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바지를 입는 맛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바지를 정확한 치수로 몸에 맞게 입는 건 오히... | 바지

바지를 정확한 치수로 몸에 맞게 입는 건 오히려 쉬운 방법일지 모른다. 종종 느슨한 바지를 입을 때는 수만 가지 상념이 든다. 늘씬해 보이고 싶다면 가당치도 않은 옷이고, 여기서 포멀함이나 단정함을 찾는 것도 욕심 사나운 일이니까. 바지의 곡선과 아랫단이 겹치는 정도, 소재와 패턴이 만들어내는 변수를 골똘히 생각하는 건 웬만큼 통달한 사람들의 몫 같기도 하고. 어쨌든 쉽지 않고 경제적 논리에도 별로인 옷이다. 그럼에도 이 바지가 흥미로운 이유는 분명히 있다. 편한 건 가장 큰 덕목이고 뜻밖의 실루엣이 만드는 장식적 역할이라든지, 남성복의 클리셰를 걷어내는 통렬함이 있는 옷이라서. 자처해서 스트리트나 힙합의 영역으로 묶이기 싫다면, 포멀한 바지에 쓰는 질 좋은 울 소재로 만든, 밑단이 서서히 좁아지는 형태의 바지를 고른다. 여기에 간결한 셔츠나 스웨터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는다. 이 경우라면 상의와 신발은 규칙처럼 강박적이어야 한다. 한번 입어보면 다른 바지는 절대 못 입는 건 어쩔 수 없는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