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계자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아티스틱 디렉터 로버트 칼슨과의 인터뷰. | 로버트 칼슨

‘아티스틱 디렉터 겸 세트 디자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당신이 보는 모든게 제 디자인이에요. 어떻게 이 여정을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순서와 테마를 제안해요. 또 모든 색깔, 벽, 소재, 나무까지 골라요. 그리고 모든 오브제를 배치해요. 그다음 조명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요.1906년의 트렁크를 보여주는 1번부터 뮤직 룸 9번까지의 전시 순서에는 어떤 의도가 있나요?연대순보다는 테마별로 공간 간의 조화를 이루려고 했어요. 공간들을 훑어보며 루이 비통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물론 너무나 멋진 것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여정을 떠났으면 좋겠어요.이번 전시의 오브제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뭔가요?항공 방에 있어요. 피카소의 여인이었던 도라 마르의 가방을 가장 좋아해요. 대단히 정교하고 완벽하게 실용적이에요. 루이 비통은 디자인이나 판타지적 요소가 강할 때도 있지만 특히 실용적인 것을 잘 만들어요. 저는 그런 면을 좋아해요.무대에선 관객의 시선이 고정되어 있고 무대라는 공간이 움직여요. 전시는 반대로 무대가 고정되어 있고 관객이 움직여요. 각자의 환경에 따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다르겠죠?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모르니까 어느 방향에서도 멋져야 해요. 물건을 놓을 때마다 항상 다른 방향으로 가서 바라봤어요. 가끔 전시장을 거꾸로 걸어보기도 하고 조명을 바꾸기도 했어요.오페라 디자인과 전시 디자인 중 어떤 게 더 좋아요?디렉터의 역할은 극장에서 관객들과 무대 사이의 연결 다리를 만드는 것과 같아요. 여기서도 관람객과 전시장을 연결했어요. 무대에서는 관람객이 저 멀리 앉아 있고 배우들이 움직이죠.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여행을 떠나요.거대한 패션 하우스가 된 루이 비통 브랜드에게 ‘여행가방’의 의미는 무엇일까요?초창기부터 루이 비통은 개인 맞춤화 디자인에 전문화된 팀을 꾸리길 원했어요. 사람들이 그에게 특별한 것을 제작해달라고 부탁하길 원했죠. 루이 비통은 이런 일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세계적인 브랜드예요. 다른 하우스와 비교할 수도 없죠. 그게 특별한 점이에요. 전시에 그런 점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어요.당신은 여행 갈 때 어떤 가방을 쓰나요?아주 심플한 여행 가방이 있어요. 뮌헨 공항에서 이 가방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세 개나 샀어요. 다시는 못 살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산지 20년이 넘었는데 이게 세 번째예요. 루이 비통이 나를 위해 하나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문의해봐야겠네요. 이런 질문은 아무도 한 적이 없는데, 질문해줘서 매우 기쁘네요.앞으로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만드나요?루이 비통 뉴욕 전시가 10월에 열려요. 그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어요. 12월에는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셰익스피어의 를 감독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