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 씨 무슨 생각 하세요?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이 인터뷰는 하나도 안 웃긴다. | Man at His Best,유병재,블랙코메디

“유병재다!” 할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어제 끝난 공연 반응은 어땠어요?홍성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낙타색 스웨터 서던 업랜즈 셰틀랜드. 베이지색 셔츠 코스. 갈색 코듀로이 팬츠 빅 유니온 by 오쿠스. 흰색 스니커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친구는 몇 명 있나요?남색 건지 스웨터 르 트리코쳐. 흰색 셔츠 코스 남색 건지 스웨터 르 트리코쳐. 흰색 셔츠 코스YG에서 제안이 왔을 때 어땠나요?검은색 와이드 팬츠 로우 투 로우. 흰색 스니커즈 나이키 검은색 와이드 팬츠 로우 투 로우. 흰색 스니커즈 나이키언젠가 인기가 떨어질 거라고도 생각합니까?세상에 도움 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까?10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남색 하이넥 니트, 흰색 셔츠, 아이보리색 팬츠 모두 맨온더분. 흰색 스니커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남색 하이넥 니트, 흰색 셔츠, 아이보리색 팬츠 모두 맨온더분. 흰색 스니커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스스로를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나요?유병재는 삐딱한 사람인가요?비는 시간엔 무엇을 하나요?이 인터뷰가 끝나면 무엇을 할 건가요? 베이지색 스웨트 셔츠, 검은색 팬츠 모두 올세인츠. 흰색 스니커즈 나이키어제 첫 단독 공연이 끝났어요. 어땠어요?정말 만족스러웠어요. 보통 소극장 공연이 더 힘들다고들 말씀하세요. 그게 어떤 건지 알았어요. 소극장은 한 200석 정도 되니까 맨 뒷사람 표정까지 다 보여요. 어떤 농담이 썰렁하면 바로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재미있으면 훨씬 더 신나기도 하고.공연 이름이 블랙코미디인 이유가 있겠죠?코미디에는 즐거움 이외에 몇 가지 감정이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슬픔, 분노, 찝찝함, 불쾌함 같은 감정이 들어갈 수 있겠죠.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걸 좋아했어요. 약간 ‘웃어도 되나?’싶은 기분이 드는 코미디를. 제가 뭔가를 하면 어릴 때부터 그런 반응이 오기도 했고요. ‘블랙코미디’라는 게 제가 하는 코미디를 잘 설명해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었어요.어떻게 무대에까지 서게 된 거예요?처음부터 같이 할 생각이었어요. 서구권 코미디언은 대본과 연기를 함께 해요. 남이 써준 농담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처음 활동을 시작한 게 언제죠?2011년일 거예요. 전역하고 개그맨 시험 준비하다 떨어지고 바로 시작했어요.방송국 쪽은 안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내가 열심히 해도 합격하기는 힘들 거라고 자평했어요. 제작 자체를 좀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대본이나 이야기를 만드는 데 더 재미를 많이 느꼈어요.하긴 대본 쓰기와 연기를 동시에 하는 건 기존 제도권에선 조금 힘들었을 것 같아요.그리고 여러 사람이랑 뭔가를 만드는 데 별 자신이 없더라고요. 개그맨 시험 준비하며 느꼈는데, 내가 많은 사람들과 회의하고 결과물을 내보내는 데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결국 내가 쓰고 내가 해봐야겠다, 콘텐츠를 혼자 제작해야겠다 싶었어요.그게 잘된 경우죠?때가 잘 맞았어요. 운이 좋았죠.그걸 운이라고 생각하나요?그때 UCC를 찍어서 알려졌어요. 전 아직도 영상 편집을 잘 못하는데 요즘은 잘하시는 분이 너무 많아요. 중학생들도 프로처럼 잘해요. 그런데 2011년엔 UCC를 만드는 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잘하시는 분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 했다면 주목받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웃음을 만드는 데엔 어떤 재능이 필요할까요?주관적인 의견인데, 삐딱하게 봐야 하는 것 같고, 좀 까칠까칠한 면도 있어야 하는 것 같고, 배배 꼬인 면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절대 조건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기 자신을 소재로 쓸 수 있어야 하고요.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는 용기?용기라기보단 포기라고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고루한 이야기지만 웃음을 가볍게 보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남을 웃기는 직업이 가벼워 보일 수 있어요. 코미디언들이 스스로를 가볍게 여기거나 자학할 때도 있고요. 하지만 이 직업에 대한 긍지를 조금은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우스워지고 망가지고 부족해 보이지만 웃음을 만드는 행위 자체를 비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나를 낮춰도 남을 웃길 수 있다면 상관없나요?아마 모든 코미디언이 그럴 거예요. “저는 키 작은 거 하기 싫은데”, “못생긴 거 싫은데” 그런 분은 거의 없을걸요.본인은 시각이 삐딱한 편인가요?남과 다르게 보려는 노력을 많이 하긴 해요. 성격에도 불만과 화가 좀 있는 것 같네요.불만과 화가 많은 사람이 대중 앞에서 일을?저뿐 아니라 현대인이 다들 불만과 화를 쌓고 있지만 대중 앞에서 접객과 감정 노동을 하잖아요. 다들 하는 것처럼 저도 하는 것 같아요.지금 고민이 있나요?공연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무사히 마쳐서 지금은 큰 고민이 없어요. 오랜만에 후련해요.공연 전날까지는 고민했어요?그럼요. 문 열고 나가기 직전까지, ‘아, 이거 괜찮을까? 재미있을까? 문제 되지 않을까?’문제 될 이야기가 있었어요?나름 자기 검열이 엄격한 편이지만 결과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평가로 되는 거니까, 불안한 면이 있긴 하죠. 문제가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거니까요.스스로 꼽는 좋은 코미디언의 조건이 있나요?전에 적어둔 게 있어요. 취향과 실력과 방향성. 누구나 그래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취향이 중요해요. 나만의 독특한 취향이면서도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을 정도의 호환성을 갖춰야 하는 것 같아요. 실력도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고. 나는 어떤 코미디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이나 기준도 확실히 있어야 할 것 같아요.본인의 취향은 어느 쪽이에요?글쎄요, 취향이라는 단어는 너무 넓어서. 음악은 힙합 좋아했는데 요새는 가리지 않고 다 듣고요. 프로레슬링도 좋아하고.프로레슬링은 왜 좋아해요?프로레슬링은 누가 봐도 쇼예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꾸며져 있어요. 그 드라마틱을 극대로 끌어올린 거예요. 말도 안 된다고 볼 수도 있는 그 작위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에서 뮤지컬도 좋아요. 쇼적인 면모가 재미있어요.재미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재능이 있을까요?시작은 관찰력일까? 아니, 관심받고 싶은 마음인가 싶기도 해요. 그걸 재능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남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 저 같은 경우는 그랬어요.남을 웃겨서 관심을 받고 싶었던 거예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좋아하는 게 좋아서?그렇죠. 애정 결핍이라고 해야 되나.지금은 만족하겠네요?아, 그럼요. 저는 꿈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지금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코미디언으로 살다 보면 내가 진지하게 이야기해도 상대방이 ‘풉’ 하는 경우가 생기나요?제가 사석에서 별로 재미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되게 진지한 사람이라서 평소에도 그렇게 농담을 많이 하지 않아요. 흥이 나서 농담을 하는 성격은 아니에요.스스로 꼽는 인기 비결이 있나요?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운이 되게 좋았어요. 시기적으로도 잘 맞았고요. 정말 부족한데 그 부족한 부분을 보기 편하다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운이라고 하기엔 수많은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한국 연예계에서 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뜨겁게 오래 있던 게 아니라 저공비행하듯 조용하게,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지냈죠.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긴 했지만. 저는 어떻게 보면 코미디라는 걸 만들어서 납품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를 왜 좋아하는지를 항상 파악하려고는 해요. 추측해보면 만만하거나 부족해 보여서 그런 거 아닐까 싶어요. 잘났고 위화감 느껴지는 대상이 아니라, 지나가다 볼 것 같은 그런 모습. 친구도 없고 돈도 별로 없어 보이고.친구는 몰라도 돈이 없진 않을 것 같아요.진짜 없지 않기만 해요. 돈이 좀 있으면 그것도 농담 소재로 쓰겠는데. ‘내가 거지야’라는 건 거짓말이겠죠. 딱 거짓말이 아닐 정도로만 있어요.오늘도 그렇고,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자기 검열이라는 말을 썼어요. 오늘도 모든 대답이 신중하고 겸손해요. 오늘 보여준 모습도 자기 검열의 일부인가요?건방지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자기 실력에 안주하면 안 돼요. 가끔 아무 판단도 안 될 때가 있어요. 어떤 걸 쓰다가 ‘뭐가 재미있는 거야?’ 같은 생각이 들면 진짜 멀었구나 싶어요. 처음엔 ‘아, 나 되게 잘한다’ 하는 치기 어린 생각도 했어요. 그런 생각이 조금씩 줄어들어요. 정말 잘하시는 분이 너무 많아요.누가 잘하세요?모두 진짜 너무 잘해요. 쓴 책에서 이런 비유를 했어요. 코미디언들은 서울의 부동산 같다고. 겉은 비리비리해 보여도 속을 보면 억 소리 나는 고수들이에요. 별거 아니고, 우습고, 저렴해 보여도 정말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본인도 서울의 부동산 중 일부가 됐네요.그랬으면 좋겠죠.가장 겁내는 건 뭐예요?‘나도 모르게 악영향을 끼치나?’라는 생각을 해요. 코미디로든 제 인생으로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직업이니까요?그런 면이 있죠. 그래서 자기 검열을 하고. 코미디라는 게 어떻게 보면 원죄라고 표현할 만큼 한 포인트만 삐끗해도 남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늘 조심하려 노력해요.저도 섹스 칼럼을 쓰는 입장이라 거기 빗대보니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섹스가 가장 재미있는 코미디 소재이기도 할까요?아직 많이 못 해봐서요. 섹스라는 소재로 코미디를요. 모두 아는 내용이니까 좋은 소재인 것 같긴 해요.섹스를 많이 못 해보셨다는 걸로 듣고 흠칫했어요. 그건 아닌 거죠?뭐 그냥.-인터뷰의 사진은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에서 진행하는 ‘무언의 인터뷰(EIN INTERVIEW OHNE WORTE)’ 형식을 차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