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의 귀환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뉴욕 발표 현장에서 한국 출시까지, 갤럭시 노트8의 이야기. | 갤럭시 노트8

1귀환8월 23일 오전 11시, 뉴욕 파크 애버뉴 아모니.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8을 세상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아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2000여 명의 취재진이 바쁘게 현장을 보도하고 있었다. 행사장 주변은 철저하게 통제됐고, 꼭 초대받은 인원만 입장이 허용됐다.행사가 열리는 위치와 장소도 주목할 만했다. 노트8을 발표한 뉴욕 파크 애버뉴 아모니는 1881년 지은 건물이다. 뉴욕시 랜드마크 보존위원회에서 지정한 가장 중요한 19세기 건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는 비주얼 아트와 공연 예술이 열리고, 동시에 뉴욕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2011년 는 이곳을 소개하며 ‘뉴욕시에서 가장 중요한 새로운 문화 기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유명한 장소에서 삼성이 신제품을 발표할 수 있었을까? 삼성이 이번 행사에 투입한 예산이 많아서? 파크 애버뉴 아모니의 스케줄이 비어서? 확실한 것은 모든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뉴욕처럼 법규가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한 곳에서도 삼성이라면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에서 삼성은 그만큼 인정받는 브랜드였다.노트8 언팩 행사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었다. 그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환호하는 전 세계 언론과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전 갤럭시 S8 언팩 행사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한 분위기, 자신 있다는 의미였다.“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여러분의 꾸준한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동진 사장은 신제품 발표에 앞서 노트 시리즈를 사랑하는 고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의 뒤로 ‘Inspired by You’, 그러니까 ‘당신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는 키 메시지가 펼쳐졌다. 제품을 소개하기 전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메시지였다. 배터리 이슈와 단종 사건으로 노트7이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도 노트 시리즈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명목’이었다. 삼성은 그 이유를 고객에게서 찾았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제품이기에 새로운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등장한 일곱 번째 노트(노트6는 없다), 노트8이 귀환한 이유였다.2선공의 의미노트8 언팩 행사에서 신제품의 다양한 피처가 소개됐다. 노트의 핵심인 한층 강화된 S 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멀티태스킹과 덱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특히 돋보인 것은 듀얼 카메라의 성능이었다. 언팩 행사에서 이 기능을 설명할 때 모두가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벽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노트8과 애플 아이폰7 플러스의 카메라 성능을 직접적으로 비교했다. 저조도 상황에서 두 회사의 카메라 성능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아이폰7 플러스의 사진이 모두 흔들린 것에 반해 광학식 손 떨림 방지 기능을 갖춘 노트8의 사진은 한층 밝고 또렷했다. “이거 진짜야?”언팩 행사에 모인 기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약간 놀란 얼굴로 박수를 쳤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저돌적인 선공(先攻)이었다. 요즘엔 대기업이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할 때 경쟁사의 제품을 거의 거론하지 않는다. 경쟁자의 제품을 앞서기보다 스스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뜻을 입 모아 강조한다. 하지만 이번 언팩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삼성은 무언가 보여주고 싶은 듯했다.“언팩 행사에 담긴 모든 메시지와 분위기는 누가 결정하죠?”행사가 끝나고 한 시간 뒤, 뉴욕 이스트 63번가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삼성 무선 사업부 전략마케팅팀에게 넌지시 물었다.“아주 작은 디테일부터 모든 키 메시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한국 본사예요. 미국 지사는 그런 메시지가 현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만 주죠.”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의 김승연 부장이 답했다.“그럼 언팩에서 아이폰7 플러스와 노트8의 카메라 성능을 비교한 것도 본사의 결정이군요? 여기엔 단순한 성능 비교 외에 메시지도 담긴 것 같은데요?”“맞아요. 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애플이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라고 인식했어요. 그들이 하면 무조건 혁신이라는 식의 고정관념 같은 거였죠.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장에서 쓰인 기술일지라도 애플이 사용하면 마치 처음 등장한 기술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는 그런 인식을 깨고 싶었고요.”따지고 보면 그랬다. 최근 몇 년간의 성과를 살펴보면 갤럭시 시리즈만큼이나 꾸준히 매번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스마트폰도 드물다. 예컨대 삼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무선 충전 기술을 도입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충전 효율성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스마트폰에 홍채/안면 인식 보안 장치를 결합시키고, 덱스 스테이션으로 데스크톱 컴퓨팅 호환 기술도 준비했다. 삼성 페이도 그랬고, S 펜도 그랬다.“S 펜은 노트의 핵심 기술이에요. 우리가 처음 펜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한다고 했을 때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처럼 반응했죠. 하지만 결국 그들도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펜을 강조한 제품을 내놨어요. 이 부분은 노트가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고 시장을 확장시킨 것이죠.”실제로 애플은 혁신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아이폰이라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했고,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을 처음 도입해 스마트폰의 사용 환경을 한층 넓게 확장했다. 지문 인식 보안 시스템도 스마트폰 분야에선 가장 빠르게 접목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기술적으로 이렇다 할 도약은 부족했다. 그들의 최신 기술은 이미 갤럭시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삼성은 노트7과 S8을 통해 스마트폰 세상에 없던 더 많은 신기술을 선보였다. 게다가 일부 기술은 경쟁자보다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이나 출시가 빨랐다.“결과적으로 애플이 혁신적 이미지가 더 큰 것은 맞지만, 현재로서 진짜 혁신은 삼성이 더 많이 이뤄냈다는 의미군요.”3변화를 통한 진화갤럭시 노트8을 대중에게 공개하기 하루 전인 8월 22일 저녁 7시. 삼성 837에서 신제품을 비밀리에 먼저 체험했다. 삼성 837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뉴욕 첼시 지구 미트패킹 지역의 837번지에 개관한 마케팅 센터. 분위기가 멋진 동네에 자리 잡은 현대적인 건물이다. 허드슨강과 인접한 위치, 주변엔 휘트니 미술관과 하이라인 공원 산책로 등 유명한 명소가 있다. 뉴욕의 예술과 문화,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이런 곳에 삼성이 브랜드 홍보관을 열고 소비자와 소통한다. 이건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삼성 837은 누구에서나 열린 공간이지만 일반인은 절대 갈 수 없는 세미나실도 있다. 우리 일행은 노트8을 처음으로 만나기 위해 그곳으로 향했다. 커다란 세미나실 몇 개로 구성된 장소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기획실 관계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늘의 마지막 세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관계자 모두가 약간 지친 얼굴이었다. 하루 종일 같은 브리핑을 수차례나 반복한 분위기였다. 반면 나는 의욕이 넘쳤다. 궁금한 점도 많았다. 그래도 일단은 그들이 준비한 브리핑부터 듣기로 했다.“S 펜을 이용한 노트 시리즈는 2011년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 후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인기 있는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죠. 노트는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입니다. 반면 유럽 시장은 노트5 이후 후속이 없다가 노트8으로 귀환할 차례죠.” 브리핑을 들어보니 세계 시장에서 언어라는 장벽을 허무는 데 노트 시리즈가 많은 도움을 주는 듯했다. 특히 일본어나 태국어같이 자판으로 쓰기 복잡한 문자의 경우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일부 언어는 발음을 한자로 전환해야 하고, 일부는 자모음 수가 많아서 2~3개의 자판을 넘나들며 타이핑해야 한다고. 따라서 펜으로 메시지를 써서 보낼 수 있는 노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노트8의 디자인은 좀 더 스퀘어 형태를(정사각형) 꾀했습니다. 당연히 스크린 면적도 같은 기준에서 설계했고요. 6.3인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달렸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18.5:9 화면 비율에 쿼드 HD 해상도를 가졌죠. 그래서 이전보다 많은 콘텐츠를 한눈에, 더 높은 해상도로 즐길 수 있어요. 넓어진 화면에서 S 펜으로 더 많은 기능을 제어할 수 있고요.”신형 노트는 ‘더 적은 스크롤로, 더 많이 보이게’라는 목표로 만들었다. 실제로 제품을 써보면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리케이션 구동 영역뿐 아니라 웹페이지에 각종 정보가 훨씬 넓게 보인다. 더불어 정사각형 디자인을 택해 손으로 잡았을 때 그립감도 훨씬 좋다. 단지 스크린이 넓어졌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넓은 스크린에 맞춰 프로그램을 다시 손봤다. 예컨대 멀티윈도 기능은 단축 버튼으로 원하는 앱 두 가지를 곧바로 분할 화면으로 보여준다. 그러니까 상단엔 내비게이션, 하단엔 음악 앱이라고 단축키에 설정해두면 차에서 언제든 두 기능을 동시에 쓸 수 있다. 여행할 땐 ‘지도와 포털 사이트’, 평소엔 ‘유튜브와 문자메시지’ 등 원하는 기능을 한 화면에서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멀티태스킹 측면에서 이보다 멋진 기능도 있다. 덱스 스테이션의 활용이 대표적인 예다. 덱스는 전용 크래들에 노트8을 끼우고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데스크톱 PC로 변신한다. 이미 S8에서 선보인 액세서리 기능이지만 노트는 여기서 한 발짝 더 진화했다. 가령 A라는 사람이 덱스로 문서를 작업하던 중 B와 곧바로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덱스 스테이션에서 B에게 화상 전화를 걸어 서로를 보며 통화한다. 이때 A의 모니터 화면을 B와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그러면 작업 중인 결과물을 보면서 서로가 의견을 나누거나 B가 직접 S 펜을 이용해 A의 작업물에 수정도 요청할 수 있다. 놀랍다. 단지 스마트폰 두 개가 만들어낸 세상이 이렇게 발전했다. 기존에 화상 통화 기구와 PC 등으로 처리하던 일을 어디서나 가볍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노트8을 받자마자 한 손으로 가볍게 쥐고 S 펜으로 쓱쓱 그림을 그려봤다. 미끄러운 유리 디스플레이에 디지털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느낌이 자연스럽다. 힘을 줄 때와 뺄 때가 확실히 구분되고, 직관적으로 제어된다.4S 펜노트의 핵심 기술은 S 펜이다. 그러니 당연히 노트8은 S 펜의 기능이 늘어나고 쓰임새도 개선됐다. 일단 펜 팁 지름이 0.7mm로 좀 더 세밀한 작업을 지원한다. 필압도 4096단계로 세분화됐다. 사용하기 한결 자연스럽다는 의미다. 노트8을 받자마자 한 손으로 가볍게 쥐고 S 펜으로 쓱쓱 그림을 그려봤다. 미끄러운 유리 디스플레이에 디지털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느낌이 자연스럽다. 힘을 줄 때와 뺄 때가 확실히 구분되고, 직관적으로 제어된다.‘꺼진 화면 메모’ 기능도 탁월하다. 노트7에서 이미 선보인 기술을 개선했다. 노트8은 약 100페이지 분량으로 꺼진 화면 메모를 지원한다.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메모할 때 S 펜을 뽑으면 화면이 검은색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그리고 그냥 메모를 한다. 메모를 여러 장 기록해서 전용 앱으로 보관하거나, 잊지 말아야 하는 메모는 바탕 화면으로 고정시킨다. 별것 아닌 기능이지만 실제 노트 사용자 대부분이 메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한다.“노트8을 개발하면서 5개국 400명에게 설문 작업을 실시했어요. 그러자 메모가 노트를 차별화하는 핵심 기능이라는 게 뚜렷해졌죠.” 이처럼 노트는 단순히 펜이 달린 스마트폰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중간 영역에서 양쪽의 장점을 취한 형태다.진화한 ‘번역’과 ‘환률 변환’도 S 펜의 특장점이다. 번역은 원하는 단어 혹은 문장에 펜을 약간 띄운 상태로 유지(호버링)하는 것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펜을 대면 아주 잠깐 로딩으로 번역기가 작동되고 곧바로 원하는 언어로 단어나 문장이 번역된다. 펜에 달린 버튼을 눌러 대상을 바꾸면 환율이나 단위 환산도 곧바로 실행하는 똑똑함을 보여준다.또 S 펜은 이제 물에도 강하다. 노트8은 본체뿐 아니라 펜도 IP68 방수·방진 등급으로 만들었다. 이론적으로는 수심 1m에서도 성능이 보호되고 작동한다. 물론 펜을 들고 수영장에 뛰어들어 그림을 그리라고 만든 건 아니다. 그보다는 일상에서 스마트폰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액체로부터 본체와 펜을 보호한다는 의미다.“노트는 S8과 달리 펜이 들어가는 공간이 있죠. 꽤 깊어요. 그래서 물이 들어가면 이 부분에 습기가 상당히 오래 남아 있을 거 같은데, 대책이 있나요?”제품 브리핑 도중 기획자를 향한 첫 번째 질문이었다.“노트8은 완벽하게 방수 처리를 했어요. 하지만 물에 자주 가지고 들어갈 목적으로 만든 기계는 아니에요. 따라서 펜이 들어가는 안쪽 부분의 습기를 제거하는 대책은 별도로 세우지 않았어요. 그냥 다른 방수용 장비처럼 잘 털고 말리면 해결될 문제겠죠.”예상할 수 있는 범위의 답변이었다. 그래서 다음 날 테스트용 노트8을 받자마자 호텔에서 직접 실험을 해봤다. 목욕 중 30cm 깊이로 물이 채워진 욕조에 넣었고, 물속에서 S 펜으로 각종 기능을 실험했다. 일단 수중 테스트는 합격. 깊은 물속에서도 노트와 S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테스트가 끝나고 두 장비를 수건으로 잘 털어서 자연 건조했다. 그리고 7시간이 지났다. 다음 날 아침, 결과를 살폈다. 펜을 들고 노트를 깨웠다. 본체와 펜의 수분은 대부분 말라 있었다. 딱히 나무랄 부분이 없었다. 물론 펜 뒤쪽 클릭 부분처럼 움직임이 있는 곳에서는 이후 몇 차례 약간의 물기가 느껴졌다.S 펜은 노트의 핵심 기술이에요. 우리가 처음 펜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한다고 했을 때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처럼 반응했죠. 하지만 결국 그들도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펜을 강조한 제품을 내놨어요.5스펙S 펜과 소프트웨어 외에도 노트8의 스펙은 화려하다.‘10 나노 옥타코어 프로세서 CPU와 6GB 메모리’‘3300mAh 배터리’(여덟 가지 기준을 검사해 사실상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도 확보)‘홍채, 지문, 얼굴 인식 보안 시스템’‘최대 256GB 외부 확장 메모리 지원’‘AKG 번들 이어폰’(하만의 오디오 자회사) 등이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듀얼 카메라다. 스마트폰으론 세계 최초로 1200만 화소에 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술(OIS)을 탑재했다. 본체 뒤에 달린 두 개의 카메라는 화각과 성질이 전혀 다르다. 조리계는 광각 렌즈가 F1.7, 망원 렌즈가 F2.4다. 두 렌즈를 통해 사진 촬영은 광학 2배, 디지털 10배 줌까지 지원한다. 쉽게 말해 사진을 찍을 때 양 손가락으로 일정 수준 이상 확대해도 상당히 또렷한 결과물을 남길 수 있다.특히 광학식 손 떨림 보정의 쓰임새가 좋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촬영할 때 흔들림을 대폭 잡아준다. 실제 야간 촬영 테스트에서도 결과가 만족스러웠다. 같은 원리로 동영상을 찍을 때도 흔들림이 훨씬 덜하다. 인물 사진에 특화된 라이브 포커스와 듀얼 캡처 기능도 노트8의 특장점이다. 라이브 포커스는 가까이에 있는 인물과 멀리 보이는 배경을 확실하게 분리시킨다. 게다가 사진을 찍고 나서 배경의 흐릿함 정도를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멋진 풍경 앞에서 조급한 마음도 덜어준다. 인물 위주의 사진과 배경이 잘 나온 사진을 별도로 찍을 필요가 없다. 그냥 라이프 포커스로 인물 위주의 사진을 찍으면 끝. 그러면 듀얼 캡처 기능이 활성화된다. 듀얼 캡처는 라이브 포커스로 촬영한 순간, 광각 렌즈가 피사체와 함께 넓은 배경으로 사진을 한 번 더 기록한다. 이제 진짜로 여행 갈 때 스마트폰만 챙기면 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6빠르고 유연한 전략다시 노트8 언팩 행사가 열렸던 뉴욕 파크 애버뉴 아모니. 발표 행사가 끝나고 2000여 명의 기자들이 신제품 체험 존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모두가 신제품을 향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노트8로 각 기능을 시도하며 저마다 의견을 내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깊이 흐뭇한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만든 제품에 열광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그날 오후 우리 일행은 테스트용으로 미리 준비된 갤럭시 노트8을 들고 각자의 방법으로 취재에 나섰다. 아직 대중에게 팔지도 않는 ‘신상’을 들고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며 노트8의 기능을 적극 활용해봤다. 이 테스트용 기계는 이틀 후 서울로 돌아가면 반납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한국에 도착하면 누구보다 빨리 외부 테스트를 진행할 기회였다. 하지만 나의 이런 얄팍한 생각보다 삼성의 전략이 빨랐다.노트8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노트8을 접한 후였다. 뉴욕에서 발표한 후 한국에서도 곧바로 사전 예약을 시작했고, KT 스퀘어 같은 일부 대형 모바일 체험관에서 대중에게 실물을 공개했다. 그들은 전략적으로도 능숙했다. 가까이서 보면 무척이나 과감하고 빨랐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랬다. 글로벌, 그리고 내수 시장에서 보여준 이런 전략들로 미뤄볼 때 결코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기업의 모든 관련 부서가 저마다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증거였다.선도 기업에는 산업 전체의 역량이 쏠리기 마련이다. 돈과 인재와 기술이 몰린다. 그러면 어느 순간 성장세에 가속이 붙는다. 이것이 현대사회에서는 기업이 추구하는 진정한 프리미엄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프리미엄의 궤도에 완전히 올랐다. 그들이 바라는 혁신은 경쟁사와 방향이 분명 다르다. 패러다임의 전환기까지 버티고, 어느 순간 시장을 추월한다. 모바일 업계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삼성 브랜드 전체에 해당하는 소리다. 노트8은 분명 삼성다운 기획이었다. 남들이 뒷짐 지고 바라볼 때 그들은 펜을 꺼냈고 일곱 차례에 걸쳐 날카롭게 날을 세웠다. 사전 예약 5일만에 65만 대 계약. 수치가 증명한다. 이제 누구도 펜의 힘을 무시하지 못한다.노트8과 함께한 뉴욕의 24시간9:10“빅스비 오늘 날씨는 어때?”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빅스비에게 알고 싶은 정보를 묻는다. “지금 비가 잠깐 내리다가 곧 맑아질 거 같아요.” 날씨 브리핑을 듣고 머릿속으로 오늘 입을 옷과 가야 할 곳을 정한다.10:00빅스비로 장소를 검색해본다. 이때 무턱대고 명령하면 원하지 않는 답이 돌아온다. 빅스비는 만능이 아니다. 앞으로 더 배우고 확장해야 하는 존재다. 그러니 애매한 질문보다는 명확한 질문이 좋다. “빅스비, 미국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를 검색해줘.”11:30호텔에서 나오는데 가보고 싶었던 옷 가게가 갑자기 생각났다. 오후에 업무상 메일도 보내야 한다. 이럴 땐 ‘꺼진 화면 메모’ 기능이 유용하다. 잊어버리면 안 되니까 걸어가면서 두 가지 내용을 대충 메모해서 배경 화면에 고정한다. 이럴 때 S 펜이 좋다. 스스로 약자를 정하면 더 짧고 효율적으로 메모를 남길 수 있다.13:20“빅스비, 음식 사진 촬영.” 여행지에서는 음식이 나오면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부터 찍게 된다. 이럴 때 빅스비를 활용하면 두세 가지 일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다. 음식 사진이라고 말하면 빅스비가 자동으로 음식을 찍을 때 최적화된 모드로 색감을 보정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음식’이 모인 방에 사진이 저장된다. 맛집 리스트를 정리하기가 이렇게 쉽다니!14:00호텔에서 미국자연사박물관까지 약 32블록. 걸어서 1시간 정도 거리다. 중간에 타임 스퀘어와 센트럴 파크를 가로지르는 코스라 일부러 걷기로 했다. 이때 노트8의 멀티윈도 기능이 유용하다. 스크린 상단에 표시된 경로를 보면서 동시에 포털 사이트를 열어 다양한 정보를 검색했다. 15:20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 듀얼 카메라로 공룡 화석을 촬영한다. 햇볕이 부분적으로 비추는 상황이라 배경이 생각보다 깔끔하지 않았다. 이럴 때 라이브 포커스로 배경을 흐릿하게 바꾸고 좀 더 드라마틱하게 찍을 수 있다. 동행한 기자가 여자 사람이었다면 관련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봤을 텐데....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굳이 남자를 촬영하고 싶지는 않다. 16:40센트럴 파크에서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멋진 하늘과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공원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뉴욕의 여름을 즐겼다. 커피를 마시다 노트8에 조금 흘렸다. 전혀 놀라지 않았다. ‘어이쿠, 그러고 보니 완전 방수였지.’20:00낮에 노트8으로 찍은 지인들의 사진에 일러스트를 더해 라이브 메시지로 전송했다. 사진 위에 일러스트를 더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다. 요령을 파악하고 몇 번 연습하면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S 펜을 이용한 라이브 메시지도 특징이다. 가령 하트를 그려 누군가에게 메시지로 보내면 받는 사람도 하트를 그리는 과정이 보인다. 움직이는 사진(GIF) 방식으로 상대방이 어떤 스마트폰을 사용하든지 호환된다. GIF 캡처도 재미있는 기능이다. 웹상의 동영상이나 카메라로 직접 촬영한 결과물에서S 펜으로 원하는 부분만 선택해 최대 15초 분량으로 ‘움짤’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결과는 라이브 메시지처럼 곧바로 누군가에게 보낼 수 있다. 갤러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