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IN SPACE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파포인트 VR이 상상한 우주는 상상그 이상이었다. | vr,게임,파포인트

“방랑자, 순례자의 우주선 도킹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 고치려면 족히 일주일은 걸릴 거 같은데.... 그냥 로프를 이용해 그쪽 선체로 넘어가겠다. 관제탑, 문제없겠나?”“로프를 이용한 외부 이동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좋다. 지금 순례자의 도킹 장치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곧 방랑자 쪽으로 이동한다.”“잠깐, 저게 뭐야? 모두 보고 있나? 복사선 에너지 파장에 갑자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여기서 빨리 탈출해야 해. 방랑자, 빨리 셔틀을 이쪽으로 이동하길 바란다.”“으악, 모두 이상 현상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어. 안 돼!”소니 플레이스테이션4VR 전용 타이틀인 파포인트는 가까운 미래의 우주 시대를 그린다. 이야기는 거대한 우주 정거장의 사고로 시작한다. 목성 근처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복사선 에너지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231명의 기술자와 과학자가 순례자라고 불리는 거대한 우주 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상황. 그중에서 에바 타이슨과 그랜트 문, 두 명의 박사가 연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들을 태울 방랑자라는 셔틀이 도착과 함께 복사선 에너지 파장이 폭발하며 웜홀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방랑자와 순례자의 선체는 산산조각 나고 웜홀로 빨려 들어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미지의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다.질소 23%, 산소 2%, 헬륨 12%, 미확인 원소 63%. 컴퓨터가 계산한 미지의 행성은 인간이 살기에 척박한 환경이다. 설상가상으로 이곳엔 인간에게 적대적인 외계 괴물 생명체도 득실거린다. 시간이 없다. 방랑자의 조종사(주인공)로서 어딘가 불시착한 에바와 문, 두 박사를 빨리 찾아야 한다. 물론 일이 쉽게 풀릴 리가 없다. 두 박사의 흔적을 찾으면 찾을수록 이해할 수 없는 단서와 함께 오히려 거리가 더욱 멀어질 뿐이다.파포인트의 스토리와 연출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만큼 짜임새 있다. 게임 시작 후 스토리 전체의 절반을 한 번에 진행할 정도로 긴장감이 유지된다. 그만큼 뛰어난 연출과 콘텐츠가 등장한다. 미지의 행성에서 인간은 나약하고 작은 존재다. 가상현실(VR)을 통해 보는 낯선 행성의 모습은 실로 장관이다. 달보다 수십 배나 큰 위성이 하늘에 떠 있고,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 터진 화산이 뿜는 연기와 재가 하늘을 덮는다. 깊이가 족히 수 km 되는 낭떠러지 옆으로 아슬아슬 지나며 멀리 보이는 거대한 인공 구조물을 발견한다. 공간을 제대로 살린 작품이다. 미지의 우주 공간이 배경인 만큼 매 공간마다 분위기에 압도당한다.VR 게임치고는 그래픽도 뛰어나다. 근거리의 텍스처는 선명하고 사물의 재질감도 훌륭하게 표현했다. 반면 게이머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디테일이 떨어진다. 그래도 이런 게임 구성 때문에 더 사실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화면이 부드럽고 천천히 움직이는 기법을 동원해 멀미 현상도 크게 줄였다. 특히 슈팅 컨트롤러를 이용한 게임 진행 방식이 탁월하다. 기존의 1인칭 슈팅 게임은 화면 중간에 있는 포인트를 적에게 겨누고 총을 쏜다. 그런데 파포인트는 VR 방식으로 시선이 자유롭다. 소총 크기의 전용 컨트롤러를 이용하면 1인칭 슈팅 게임의 몰입감도 극대화된다. 가상의 현실이지만 모든 움직임이 진짜 같다. 눈앞의 적을 향해 총을 쏘면서 동시에 좌우로 시선을 돌려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퇴로를 계산할 수 있다. 한쪽 눈을 감으면 조준경을 통해 정밀한 사격도 가능하다. 총을 쏠 때 느껴지는 타격감도 훌륭하다. 단지 총 쏘는 느낌 때문에 이 게임을 선택해도 후회가 없을 정도다. 총 쏘는 법을 연습할 필요도 없다. 모든 무기는 본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직관적이다. 게임 진행 시간은 6~7시간으로 다소 짧아서 아쉽다. 하지만 엔딩 이후에도 자유롭게 슈팅을 즐길 수 있으니 스토리 진행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겠다. 파포인트는 1인칭 VR 슈팅 게임의 새로운 지표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눈앞은 각종 기계 장비로 막혔고, 손에 든 것은 플라스틱 덩어리일 뿐이다. 하지만 가상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장비가 가짜를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표현한다. 게임 시작 후 한두 시간 만에 실제로 미지의 행성에 총을 들고 서 있는 착각이 든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그런 감정을 실제로 느낄 수 있다. 제대로 만든 VR 콘텐츠라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