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꿈꾼 전기차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르노 트위지는 도시를 효과적으로 누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 전기차,르노,트위지

“어머, 저 차 봐. 너무 예쁘다. 어느 브랜드야?”“전기차인가 봐. 움직일 때 엄청 조용한데?”“출퇴근에 쓰기 좋겠다. 얼마예요?”“문이 위로 열려! 멋진데? 이거 1인승이에요?”르노 트위지를 타면서 주변의 폭발적인 관심을 느꼈다. 길거리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사진 세례를 받았다. 정차 시에 옆 차선 운전자가 불쑥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같은 질문의 답을 수십 차례 해야 했다. 많은 사람이 단순 호기심 이상으로 트위지를 바라봤다. 이 작은 차가 그만큼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증거이기도 했다.트위지는 초소형 전기차다. 일반 중형차의 3분의 1 크기지만 엄연히 정식 번호판을 단다. 따지고 보면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어디에도 완벽하게 속하진 않는다. 어쨌든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경차로 분류된다. 경차 혜택을 받는 것은 좋지만, 최고 속도는 시속 80km 정도라 자동차 전용 도로 진입은 제한된다.트위지가 한눈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스타일이 독특해서다. 헬멧처럼 둥근 보디 형태에 바퀴 네 개가 돌출된 구조다. 창문이 없는 도어는 하늘을 향해 열린다. 겉모습처럼 실내 구성도 단순하다. 실내 중앙에 운전석이 덩그러니 자리한다. 그 뒤로는 뒷좌석 시트 혹은 짐 공간이 있다. 운전자가 조종하는 장비는 스티어링 휠과 계기반, 버튼 몇 개가 전부다. 단순함의 극치. 여기에 비하면 요즘 국산 경차는 진짜 호화로운 수준이다.그런데도 이 차는 특별하다. 작은 차 혹은 전기차여서가 아니다. 자동차라는 기존 상식의 틀을 깬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주 무대는 도심으로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쓰는 미래형 근거리 이동 수단이다. 당연히 친환경적이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구성된 완전한 전기 구동 방식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동시에 여러 사회적 문제도 해결한다. 가령 주차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중형차 한 대를 주차할 공간에 트위지는 가로로 석 대를 세울 수 있다. 차체가 작으니까 집중 정체 구간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다. 이 작은 전기차의 존재 목적은 명확하다. 일반 승용차보다 효율성을 높이고 도심에서 기동성을 확보한다는 것. 모터사이클보다 안전하며, 좀 더 편안한 주행성을 보장한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반대로 풀이하면 사용 용도가 그만큼 한정적이다. 사용자의 조건과 목적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럼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는 차일까? 직장인 김수현 씨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트위지를 타며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의 라이프스타일이 트위지의 조건과 잘 맞아떨어진다. 김 씨는 경기도 구리 교문동에 산다. 회사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다. 자동차로 출퇴근 거리는 편도 14km다. 정체가 심한 구간이 아니라 시간은 편도 45분 정도면 된다. 트위지는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다. 그러니 계절에 따라 적당히 참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다니는 데 사용하기 좋다. 비닐로 된 창문을 옵션으로 살 수 있고, 전용 무릎 담요도 시중에 판매하니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요령껏 버텨야 한다.트위지는 한 번 충전으로 50km를 달린다. 그의 기준에선 매일 출퇴근에 30km를 달리니 크게 부담이 없다. 물론 매일 충전은 필요하다. 트위지는 가정용 220V 콘센트로 충전한다.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는 건 장점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정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행히도 김수현 씨 직장의 지하 주차장에서 상업용 전기를 공급한다. 충전 방법은 간단하다.앞 범퍼 위에 달린 뚜껑을 열고 충전 케이블을 당겨 콘센트에 꽂으면 된다.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것만큼이나 쉽다. 다른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가 그리 크지 않아서 일반 전기로도 3.5시간이면 완충된다. 1시간 충전마다 약 10km씩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오전 9시에 출근 후 점심시간에 차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해 퇴근할 수 있다.그의 직업 특성상 시내의 특정 거래처를 돌아다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동성은 스쿠터 쪽이 분명 효율적이다. 하지만 깔끔한 복장과 머리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이유로 그는 트위지를 선택했다. 시내에서 경차 혜택은 큰 도움이 된다. 공영 주차장과 혼잡 통행료 50% 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에서는 최대 80%까지 요금을 감면받는다. 저녁 식사에 반주를 곁들인 후 가벼운 마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차체가 작아서 느끼는 이점도 많다. 복잡한 시내를 통과하고 골목을 지날 때 확실히 유리하다. 트위지는 뒷바퀴 굴림이다. 그래서 앞바퀴 구조가 단순하고, 회전각도 크다. 두 차선 안에서 쉽게 유턴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은 실제로 차를 탈 때 유용하다. 골목에서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쉽게 차를 돌려 나갈 수 있다.달리기 실력도 꽤 괜찮다. 모터의 출력은 고작 17마력이지만, 무게가 일반 차의 절반 이하 수준이어서 경쾌하게 움직인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휘파람 소리 같은 모터 소리가 나면서 속도가 빠르고 일정하게 증가한다. 트위지에선 운전이라는 행위가 재미로 다가온다. 차 중앙에 놓인 운전석은 마치 비행기 콕핏에 앉아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핸들링도 대단히 사실적이다. 차 양쪽 모서리에 위치한 타이어와 낮은 무게중심을 바탕으로 코너를 돌파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놀이공원에서 돈 내고 타는 기구라고 해도 믿겠다. 물론 트위지를 타려고 45분 이상 줄서야 한다면 다른 놀이 기구를 타라고 권유하고 싶다. 어쨌든 꽉 막힌 시내에서 트위지는 신나게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김수현 씨는 퇴근 후 종종 여자 친구를 집에 바래다준다. 이때도 트위지를 탄다. 제법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진동이 아주 심한 요철 구간이 아니면 평소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2인승 모델에는 트렁크가 없지만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불편하지 않다. 재활용 종이 박스에 물건을 담아 뒷좌석에 실으면 된다. 가방이나 쇼핑백은 앞좌석 좌우 공간에 가볍게 보관한다. 대시보드 좌우의 음료수병 5개가 들어가는 수납공간도 나름 활용도가 높다.그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든 것처럼, 트위지는 사용자가 장점을 발견하고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때 가치가 빛난다. 사용 범위가 한정적이기에 단점을 찾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그래서 호기심 때문에 선택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 지갑을 열기 전에 차를 꼭 경험해보고, 정확한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 이 귀여운 전기차는 우리에게 아직 낯선 이동 수단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래 도심형 운송 수단의 새로운 지표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호기심을 갖고 트위지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