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의 비밀 식당 <밀떡볶이 편>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밀가루 떡볶이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인천 ‘공단떡볶이’로 가라.

밀가루 떡볶이는 탱글 거리는 식감과 적당히 자박한 국물이 중요하다. 너무 맵지도 않고 걸쭉하거나 끈적거리지 않아서 라볶이나 쫄볶이처럼 면과 같이 조리하면 더욱 맛있어진다.

인천 남동공단은 3000개가 넘는 업체가 상주하고 있는 인천 최대의 공업지대다. 화려한 맛집보다는 가격이 싸고 양이 많은 식당들이 어울리는 곳이며, 주요 고객층은 당연히 공장 근로자들이다. ‘공단떡볶이’도 처음엔 공장 근로자들의 간식을 공급하기 위해 생긴 곳이었다. 공단에 자리한 상가 ‘럭키 슈퍼마켓’ 안에 자리를 잡고 숍인 숍 형태로 시작했다. 가게 이름도 없어서 사람들은 인천 동구에 있는 분식집이라 하여 ‘동구분식’이라고 불렀다. 그러다 점점 떡볶이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도 늘었고, 자연스럽게 슈퍼마켓의 반을 잘라 단독 매장을 열고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공단 떡볶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내가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프리미엄 분식의 대표 주자인 ‘스쿨푸드’ 이상윤 대표와 만났을 때다. 친한 형이자 처음 외식업에 발을 디딜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준 고마운 사람. 그는 언젠가 “너, 공단떡볶이 가봤니? 공장 단지 안에 있는데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하며 출근길에 나를 ‘공단 떡볶이’로 향했다. 공장 단지의 특성상 오전 7시부터 영업을 하기에 출근길 떡볶이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곳의 매력은 독보적인 ‘밀떡의 맛’이다. 밀떡은 조금 덜 끓이면 질기고, 오래 끓이면 풀어져버린다. 그 정도에 따라 너무 싱겁거나 짜거나 하기도 한다. 쌀떡처럼 걸쭉하고 진한 소스로 버무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스 위주로 간을 맞추기도 어렵다.

 

‘공단떡볶이’의 밀떡은 시각적으로는 매우 싱거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식감도 뜨거울 때나 조금 식었을 때나 늘 쫄깃하고 탱탱한 정도가 적당하다. 여러 번 자주 가서 먹어도 그 맛과 식감이 변함이 없다. 다른 유명 떡볶이처럼 특별한 재료나 양념을 쓰지도 않는다. 그저 집에서 먹어본 익숙한 맛인데 적당히 짜고 맵고 달다. 어릴 적 친구들과 국물에 담가 푹 찍어 먹던 밀가루 떡볶이 딱 그 맛. 추억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즐거워지는 그런 맛이다.

공단떡볶이

위치 인천 남동구 남동서로 226 공단공구상가

전화 032-821-5566

 

*글쓴이 박동욱은 외식 컨설턴트다. 신사동 카페 도레도레, 망원동 모던 죽집 스믓스 등 다양한 카페, 레스토랑의 공간과 메뉴를 기획했다.

 

 

밀가루 떡볶이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인천 ‘공단떡볶이’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