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예술적 상상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7 링컨 리이메진 프로젝트 (Lincoln Reimagine Project™)의 초대 작가 장성 교수를 신사동 링컨 매장에서 만났다. 링컨 컨티넨탈의 아름다움이 조금 더 풍성해졌다.

링컨과 장성 작가의 리이매진 프로젝트

2017년 링컨의 리이매진 프로젝트 <공존(共存)> 전시는 신사동 링컨 전시장과 삼청동 공근혜 갤러리에서 같이 열렸다. 장성 작가의 작품도 상호 보완적이다. 링컨 전시장의 작품은 컨티넨탈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설치였다. 공근혜 갤러리에는 컨티넨탈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빨간색 고래 두 마리가 유영하고 있었다. 이 모든 공간과 장성 작가의 작품으로부터, 링컨 컨티넨탈은 새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같이 얻었다.

링컨, 모비 - 에스콰이어

링컨, 모비 - 에스콰이어

장성 작가는 누구?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걸출한 산업 디자이너이면서 순수 예술 작업을 병행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음악 작업도 한다. ‘모비’라는 이름의 작은 모듈을 무한에 가깝게 확장하는 식의 작업으로 때론 고래를, 때론 집을, 때론 샹들리에나 테이블을 만들었다. www.sungjanglabora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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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전시장에 있는 컨티넨탈은 당신의 작품, 수만 개의 모비(Mobi)로 둘러싸여 있다. 보호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컨티넨탈이 작품의 일부 인 것 같기도 하다.

고민이 많았다. 링컨과는 두 개의 전시를 하기로 돼 있었다. 그래서 의도와 목표가 각기 다르다. 이 전시장은 비즈니스의 맥락 위에 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은 작품을 감상하러 오는게 아니라 차를 고르러 오는 거니까, 차를 가장 돋보 이게 하고 싶었다.

작가로서 링컨에 많이 양보한 건가?

나는 작가이기도 하고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꼭 나를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저 작은, 85mm짜리 조각 하나에 모비(Mobi)라는 이름을 붙였다. 허먼 멜빌이 쓴 소설 <모비딕> 과 관련이 있나?

관련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고래와 관련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작은 모듈들의 시작점과 끝점이 얼마나 다를 것인가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렇다면 가장 익스트래버 전트(extravagant)한, 아 이게 정확한 한국어를 찾기가 힘들다. 말하자면 화려함. 차라리 ‘빠방함’이라고 하면 제일 맞는 느낌이다. ‘와 우 팩터(사람을 흥분시키는 요소)’가 충만한 생명체로 진화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 고래가 생각났다.

압도적인 양감, 환상적인 위압감,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함 같은 것?

복합적이다. 양감과 스케일이 같이 가는 거다. 예를 들면 밀라노 대성당이야말로 익스트래버전트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 개념을 생각했다. 단순성과 복잡성, 우아함과 빠방함. 우아함은 상대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성격이 있다. 요소가 없을수록 우아할 수 있다. 익스트래버전트는 반대다. 모비는 이런 상반되는 성향을 조합하는 작업이다. 모듈 하나는 보잘것없지만 잠재력이 충만하고, 수만 개를 조립하면 뭔가 짠하고 나오는. 내 마 음속에는 늘 고래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모비 하나의 모양을 보면 고래 꼬리 같기도 하다.

무의식이 반영된 결과 아니었을까?

공학적으로 가장 힘을 잘 받는 구조로 만들었다. 가장 적은 재료로 가장 튼튼하고 효율적으로 힘을 받을 수 있는 구조. 플라스틱 사출성형으로 만드는데, 공정을 단순화해서 불량률을 줄이는 데도 신경을 썼다. 대량생산에 최적화 된 구조랄까? 나는 산업 디자이너니까 그런 점도 고려했다. 그게 공교롭게도 고래 꼬리 같은 모양으로 나온 거다. 그래서 ‘모비’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조금 감성적으로. 하하.

링컨, 모비 - 에스콰이어

자기만의 언어를 갖는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 표현 하고 싶은 건 모비를 갖고 다 만들 수 있으니 모비야말로 장성 작가만의 언어 같다.

처음 모비를 만든 건 2년쯤 전이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꾸준히 작업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우아함과 빠방함을 조합시키면 어떤 형태가 나올까?’ 그 질문의 확인 정도였다. 그런데 자꾸 가능성이 보였다. 반응도 좋았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지금은 이것만 하고 있다. 다른 소재, 다른 스케일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모비 하나의 크기를 다르게 하면 고래 한 마리에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그런 의문도 흥미롭다. 자꾸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당신의 정체성과도 어울린다. 당신은 디자이너와 예술가 사이에서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니까.

원래는 예술 쪽에 가까웠다. 디자이너로 일하 면서 아주 독특한 정체성이 생겼다. 디자인은 타협의 예술이다.

링컨이 장성 작가와 협업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거대한 터널 같은 걸 만들지 않을까 했다. 고래를 몇 마리 띄워서 전시장 자체를 심해처럼 만들지 않을까도.

두 가지 다 생각했다. 하지만 컨티넨탈이 가장 예쁘게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작품은 매력적 인 조연이 되도록. 터널처럼 만들면 차의 앞모 습과 뒷모습만 보이게 된다. 세단은 옆모습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터널에 차 가 들어가면 옆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니까,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모양에도 의도가 있었나? 이건 세모, 저건 네모여야 해, 그런 건 없었다. 너무 정적으로 보이지 않는 정도만 고려했다. 다만 링컨 컨티넨탈이 원래 가지고 있는 고전미와 상반되는 걸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너무 건축적이지 않게.

여기, 링컨 매장 전시에는 몇 개의 모비를 썼나?

1만5000개 정도? 삼청동에는 한 2만 개 썼다. 고래 한 마리 만드는 데 1만 개 정도 쓴다.

완전히 새로워진 링컨 컨티넨탈의 디자인에서는 어떤 감상을 받았나?

디자이너는 엔지니어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감성적인 지점까지 고민하게 된다. 사람 자체에 대해 생각한다. 링컨 컨티넨탈은 기사를 두고 조수석 뒷자리에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의외로 운전자 중심의 차라는 데에서 감동을 받았다.

스포츠 모드로 달려봤나? 컨티넨탈이라는 이름, 그 보수성을 초월하는 팽팽함이 있었다.

정말? 막 머슬카처럼 달리는 건가? 나는 못 해 봤다. 워낙 안전 제일주의라서.

아주 통쾌했다. 머슬카까지는 아니지만.

맞다, 운전 재미. 게다가 크기와 무게에 비해 체감 크기가 작게 느껴져서 좋았다. 덕분에 컨티넨탈의 위풍당당한 차체에도 금방 적응됐다. 나는 원래 작은 차를 선호하는 사람인데도. 기어봉을 없애고 센터패시아 옆에 버튼으로 처리한 것도 흥미로웠다. 차에서 문을 열 때도 레버를 당기는 게 아니라 버튼을 누르는 식인 것도. 아마 개발 단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을 거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받아들여온 어떤 기준을 버린 거니까. 생소했지만 그 둘을 없앰으로써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금방 익숙해졌다. 되게 자유로웠다.

마케팅 포인트, 잔망스러운 기교, 보여주기 위한 혁신이 아니었다. 정말 편리한 시도였다. 그게 링컨의 리이매진(reimagine)일까?

보수적 성향의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꽤 의외였고 아주 긍정적이었다. 오디오도 좋았다.

단단하고 단정한 소리 아니었나? 컨티넨탈에는 레벨 울티마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 있다.

요즘에 자주 듣는 익숙한 음악과 직접 만든 노래의 데모를 들었다. 내가 만든 음악이니까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정확하고 예쁜 소리가 났다.

아, 조용필 19집 앨범에 있는 ‘서툰 바람’이 당신 곡이라고. 혹시 비밀이었나?

비밀은 아니다. 아는 분 통해서 내가 만든 데모가 조용필 선생님한테까지 들어갔던 것 같다. 마침 컴백 앨범을 준비하실 무렵이었고.

공근혜 갤러리에는 어떤 작품을 전시할 계획인가?

삼청동에는 대표 아이콘으로 고래 몇 마리를 걸 것 같다. 옛날부터 항상 링컨이 고래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컨티넨탈이라는 거대한 세단과 고래의 스케일과 우아함. 되게 천천히 움직이는데 주변의 모든 디테일을 감지하고, 부딪힐 것 같은데 안 부딪히는 그런 장면들. 그거 대한 고래가 이렇게 움직이는데 전혀 힘겨워 보이지 않는 느낌. 그 특유의 움직임. 고래와 링컨 컨티넨탈 사이에는 거의 직관적인 연관성이 있었다. 삼청동 갤러리 공간도 아주 입체적이다. 되게 재미있을 것 같다.

당신이 교수로 일하는 시카고라는 도시도 왠지 고래 같다. 뉴욕처럼 글래머러스하진 않지만 거대하고 품위 있는 회색.

시카고는 기름기 뺀 뉴욕 같다. 차분하고 단정하고 깨끗하다. 역시 링컨과 참 어울리는 도시 다. 그 보수성과 전통이 가치를 발휘하는 맥락이 있다.

 

링컨 컨티넨탈의 팽팽한 가능성

어쩌면 링컨은 보수성의 상징이었다. 미국적 품위, 품격, 전통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 다. 운전석에 앉아보기 전까지, 시트의 풍성한 양감을 내 등과 머리로 느껴보기 전까 지, 가속페달을 밟아보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2017 링컨 컨티넨탈은 새롭 고 진취적인 미래를 정확히 조준하는 차다. 냉철하고 고집스러운 태도로 사실을 강조 하는 차다. 거의 모든 요소가 새롭다. 동시에 효율적이다. 기어봉을 움직이는 대신 버 튼을 누르고, 문손잡이 대신 버튼이 있는 식의 요소는 링컨의 혁신에 믿음을 보태준다. 스포츠 모드에선 상상 이상으로 역동적이다. 고풍스러운 저택 앞에서 뒷짐 지고 서 있 는 풍경에만 어울리는 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통쾌한 배반, 또렷한 진보다.

링컨, 모비 - 에스콰이어

링컨, 모비 - 에스콰이어

 

2017 링컨 리이메진 프로젝트 (Lincoln Reimagine Project™)의 초대 작가 장성 교수를 신사동 링컨 매장에서 만났다. 링컨 컨티넨탈의 아름다움이 조금 더 풍성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