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꿈, 각자의 게임3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연천 미라클 선수들은 오늘도 각자의 야구를 한다. | ESQUIRE,에스콰이어

모두의 꿈, 각자의 게임 1-goo.gl/AzghQc>모두의 꿈, 각자의 게임 2-goo.gl/qUcw4W>08연천 미라클 선수들을 만나며 마음 한구석에 궁금증이 남아 있기도 했다. 이걸 왜 할까? 성공할 확률은 낮다. 연천 미라클에서 프로야구 1군에 간 선수는 지금 한화에 있는 김원석뿐이다. 모두 그 낮은 확률의 주인공이 될 거라 생각하는 걸까?“이 먼 곳까지 와서도 야구 글러브 잡고 이러면 기분이 좋아요.” 유쾌한 인상의 김영록 선수가 말했다. “같이 운동하면 재미있고. 그러니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계속.” 그렇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일이다. 잘되면야 다 좋다. “파인 플레이 하면 기분 좋고, 한방 치면 기분 좋고, 잘되면 다 좋은 것 같아요.” 실제로 연천 미라클에는 뭔가 시도해보는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곳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가 있었다. 늘 즐거울 수도 없을 테고 모두가 똑같이 친하지도 않을테지만 이들에게는 ‘지금 우리는 같은 곳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연대감이 느껴졌다.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해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왜 떨어질까?” 에 나오는 대사다. 우물 속에서 잠시 정신을 잃은 어린 브루스 웨인 위로 아버지가 밧줄을 타고 내려온다. 아버지는 브루스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며 이야기한다.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야.” 지금 각자의 게임을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연천 미라클은 각자의 우물 일지도 모른다. 모두 각자의 우물에서, 각자의 바닥에서 싸움을 하고 있다.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모두에게 아픔이 있고 또 아픈 실패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최선을 다했을 때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들의 야구 인생을 넘어서 각자의 인생에서도.“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할 수도 있겠죠.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여기서 누가 야구를 하겠어요? 냉정하게 봤을 때 1년에 한 명도 갈까 말까 한 팀인데. 그런데 그런 생각 하는 사람은 여기서 못 할 것 같아요. 각자 꿈만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하고 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니까 여기 들어와서 하지 않을까? 자기 꿈, 그건 조그만 확률이지만 그 꿈을 바라보며 좋은 생각을 하고, 그 좋은 에너지가 모여서 이 팀이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타석에선 진지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멋지게 웃었던 1루수 동주봉의 말이다. 이런 마음이라면 어디서든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자기 꿈, 그건 조그만 확률이지만 그 꿈을 바라보며 좋은 생각을 하고, 그 좋은 에너지가 모여서 이 팀이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09“솔직히 야구는 끝까지 해봐야 아는 거죠. 끝까지 가서 역전하고 이런 걸 좋아하는 게 제 취향이라서요.” 연천 미라클에서 가장 어린 투수 이정암과의 인터뷰를 끝으로 연천에서 서울로 돌아왔다.우리는 왜 스포츠를 볼까? 스포츠에는 삶의 낙차가 있다. 연천 미라클에는 삶이라는 고개의 가장 깊고 어두운 골짜기에서 고군분투하는 에너지가 있다. 동시에 스포츠에는 뭔가를 좋아할 때의 희열이 있다. 연천 미라클엔 또한 야구가 너무 좋다고 말하는 소년들의 빛나는 눈빛이 있다.누구에게나 시련은 온다. 누구나 그 앞에서 도망 치고 싶어진다. 연천 미라클에는 삶의 어딘가에서 도망쳤던 선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삶과 맞선다. 무릎이 꺾였더라도, 몸이나 마음을 다쳤더라도, 운이 없었더라도, 억울한 일을 겪었더라도, 연천 미라클 선수들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달리고 있다. 서산에서, 익산에서, 이천에서, 연천에서, 구의에서, 목동에서, 관중석이 빈 야구장에서, 여전히 던지고 치고 달리고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네 거 하면 돼. 좋은 거 있잖아!” 라고 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