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돌아가는 길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두 바퀴 위에서 가끔은 일부러 멀리 돌아서 목적지로 향한다.왜 고생하느냐고? 그게 진짜 즐거우니까. | ESQUIRE,에스콰이어

내비게이션 없이는 목적지로 가지 않는 시대다. 모두가 최단 시간,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움직이길 원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생을 더 효율적으로 살수록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놓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모터사이클을 탈 때만큼은 효율을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러 돌아서, 천천히 목적지로 간다. 최단 경로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많은 것이 보이기도 한다.외부 온도가 초가을로 접어든 9월의 어느 주말, BMW 모토라드 행사가 열리는 인제 스피디움 서킷으로 떠났다. 양평 만남의 광장에서 인제 스피디움까지 거리는 국도로 약 130km. 모터사이클로 2시간 20분을 달려야 한다. 하지만 최단 경로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멀리 돌아가기로 했다. 태기산 정상을 찍고 가련다!양평 만남의 광장에서 태기산 입구까지 거리는 102km. 2시간 30분을 달려야 한다. 경유지이지만 목적지보다도 더 멀었다. 게다가 무작정 속도를 높일 수도 없는 코스다. 44번 국도에서 6번 국도로 빠져서 한참을 달리다 보면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리 주변으로 굽이치는 산길이 한참 동안 이어진다. 호흡을 가다듬고 두 바퀴와 대화를 시작한다. 온몸에 힘을 빼고 무게를 실어 모터사이클을 다룬다. 코너 끝에서 다음 코너의 시작으로 수없이 리듬을 탄다.BMWR1200GS 어드벤처와 호흡을 맞추며 달렸다. GS는 이런 일엔 전문가다. 포장도로부터 험난한 오프로드까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런 용도에 적합한 수준이 아니라 이 분야(멀티퍼퍼스)의 기준을 만든 장본인이니까. 커다란 덩치는 서 있을 때는 부담스럽지만 속도가 붙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다. 언제나 어디서나 민첩하게 반응한다. 수평대향 2기통 1170cc 엔진은 최대 9000rpm까지 회전하며 125마력을 분출한다. 토크감이 좋다. 짜릿한 가속력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노면을 따라 세심하게 반응하는 서스펜션도 라이딩의 만족감을 불러온다.태기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요철을 피하고 때론 뛰어넘으면서 신나게 먼지바람을 일으킨다. 정상과 가까워질수록 바람이 차다. 머리와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다. 태기산 정상에서 풍력발전기가 세차게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강원도 횡성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능선을 넘는 바람의 길로 유명하다.잠깐 숨을 돌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 태기산에서 인제 스피디움까지 92km. 2시간 20분을 달려야 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서 상남면으로 가는 길. 주변에 자동차전용도로가 있어서 자동차로 굳이 지나갈 필요가 없는 길이다. 그래서인지 차도 사람도 드물다. 좀 더 산속으로 들어가면 숨겨진 멋진 도로가 나온다. 외국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웅장한 대자연 속을 가로지르는 국도가 있을 뿐이다. 반했다. 꼭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인제 스피디움을 30km 앞두고 여러 BMW 무리와 마주한다. 상대편 차선으로 지나가는 라이더를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것이 예의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향해 반갑게 손을 든다. 그도, 그를 따라 달리는 10여 명의 라이더도 모두 일제히 손을 들어 나에게 인사한다. 가슴이 찡하다. 기분이 좋다. 비록 몸은 지쳤지만 정신과 영혼은 더 건강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북쪽을 향해, 내비게이션이 추천하는 최단 경로에서 탈출할 생각이다. 가능한 한 더 돌아가고 싶다. 이 여정이 빨리 끝나지 않았으면 하니까.트랙에서 격렬하게 놀자! 2017 모토라드 데이즈BMW 모토라드는 건강한 모터사이클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쓴다. 지난 8월 8일부터 2박 3일간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2017 모토라드 데이즈’를 개최한 것도 문화 마케팅의 일환이다. 모토라드 데이즈는 라이더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다. BMW를 타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신나게 놀고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플레이 그라운드’라는 주제 아래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많았다. 자신의 모터사이클로 서킷을 달려볼 수 있도록 했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모토라드 전 모델의 시승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신모델의 따끈한 정보도 공개하고 모토라드 최초의 배거 스타일 크루저인 K1600B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