멋은 브리즈번을 찾은 여행자를 새로운 영감으로 채워줄 것이다. 展 전시 기간 9월 3일까지입장권 25달러(1일, 성인)장소 퀸즈랜드 갤러리 오브 모던 아트.문의 www.qagoma.qld.gov.au/m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