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5일밤 DAY2,DAY3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DAY 2 22 THU JUNE ... | ESQUIRE,에스콰이어

DAY 222 - THU JUNE—아미오전 11시 30분신 아미는 우리로 치면 한강공원의 교각 아래 같은 곳에서 쇼를 하던데? 평소엔 버려진 공간이었을 텐데, 그곳에다가 핫핑크색 모래를 깔아서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시켰어.권 아미를 입은 젊은 남자가 스케이트보드라도 타고 놀러 올 것만 같은 곳.신 내 주변에도 아미를 유달리 좋아하는 팬덤이 있더라고.백 아미는 접근하기 쉬운 브랜드 같아요. 20대부터 선배 같은 중년까지 입을 수 있는.권 세련되고 패션에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에도 좋은 브랜드가 아미.백 게다가 2017S/S 시즌에도 여전히 아미는 로고와 컬러 등 여러 요소에서 영한 분위기를 유지했어요. 블루종 같은 아이템이 자주 등장했고.신 아미를 선택하면 현실적인 가격대에서 스타일링까지 한꺼번에 해결되는 거지.권 평범한 소비자 입장에선 아마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 참가한 브랜드 중에서 가장....백 리즈너블한 브랜드.신 쇼 동선도 지그재그여서 모델과 옷의 이모저모를 요리조리 볼 수도 있었고.백 게다가 이번 아미도 20대 남자들이 좋아할 법한 스타일링에 과한 액세서리를 배제한 패턴 있는 셔츠나 치노 바지를 선보였잖아요. 그렇게 아미는 이해하기 쉬운 브랜드죠.신 남자의 친구 같은 브랜드. 이게 아미의 콘셉트라던데. 아미가 불어로 친구라는 뜻이잖아. 쇼장에서 보니까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마티우시도 정말 젊더라. 내 친구 같았어.권 파리 컬렉션의 친구겠죠. 사실 마티우시는 파리 컬렉션이 사랑하는 디자이너예요. 젊은 디자이너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디자이너한테 주어지는 안담 어워즈도 받았는걸요.신 디올, 지방시, 마크 제이콥스에서 일하다 자기 브랜드를 냈는데, 그때 환상의 패션쇼 무대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남자들을 위한 옷을 만들고 싶었대요. 젊은 디자이너들은 모두가 쇼에서 탈피하고 싶어 하나 봐. 뎀나 바잘리아도 그렇고.릭 오웬스오후 12시 30분백 반면에 여전히 쇼를 통해 패션의 환상을 창조하고 싶은 야심가도 있죠.권, 신 (이구동성) 그건 바로 릭 오웬스백 게다가 릭 오웬스는 우리에게 부채도 줬죠.권 서울에서도 쓰고 있어요. 서울의 여름도 더우니까.백 게다가 릭 오웬스답게 부채 색깔도 검은색. 그는 부채까지 연출했던 거야.신 릭 오웬스 쇼는 저한텐 문화 충격이었어요.백 릭 오웬스는 늘 충격이에요. 남성 쇼에선 성기 노출을 한 적도 있었죠. 여성 쇼에선 모델이 물구나무서기를 한 채 나온 적도 있어요.신 그런 릭 오웬스가 한때는 유럽 패션계를 선도하기도 했는데.백 패션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모두 릭 오웬스를 입던 시절이 있었죠.신 릭 오웬스 쇼에서도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의 표적이 됐던 백진희 에디터도?백 당연히 입었었죠.신 솔직히 이번 릭 오웬스 쇼도 쉽지는 않더라.권, 백 솔직히 쉽진 않은 쇼였죠.신 처음 릭 오웬스 쇼가 열렸던 팔레 드 도쿄 중앙광장에 갔을 때부터 의아했잖아요. 팔레 드 도쿄 옥상에서부터 지상까지 이어진 거대한 철골 구조물을 보고. 부채질을 하면서 이게 뭐냐고 다들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심지어 릭 오웬스 담당자조차도, 설마 이게 전부 런웨이겠냐고 하더라.권 그런데 정말 런웨이였죠.백 그래서 선배가 모델이 옥상에서 출발해서 지상까지 걸어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봤잖아요.신 이런 공대 나온 패션 에디터 같으니라고.권 3분 5초신 장장 3분 5초나 되는 시간 동안 정작 옷은 잘 안 보였던 듯! 모델들이 거의 옷을 입지 않았잖아요? 누가 저 좀 도와줘요. 릭 오웬스는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백 릭 오웬스는 이번 쇼에서 패션이 아니라 건축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해요.신, 권 뭐라고?백 릭 오웬스가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축물이 팔레 드 도쿄라고 해요. 팔레 드 도쿄의 중정에 거대한 연못이 있잖아요. 팔레 드 도쿄는 그 연못을 건축물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구조예요. 릭 오웬스는 그 건축물의 대칭성을 좋아한대요. 그래서 이번 쇼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패션과 팔레 드 도쿄의 건축물이 어우러지길 원했대요.신 그래서 런웨이의 동선이 팔레 드 도쿄 전체를 상하 전후 좌우로 가로지르면서 빙글빙글 이어졌던 거군요?백 맞아요. 팔레 드 도쿄의 옥상에서부터 지상까지 런웨이 무대가 이어지게 만들어서 건축물 전체를 보여주고 싶었대요.권 맞네. 모델이 워킹을 시작하자마자 우리의 시선이 올라갔지. 덕분에 건물 전체를 다 볼 수 있었어. 3분 5초나 되는 시간 때문에 건물의 사소한 부분까지 다 보게 됐어.백 러시아의 구성주의 화가 블라드미르 타틀린의 작품부터 레드 제플린의 ‘StairwaytoHeaven’ 같은 곡까지 여러 방면에서 영감을 얻어 쇼 무대를 구상했다고 해요. 이번 쇼에선 이집션 러버라는 밴드의 ‘INeedaFreak’이라는 곡이 배경음악으로 쓰였고.신 릭 오웬스의 쇼는 더 이상 단지 옷을 선보이기 위한 무대 같지가 않네. 패션쇼를 종합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듯. 뎀나 바잘리아와 릭 오웬스는 극과 극인 것 같네요. 뎀나 바잘리아가 패션쇼라는 장르 자체를 거부하고 싶어 한다면, 릭 오웬스는 패션쇼라는 장르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가능한 모든 예술 장르를 총집결시켜서.권 릭 오웬스는 가구도 디자인해요.신 릭 오웬스는 스스로를 단순한 패션 디자이너로 정의하지 않는 것 같네요. 모든 디자인의 끝은 결국 건축으로 이어지게 돼 있고. 공간 그 자체를 설계하는.신 그런데 이번 시즌 릭 오웬스 쇼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건 맞는데, 파리 패션 위크의 최첨단에 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백 한때는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너 나 할 것 없이 릭 오웬스를 입던 시절이 있었어요. 굉장히 구조적인 디자인을 많이 했어요. 허리선이 강조되고 주름 잡힌 치마 같은 것. 파워 숄더를 강조했던 발망과 양대 산맥을 이루었죠. 다들 그런 형태를 좋아했어요. 릭 오웬스는 자기 세계가 확실한 디자이너 같아요. 그걸 고수하면서 건축 같은 영역으로 자기 세계를 넓혀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신진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려고 애쓰는 데 반해서, 릭 오웬스는 자신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새로운 신진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려고 애쓰는 데 반해서, 릭 오웬스는 자신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신 아내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래서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자기 세계에서 자기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지도.백 릭 오웬스는 유명한 사랑꾼이죠.신 패션은 도시에서 피어나는 꽃. 파리는 파리 패션 위크 때마다 새롭게 태어난다.권 지금 시 쓰시는 거예요?신 이언 칼럼 같은 자동차 디자이너는 재규어라는 자동차와 런던이라는 도시를 함께 생각하면서 디자인을 하거든요. 런던이라는 오래된 도시의 거리를 재규어처럼 미래적인 디자인의 자동차가 다니는 장면. 단순히 자동차 자체만 디자인하는게 아니라 도시의 풍경까지 디자인한다는 말이죠. 파리 패션 위크는 파리라는 도시 전역에서 열리잖아요. 쇼에 갈 때마다 우리는 파리라는 도시와 그 안의 수백 년 된 건축물이 패션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도 파리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런 파리는 처음이었거든.루이비통오후 2시 30분권 저한텐 루이비통이 이번 파리 패션 위크 최고의 쇼였어요.신 왜요?권 이번 시즌 루이비통은 육해공을 오갔던 것 같아요.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땅 위로 올라왔다가. 잠수부의 다이빙 슈트 같은 느낌. 머리 역시 물에 홀딱 젖은 듯한 분위기.백 남자 모델들의 머리가 다 촉촉하게 젖어 있었던 게 참 예쁘더라.권 이런 디테일까지 잡아낼 수 있는 게 루이비통이라는 빅 브랜드의 저력 같아요. 여유가 있으니까 이런 작은 요소에까지 공을 들일 수 있는 거죠. 액세서리에, 선글라스에, 디테일이 전부 살아 있었어요. 남자 모델들이 터틀넥을 겹쳐 입었잖아요. 거기에 LV라고 작게 로고가 쓰여 있는 것까지도 너무 귀엽더라.신 다들 발렌티노의 V.L.T.N 로고는 과하게 느꼈는데, 루이비통의 LV 로고는 귀엽게 느끼는 이유가 뭘까요?권 구찌도 ‘GUCCI’라고 크게 쓰잖아요. 거부감을 덜어내기 위해서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도 하고.백 발렌티노도 그래서 네 글자 이니셜로 줄인 걸 텐데. 나는 우리가 루이비통에 대해 팬심을 가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지금 패션계는 루이비통을 전에 없이 사랑하고 있다는 거죠. 게다가 스타일링을 좀 잘해야 말이죠. 지난 2017F/W 파리 패션 위크를 뒤집어놓은 루이비통×슈프림 이후로 스타일링을 너무 센스 있게 하니까 사랑할 수밖에요.신 이번 2018S/S도 큰 틀에선 이전 시즌의 연장이더군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외부 전문가가 스타일링에 참여했던 것 같고.백 루이비통 남성복 디자이너 킴 존스의 진정한 능력은 그렇게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이끌어내는 데 능하다는 것 같아요. 킴 존스가 그렇게 발이 넓대요.신 킴 존스한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함이 제격인 듯.백 루이비통은 발렌시아가와는 또 다르게 트렌디했던 것 같아요. 발렌시아가가 일상에서 아빠 패션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했다면, 루이비통은 젊은 남자의 옷인데 뻔하지 않죠. 오히려 새롭게 트렌디해요.신 권지원 에디터가 지적한 것처럼 이번 시즌 루이비통은 육해공을 오갔잖아요. 지금 서울 DDP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와 연결되는 지점도 있었어요. 루이비통은 여행이라는 자기 브랜드의 DNA를 놓지 않고 끌고 가고 있구나.백 정말 쇼를 보는 동안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어요.권 백팩들이 참 귀엽더라.신 귀여운 것투성이.백 음악은 드레이크였다는. 드레이크가 이번 시즌 루이비통 쇼를 위해서 곡을 만들었어요. ‘Signs’.신 (흥얼흥얼) Ta keiteasy, easy, easy, easy권 그런데 타이가를 프런트 로에 앉혀놓고 드레이크 노래를 틀다니, 킴 존스도 너무했어.백 타이가의 광팬인 지원 선배. 하지만 드레이크가 더 핫하니까.권 타이가도 핫하다고!신 (흥얼흥얼) Ta keiteasy, easy, easy, easy.권 타이가는 요지 야마모토 쇼에도 왔더라. 요지도 좋아하나, 너무 궁금해.신 여러분, 루이비통 쇼의 프런트 로엔 공유 배우도 앉아 있었다고요. 공유 배우는 아시아 남성으로는 처음 루이비통 앰버서더로 쇼를 본 거라고 하던데. 둘이 너무 관심들 없는 거 아닌가요? 현장에서도 공유 배우한텐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둘 다 스테파노 필라티한테만 정신이 팔려 있더니. 공유 배우도 루이비통 앰버서더야. 백진희 에디터는 함께 롬복까지 가서 루이비통×슈프림으로 커버 스토리까지 찍었는데 너무 관심이 없는 거 아닌가.권, 백 (합창하듯) 스테파노 필라티잖아요. 그런 행사장엔 거의 안 나타나는 디자이너라고요. 스테파노 필라티를 직접 봤어. 우리 옆에 서 있었어. 너무 멋있었어.신 (졌다) 스테파노 필라티가 멋지긴 하더라. 세상에서 가장 옷 잘입는 남자라는 형용사가 왜 붙었는지도 알겠고. 그나저나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루이비통 쇼가 중반의 하이라이트였던 듯. 방점을 딱 찍어줬달까. 프런트 로에 유명인도 가장 많이 앉아 있었고. 스테파노 필라티, 타이가, 그리고 공유.권 스타일링의 핵심은 LV라는 로고가 새겨진 간결한 터틀넥 톱이었던 듯해요.백 킴 존스도 터틀넥 톱을 입고 나왔더라.신 이번 쇼에서 LV 터틀넥 톱이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 싶네요.권 밋밋했겠죠.백 루이비통의 세련됨은 이런 작은 포인트에 있는 것 같아요. 터틀넥 톱이 LV 로고가 없이 나왔어도 밋밋했을 거야.권 목 길이가 너무 높았어도 답답했을 거야. 목의 3분의 1만큼만 덮는 디자인이 완벽했어.신 너무 길지도 너무 과하지도 않은 딱 그만큼을 찾아내는 루이비통의 탁월한 상업적 감각.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다들 루이비통×슈프림을 사려고 그렇게나 줄을 서는 게 아닐까.GmbH오후 4시권 개인적으로는 루이비통과 함께 최고였던 쇼가 GmbH였어요.신 처음엔 쇼가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인 줄 알고 갔었는데. 아랍 문화원이라는 곳. 파리라는 곳과는 다소 이질적인 이슬람 사원 같은 분위기. 쇼를 하는 방식도 특이하더라. 신장개업하듯 쇼를 한번 보여주고 나면 다들 썰물 빠지듯 쇼장을 빠져나가는 식이 아니라, 시간대를 정해놓고 소수의 사람들을 모아서 쇼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방식이었죠.권 쇼도 아니고 프레젠테이션도 아닌. 그들도 새로운 쇼의 방식을 고민했던 거죠.백 이번이 GmbH가 파리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두 번째 쇼였대요. 파리 컬렉션 입장에서 보자면 신인 브랜드인 거죠. 그만큼 신선했고.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고.신 원래 독일 베를린 브랜드 아닌가요?권 특이한 건 특정 디자이너가 이끌고 있는 게 아니라 집단 창작을 한다는 거예요.백 두 사람이 설립했고, 지금은 집단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죠.권 GmbH가 처음 이목을 끌기 시작했던 게, 이들의 첫 번째 룩북에서 스테파노 필라티가 모델로 등장했기 때문이었어요.신 또 스테파노 필라티. 공유를 압도하는 인기라니. 이번 시즌에도 스테파노 필라티가 쇼 무대에 모델로 선 것 같던데. 우리가 본 세션에선 아쉽게도 등장하지 않았지만. 아마 다른 시간대였던 것 같아요.권 게다가 요즘 패션계를 선도하고 있는 잡지가 있거든요.신 ?권 말고. . 가 힘을 실어주고 있는 브랜드도 GmbH예요.신 요즘 파리 패션계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베를린 브랜드라는 거네.백 게다가 이번 쇼의 주제가 ‘유럽 엔드리스’였잖아요. 초대장에도 쓰여 있었죠. GmbH는 유럽의 유토피아적 비전을 쇼를 통해 제안하고 싶었대요. 유럽 안에선 경계나 한계가 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거죠.신 공간부터가 메시지였네요. 아랍 문화원. 그러고 보니 우리가 파리에서 패션 위크를 취재할 때 샹젤리제에서 테러가 있었잖아요. 심지어 우리가 현장에 있었고. 총알이 빗발치는. 17 대 1로.백 그만하시고요. 안 그래도 파리에 간다니까 다들 테러 조심하라는 얘기부터 하더라고요.신 그런 삼엄한 유럽의 분위기 속에서 GmbH는 다양한 유럽을 보여주려고 했구나.백 쇼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무대에 섰잖아요.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 다양한 인종, 아빠와 아들까지. 유토피아적이었죠.신 우리가 쇼장으로 올라갈 때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던 아빠와 아들이 모델로 무대에 섰더라.백 옷도 소재와 디자인이 모두 다양했어요. PVC 소재의 옷도 여전했고.요지 야마모토오후 5시 30분백 둘째 날은 요지 야마모토를 입었는데, 정작 나만 요지 야마모토 쇼를 못 봤네요.신 솔직히 얘기할게요. 요지 야마모토 팬이라면 안 보길 잘한 건지도. 난 좀 힘들었어.권 아쉬웠죠. 요지 야마모토와 레이 가와쿠보는 지금 일본 디자이너들이 파리에서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해준 선구자들이거든요. 요지 야마모토는 원래가 고딕한 옷을 잘 만들고. 검은색을 주로 활용하면서 약간 치렁치렁한 느낌의 디자인을 해왔죠.백 그날 제가 입은 옷도 검은색이었고 등은 박쥐처럼 생긴 거였죠.신 이번엔 그런 고딕한 느낌이 조금 과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솔직히 쇼 후반부엔 귀곡산장에 온 줄.권 가슴이며 등에 처녀 귀신 같은 괴기스러운 프린트를 한 옷이 등장하면서 다들 당황했죠. 그것도 한두 착장이 아니고 계속해서 이어졌으니.신 일본 여배우 고이케 에이코를 아티스트 사이토 유스케가 그린 거라던데. 이나 같은 드라마에 나왔던 일본 여배우. 글쎄. 압권은, 한글로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쓰여진 넥타이가 등장했을 때였어.백 오 마이 갓.신 오 마이 갓이 아니라 나무아미타불이었다고.권 요지 야마모토는 적절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게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혹은 굉장히 좋은 조력자나. 아무도 요지 야마모토 앞에선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게 아닐지.신 이번 쇼는 젊은 스태프들과 협업도 많이 한 걸로 알고 있어요. 다만 요지 야마모토가 브랜드의 세세한 디테일까지 모두 통제한다는 얘기는 들었던 것 같아요. 브랜드가 이어지려면 새로운 디자이너를 통해 새롭게 해석되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우리가 이제까지 얘기 나눈 발렌시아가나 발렌티노가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쳐서 새로 태어난 브랜드고. 요지 야마모토는 여전히 고딕한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느낌이랄까.백 그렇지만 요지 야마모토가 마이 웨이를 계속 갈 수 있는 저력도 대단한 것 같아요.권 맞아. 타이가도 왔었으니까.신 또 타이가 타령. 쇼장에서 느낀 건, 요지 야마모토에 대한, 특히 일본 프레스들의 존경심만큼은 대단하다는 거였어요. 전설인 거죠. 요지 야마모토가 자서전에서 했던 말이 어쩌면 이번 쇼를 이해하는 키워드 같기도 해요. “나는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난 미래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정확하겐, 나는 미래를 믿지 않는다. 내가 내일 여전히 존재할 거란 믿음이 없다. 동시에 나는 과거를 회고하는 것도 혐오한다.” 미래를 창조하고 싶은 야심도, 과거를 회상하고 싶은 향수도 거부하는 일본 패션계의 전설한테 지금 유일하게 확실한 건 죽음뿐이지 않을까. 그런데 요지 야마모토가 생각하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 같아. 환생. 새로 태어나는 거지. 쇼에서 보여준 옷들은 다시 생각해보면 생로병사였던 것도 같아. 결국 끝에는 죽음이 있고 다시 태어나는 거고. 마지막에 요지 야마모토가 건재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할 때, 그건 과거의 요지 야마모토가 아니라 이번 쇼로 다시 태어난 새로운 요지 야마모토였던 거지. 이렇게 해석하면 너무 문학적인가.권 나무아미타불.드리스 반 노튼오후 7시권 그러고 보니 드리스 반 노튼 쇼에선 휴대용 선풍기를 줬네요. 릭 오웬스 쇼에선 부채였고.신 그날이 파리 삼복더위의 절정이었으니까. 게다가 드리스 반 노튼 쇼가 열린 공간이 특이했거든. 파리를 대표하는 좌파 신문 ‘리베라시옹’이 2015년까지 사무실로 썼던 공간인데 구조가 아주 특이해요. 차가 다니는 경사면 도로를 따라 주차장을 거쳐서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게 돼 있는 나선형 구조. 꼭대기에선 파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정말 자유가 느껴진달까. 드리스 반 노튼은 모델들이 무려 건물의 4개 층에 5개 방을 모두 오가면서 워킹을 하게 런웨이 동선을 짰어.권 뭔 일이야? 워킹이 아니라 클라이밍인 줄.신 우리도 그 사무실 중 하나에 앉아 있었잖아요. 그것도 꼭대기 맨 끝 방. 그래서 모델들이 다들 지쳐 보였나?권 편집장님은 드리스 반 노튼에서 강한 인상을 못 받았다고 그랬어요. 쇼장에서.신 그랬지. 앞선 쇼들에 비해 뚜렷한 특징이 없어 보였어. 아미의 젊은 현실성, 릭 오웬스의 퍼포먼스, 루이비통의 얄미운 상업성, GmbH의 유토피아적 메시지, 하다못해 요지 야마모토의 기괴함까지 모두 강렬했는데, 드리스 반 노튼에선 뭔가를 찾아내기가 어렵더라고.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색과 형 모두 평이해 보였고. 지난 시즌 드리스 반 노튼에 대한 평가도 특징이 없다는 거였어요. 특유의 길이가 긴 더블브레스트 재킷은 이번 시즌에도 다시 등장. 그렇다고 GmbH처럼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브랜드도 아니니 전반적으로 쇼가 무채색으로 느껴질 수밖에.권 체력의 문제는 아니었고요?신 (울컥) 중년이라고 놀리는 거냐?권 저는 좋았어요. 전 파리 컬렉션 안에서 드리스 반 노튼도 르메르처럼 색을 잘 쓰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시즌에도 역시나 색을 참 잘 썼어요. 뭐랄까, 대지의 색 같았어요. 나무의 요정, 흙의 요정, 뭐 이런 게 생각났죠.신 르메르의 색은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잖아. 그런데 드리스 반 노튼은 그보단 탁해.권 그게 왜 그런지 아세요? 르메르는 기본적으로 원색에 흰색을 섞어요. 반면에 드리스 반 노튼은 원색에 검정을 섞어요. 그래서 제가 대지의 색이라고 한 거고. 그래서 무겁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역시 색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건 변함이 없죠.백 제가 쇼에는 못 갔지만 드리스 반 노튼을 즐겨 입었던 사람으로서 덧붙이자면....신 백진희 에디터는 도대체 안 입어본 옷이 있나요?백 없어요. 저도 권지원 선배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드리스 반 노튼은 색을 고급스럽게 써요. 르메르는 흰색 베이스가 많죠. 그래서 청량해 보이고. 반면에 드리스 반 노튼은 소재와 컬러를 더 다양하게 쓰고 색에도 더 깊이가 있죠. 내공이 있는 디자이너인 거죠. 다만 자극적이진 않죠. 루이비통으로 자극받고 드리스 반 노튼을 봤으니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요.신 요지 야마모토로 자극받은 직후였다니까.백 저는 드리스 반 노튼의 F/W 컬렉션을 더 좋아해요. 더 깊은 색감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드리스 반 노튼은 질리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어요. 지금은 발렌시아가와 루이비통이 핫할지 몰라도. 또 르메르와 드리스 반 노튼은 함께 입어도 묘하게 잘 어울려요.신 두 분한테 설득당하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 같네요.백 그런데 드리스 반 노튼은 왜 신문사 사무실에서 쇼를 했을까요?권 그러고 보니 저널리스트들의 옷차림 같은 분위기가 있었어. 클래식한. 큰 주머니가 있는 셔츠 같은 것들.신 그렇게까지 얘기하니까, 저널리스트 신기주 씨는 드리스 반 노튼이 좋아지네. 쇼장에서 흐르던 음악은 참 좋았어요. 마일스 데이비스.백 루이비통에선 드레이크가 흐르는데, 드리스 반 노튼에선 마일스 데이비스라니. •••••DAY 323 - FRI JUNE—준지오후 1시백 준지 프레젠테이션에 갔더니 포토그래퍼 홍장현의 사진이 있더라고요.신 사진 앞에 모델까지 서 있었어. 프레젠테이션 방식이 베트멍보다 한발 더 나아갔달까백 뎀나 바잘리아와 정욱준의 고민이 같았던 거죠. 전 홍장현 사진가에게 파리 패션 위크에 가면 본인 사진이 있을 거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갔는데, 알고 갔어도 신선했어요. 홍장현의 사진을 통해 옷의 무드를 느끼고, 모델들을 통해 직접 옷을 접하고.권 뎀나 바잘리아의 베트멍은 바로 그 부분을 놓쳤던것 같아요. 사진만 있으면 옷이 보이긴 해도 옷을 느낄 순 없잖아.백 요즘 많은 브랜드가 패션쇼를 중단하고 더 나은 소통 방식을 찾고 있잖아요. 준지는 그런 면에서 분명 좋은 답을 찾은 것 같았어요.신 난 프레젠테이션장에 들어서자마자 잡지 지면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았어요. 홍장현 사진가의 화보가 늘어서 있는. 게다가 모델들이 진짜 옷을 입고 서 있어서 그들과 홍장현의 사진을 함께 놓고 사진 찍기에 바빴지. 보통 사람이라면 다음 행동은 당연히 SNS에 사진을 올리는 거겠죠. 패션을 보여주는 런웨이 쇼의 장점과 잡지 화보의 장점과 소셜 미디어의 장점을 훌륭하게 결합해냈다는 거죠.권 어쩐지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더라.신 다른 쇼에서도 정말 열심히 찍었다고. 편집장이라는 이유로 내가 프런트 로에 앉는 경우가 많잖아. 사실 현장을 뛰는 에디터들이 더 가까이에서 옷을 봐야 하는데. 어쨌거나 내 의무 중 하나가 사진을 열심히 찍는 거지. 그런데 쇼장에서 사진을 찍다 보면, 착장 하나당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몇 초밖에 안 된다는 게 느껴져. 모델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가는 데는 1초나 걸리려나. 마지막에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겨우 몇 초지. 그걸 소셜 미디어에 올리느라 여념이 없는 거고. 그런데 준지 쇼에선 정말 원하는 만큼 옷을 접할 수 있었어. 화보를 통해 무드도 느낄 수 있었고.권 하지만 저는 피렌체 피티 워모에서 열렸던 준지 쇼만큼 강렬한 인상은 못 받았어요. 피티 워모에서 준지 쇼는 그야말로 웅장하고 화려했거든요.백 이번에는 옷을 보여주려고 했다기보단 옷을 보여주는 방식에 집중했다는 인상을 받았네요. 분명 앞서갔고.신 어쨌든 현장에서 정말 오랜만에 정욱준 선생과 인사도 했네요. 10년 만이던가. 인사치레가 아니었고 정말 세월이 거꾸로 간 줄. 젊어지셨더라.권 준지는 이제 유럽 패션계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오후 5시신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내가 놓친 쇼는 전부 재미있었던 것 같아. 억울하다.백 꼼데가르송 쇼는 정말 무도회장 같았어요.권 쇼 보러 가서 놀다 온 느낌.백 정말 파리 패션 피플은 다 왔더라고요. 카린 로이펠트, 고샤 루브친스키, 편집매장 브로큰암의 바이어. 런웨이가 아니라 무도회장처럼 무대를 꾸며놓았더라고요. 모델이 하나씩 나와서 걷는 게 아니라 그냥 무대 위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거. 흐느적흐느적. 그런데 춤은 못 추더라. 몸치들처럼.신 영상을 보니까 콜라텍 같은 느낌이던데.권 맞아요. 딱 콜라텍.백 여기에 다들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더라고요. 나이키와 꼼데가르송의 컬래버레이션이야 오래된 일이니까.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쇼적인 요소가 가장 강했던 게 꼼데가르송 쇼가 아니었나 싶어요.권 유명 DJ 프레드릭 산체즈가 선곡한 디스코 음악이 나왔거든요.백 역시 이번에도 꼼데가르송 쇼의 주특기인 벨벳과 패치워크가 줄줄이 나왔고. 인형까지 나왔더라. 쇼 분위기가 옷을 압도해버렸어요. 진지하게 앉아서 옷에 대해 크리틱하기 이전에 쇼 자체를 즐겨버리게 되는. 꼼데가르송 쇼는 패션쇼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다들 패션쇼를 탈피하든 재해석하든 하려고 애쓰고 있을 때, 패션쇼가 주는 감정이야말로 본질이라는걸 보여줬달까요. 패션쇼의 형식 자체가 문제가 아닌 거죠. 브랜드는 옷을 보여주고 관객은 앉아서 보고 품평한다는 형식에 갇혀서, 패션쇼가 전달해야 하는 진짜 감정과 느낌을 놓치고 있다는 걸 말해준 것 같아요. 그래서 동선도 없이 모델들한테 뛰어놀라고 한 거고. 그래서 꼼데가르송이 보여주려고 했던 활기찬 느낌 자체를 전달해주는 데 성공한 거고.권 정말 쇼였어.백 그렇게 춤추게 만든 게 전략적인 측면도 있었어요. 옷에 달린 스팽글이 모델들이 춤을 추면서 연신 반짝였거든요. 옷을 보여주는 최선의 방식이었던 거죠. 콜라텍이. 그냥 걷기만 했다면 그런 느낌을 못 줬을 거예요.권 꼼데가르송은 늘 이렇게 위트가 있어요.벨루티오후 8시신 난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벨루티 쇼가 가장 좋았어요. 이번 패션 위크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해요. 편집장으로서만이 아니라 남자 패션 소비자로서도 이번에 벨루티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게 즐겁고.권 이미 편집장님이 벨루티 팬인 건 알아버렸고요. 물론 우리도 벨루티가 좋았어요. 마지막 저녁 쇼였는데, 하루를 우아하게 마무리하는 느낌이었달까요.신 하이더 아커만이 말하는 고독하고 관능적인 남자한테 어울리는 시간대와 공간이었지.백 하이더 아커만의 두 번째 벨루티 쇼였잖아요. 지난 2017F/W는 아무래도 하이더 아커만의 색깔이 전부 드러나지는 않았던 것 같고. 그런데 이번엔 제대로였어요.신 초현실주의 패션 사진의 대가로 불리는 어윈 블러멘펠드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더라. 어스름이 드리우는 파리 조폐공사 앞마당이 자아내는 공간적 분위기가 어윈 블러멘펠드의 사진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었어요. 특히 모델들이 앞마당의 사방에서 빠르게 걸어 나왔다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모델들이 걸어나오면서 서로 교차하는 모습은 어윈 블러멘펠트의 사진처럼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있었어.백 전 벨루티 쇼를 보고 나서 LVMH가 마침내 에르메스와 대적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갖게 됐구나 싶었어요. 하이더 아커만을 벨루티 수장으로 선임할 때부터 기대가 컸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게다가 에르메스 특유의 세련된 색감과 우아한 스타일에다 벨루티는 한 가지가 더 있거든요.신 관능.백 벨루티는 섹시해요.신 이번 벨루티 쇼엔 LVMH의 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한 것 같더라.신 루이비통 쇼가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LVMH 그룹의 하이라이트였다면, 벨루티 쇼는 피날레 같았다는 느낌. 벨루티를 만든 올가 벨루티 여사까지 와 있었으니까. 파리 패션계의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 같더군요.백 이번 벨루티 쇼의 백미는 여자 모델 스텔라 테넌트와 남자 모델 핀레이 데이비스가 똑같이 검은 가죽 재킷에 흰 바지를 입고 나란히 워킹하는 순간이었어요. 정말 베스트 룩. 아름다웠어요. 하이더 아커만과 벨루티는 우아함이 무엇인지 알아요. 저는 하이더 아커만 쇼의 옷은 하이더 아커만이 누군가에게 입히고 싶어서 만든 옷이고 벨루티 쇼의 옷은 가장 하이더 아커만스러운 옷이 아닐까 생각했어요.신 난 모델들이 신고 나온 가죽 플랫 슬리퍼가 눈길을 끌더라. 벨루티의 간판인 알레산드로 구두를 재해석해서 만든 거거든. 난 그게 하이더 아커만이 벨루티를 재해석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점잖은 알레산드로 구두를 자유분방하고 일탈적인 가죽 슬리퍼로 재해석한 것. 정말 편안해 보이는 트랙팬츠와 어우러져서 더 자유롭게 느껴졌어요. 벨루티 특유의 첼시 부츠도 여러 번 등장했고.권 지난 시즌엔 다소 조심스러워했던 것 같아요, 하이더가. 이번엔 자신감 있게 자기식대로 벨루티를 해석해냈더라고요.백 벨루티 쇼는 고요했어요. 파리 조폐공사 앞마당이라는 큰 무대였는데도 모두가 침묵하면서 쇼를 봤어요. 그게 우아함의 힘 같달까.권 쇼가 끝난 다음 앞마당의 정중앙에 모여서 모델들이 도열할 때, 웅장한 느낌까지 있더라.신 편안한 트랙팬츠와 캐시미어 코트에 가죽 슬리퍼를 더한 조합도 참 좋더라. 정말 무심한 듯 시크하게, 편안한 듯 우아하게. 게다가 색을 쓰는 것도 에르메스나 드리스 반 노튼 못지않게 우아하던데. 무엇보다 벨루티의 첼시 부츠나 알레산드로 구두와 함께 맞춰놓으니까 관능적이고. 검은색과 회색이 배합된 토트백은 정말 갖고 싶더라.백 편집장님이 벨루티와 사랑에 빠지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