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을 열고 산, 바다, 도시를 달렸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지붕을 열고 산, 바다, 도시를 달렸다. 가을이 훅 치고 들어왔다. 내 마음이 가을 같았다. | 자동차,로터스 엘리스,BMW M4 컨버터블 컴페티션,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이름이 모든 걸 설명한다. 일단 랜드로버라는 이름은 완벽에 가까운 오프로드 성능을 보장한다. 레인지로버는 여기에 양보할 수 없는 품위와 격을 보탠다. 이보크는 젊음, 스타일, 취향, 멋의 상징이다. 게다가 지붕까지 열 수 있는 SUV다. 낭만과 멋, 효율과 다목적성을 이렇게까지 충족시키는 차가 또 있었나? 이보크 컨버터블은 존재 자체로 완결돼 있다. 도심에서나, 이렇게 울창한 풀숲 속에서도 다르지 않다. 운전석에선 최대한 느긋하라고, 지붕을 열고 바람을 느끼라고, 저 산에서 불어오는 나무 냄새를 한번 즐겨보라고 부추기는 소리를 들었다.BMW M4 컨버터블 컴페티션더 강력해졌다. 도대체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이냐고 되묻고 싶을 정도로 막강해졌다. 시동을 거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다양한 힘으로 누르는 모든 순간의 감각, 패들 시프트로 기어를 조작하는 모든 찰나에 그 힘을 만끽할 수 있다. 손가락 끝, 가슴, 배, 관자놀이가 한꺼번에 저릿하다가 갑자기 웜홀을 통과한 것처럼 가슴과 머리가 한꺼번에 후련해지기도 한다. 지붕을 열면 바람은 또 하나의 표정이 된다. BMWM4라는 이름에 이토록 극단적인 낭만과 자극을 보탠다. 그러다 어느 해변에 섰을 땐 이토록 평화로우니....로터스 엘리스정체성이 확실하고 그 자체로 유일한 차의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흐른다. 몇 년이 지났다고 그 가치가 바래는 것도 아니다. 로터스 엘리스는 볼 때마다 오매불망 갖고 싶다. 살 수 있는 사람 누구한테라도 권하고 싶다. 아직도 엘리스처럼 달릴 수 있는 차는 엘리스뿐이라서. 실내에는 달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 있다. 시트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스팔트에 닿을 듯하다. 밤주먹을 쥐고 천장을 두드려보면 ‘통통’, 명쾌하고 맑은 금속성 소리가 들린다. 운전 자체의 쾌락을 추구하고 또 추구하면서 다른 걸 다 덜어내면 ‘엘리스’라는 이름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