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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녀석들-2 윌리 차바리아

어떻게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나 중요한 ...

BYESQUIRE2017.08.29

윌리 차바리아 - 에스콰이어

어떻게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나?

중요한 동기는 예술적 열정이었다. 내 마음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일, 그러면서도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정치나 의학은 전혀 모르고, 내가 잘하는 건 패션 디자인이었으니까 디자이너가 된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래서 윌리 차바리아는 대체 어떤 브랜드인가?

‘편안한 럭셔리’. 아, 바꿔도 될까? 통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플랫폼이자 패션 브랜드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다.

지금까지 2017 F/W와 2018 S/S, 두 번 쇼를 진행했는데 두 번 다 규칙이나 제 한이 없어 보였다. 첫 쇼 때는 철창 안에서 모델들이 걸어 나왔고, 두 번째 쇼 는 작은 게이 바에서 진행했으니까.

규칙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왜냐하면 적어도 미국 안에서는 패션을 상업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고, 상업적인 이해는 창의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쇼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집중했고, 그렇기 때문에 쇼를 상업적인 장소가 아닌 곳에서 진행한 거다. 사람들이 내용이나 분위기를 예상할 수 있을 만한 장소는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 생소해야 더 로맨틱하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

뉴욕 패션 위크에서 첫 쇼를 마친 후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

컬렉션 준비 기간이 마침 미국 선거 때였다. 선거 기간에는 유색인종, 여성, 성 소수자를 겨냥한 공격적 언행이 특히 빈번하다. 내 첫 컬렉션은 ‘저항 (Resistance)’에 대한 강한 선언이었다. 흑인 인권 운동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지만 단순히 저항의 이미지로만 전달되는 걸 원하진 않았다.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고, 로맨틱하고 아름답길 바랐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윌리 차바리아 브랜드의 핵심으로 느껴진다. 이런 부분은 멕시코계 미국인으로서 당신의 뿌리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나 같은 라틴계 디자이너가 제법 눈에 띄기 시작했다. 뉴욕 패션 위크에도 라틴계 디자이너가 꽤 있다. 하지만 패션계에 큰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런웨이에서는 라틴계 모델을 자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도 곧 바뀔 것이다. 예전에 런웨이는 백인 모델 중심이었지만 점차 흑인 모델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다음은 아시아 모델이었다. 사람들이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포용하고 플랫폼에 세우기 시작한 건 참 좋은 현상이다.

같은 맥락에서 ‘촐로(Cholo)’ 문화도 당신이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 문화적 배경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촐로는 멕시코계 미국인 치카노(Chicano)의 서브컬처로, 파추코(Pachuco)의 진화된 형태이다. 파추코는 1930~1940년대에 치카노들이 서부에서 억압 당할 당시 생겨난 저항 문화다. 억압에 맞서 평화롭게 저항하는 아름다운 문화. 그런데 촐로로 진화하면서 멕시코 갱 문화로 의미가 변질되기도 했다. 촐로 스타일은 치카노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고, 갱단이 아닌 남자들도 배기팬 츠, 카키 바지, 흰색 티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나는 이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 는다.

KEY LOOKS

그럼 윌리 차바리아의 시그너처 스타일은 헐렁하고 넉넉한 티셔츠와 바지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맞다. 통이 넓고 허리선이 높은 바지, 품이 넉넉하고 어깨선이 여유 있게 내려 온 티셔츠가 핵심이다. 이런 티셔츠를 버팔로 티셔츠라고 부르는데, 내 브랜드 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당신과 윌리 차바리아가 보여주는 스타일은, 당신이 한때 랄프 로렌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개성이 넘친다. 남성복도 이제는 관습보다 개성이 중요하다.

요즘 남성복은 마케팅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사람들이 거의 좀비인 것처럼 똑같은 옷이 대량으로 판매된다. 어떤 유명인이 A 브랜드 옷을 입으면 사람들이 똑같이 그 옷을 입는다. 정말 이상한 옷이라도 칸예 웨스트나 에이셉 라키가 입는다면 다음 날부터 길에서 그 옷을 입은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종종 티셔츠를 700달러에 파는 희한한 상황이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래서 더더욱 개성이 중요해졌다. 대량생산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만큼이나 소량의 흥미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작은 도시 산호아킨에서 멕시코 갱들과 뒤섞여 자랐고, 지금은 뉴욕에 산다. 뉴욕은 당신에게 어떤 도시인가?

종종 목적 없이 걸어 다닌다. 뉴욕은 그렇게 하기에 딱 좋은 도시다. 뉴욕의 길 거리는 매일 새롭고 해지는 순간에 특히 아름답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감성적 으로 변해버린다. 아, 최근 내가 무척 흥미롭게 바라보는 대상이 생겼다. 우리 숍 주변에 있는 노숙자다. 그녀의 옷과 가방은 늘 흥미롭다. 무언가 슬프지만 로맨틱한 구석이 보여서 더욱 매력적이다. 우리가 숍 안에서 밤낮으로 쇼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을 때, 그녀는 소화전에서 씻고 구석에서 곯아떨어진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인생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역시 뉴욕은 영감의 도시다.

최근 집중하는 일은 뭔가?

향수를 만드는 중이다. 코롱 형태가 될 거다. 베티베르, 타바코, 가죽 향을 기반으로 굉장히 풍부하고 섹슈얼한 느낌을 준다. 3년 동안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분명 강렬한 인상을 줄 것이다.

평생 한 종류의 술만 마실 수 있다면?

포도 주스를 섞고 잔에 소금을 조금 묻힌 테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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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권 지원
  • 사진|BENJAMIN HUSE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