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자의 취향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안에서 나는 어제보다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았다. |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쿠페는 머리로 합리를 따지는 차가 아니다. 오로지 멋으로 타는 차다. 좌뇌보다 우뇌, 이성보다 감성으로 선택하는 차다. 그러면 되고, 그걸로 충분한 장르다. 하지만 그 멋에도 수준이라는 게 있으니, 정수리에서 엉덩이로 내려오는 선을 아무렇게나 깎아서 잇는다고 다 멋진 쿠페가 되는 건 아니다. GLC처럼 정석에 가까운 SUV에 쿠페 형식을 녹여낼 땐 더욱.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요즘 디자인 언어는 장르와 모델을 가리지 않고 풍성하다. 그 유려한 언어가 GLC 쿠페에도 착 감겼다. 이제 다른 브랜드가 어떤 장점을 들고 나와도, “하지만 GLC 쿠페가 제일 예쁘잖아”라는 말에는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이다. 이미 감성을 지배해버린 아름다움 앞에서 시시콜콜 따지는 이성이야말로 지겹고 무력하니까. 그런데 정색하고 따져봐도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GLC 쿠페의 균형은 그야말로 훌륭하다. 실내에선 오감이 만족스럽다. 버튼의 배치, 다이얼이 돌아가는 감각, 그리고 가죽의 질감에는 타고난 것 같은 품위가 있다. 멋은 이렇게 내는 거라고, 절대로 과장하면 안 된다고 메르세데스-벤츠가 하는 또렷한 조언 같다. 2143cc 디젤 엔진은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배기량과 힘을 정확히 알려준다. 충분하고 만족스럽다. 이 이상은 차라리 욕심 같다. 이러니 약속 시간에 좀 늦은 것 같은 아침에도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일과를 다 마친 저녁에는 차 안에 조금 더 있고 싶었다. 이 도시에서의 생활에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