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선언 "모피는 세련되지 않았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IT’S NOT MODERN. | 구찌,모피

 “모피를 사용하는 게 여전히 세련되다고 생각하시나요? 전 모피를 사용하는 건 이제 더 이상 세련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앞으로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구찌 회장 겸 CEO 마르코 비차리가 2017 케어링 토크에서 말했다. 퍼 프리 얼라이언스에 가입함에 따라 2018S/S 컬렉션부터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단다. 충격이었다. 구찌의 모피 제품 판매 수입은 매년 약 100억원에 달한다. 매 시즌 휘황찬란한 모피 제품을 만드는 건 당연했다. “It’snotmodern.” 이토록 쿨하게 퍼 프리 선언을 한 건 파격 그 자체였다.구찌가 중대 결정을 내린 데에는 고객들의 열망이 작용했다. 요즘의 구찌를 쥐락펴락하는 건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고객층이다. 이들은 화려하기만 한 물건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패션에서 가치를 찾는다. 윤리적 소비와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해 고민하며,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에 큰 관심을 갖는다. 결국 브랜드들은 가치 있는 제품을 통해서만 이들을 설득할 수 있다.구찌가 퍼 프리를 선언한 것은 치밀하게 계산된 마케팅 전략이 분명하다. 구찌가 더 이상 모피를 쓰지 않겠다는 것은 어쩌면 브랜드의 앞날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런데 구찌의 퍼 프리 선언은 여전히 사치스럽고 한편으로는 천박하기도 한 럭셔리 브랜드들을 각성하게 만드는 신호탄이 됐다. 이제 럭셔리 브랜드들은 자신의 명성에 맞는 가치를 지닌 제품을 만들어야만 ‘럭셔리’ 브랜드로 존속할 수 있다. 앞으로 럭셔리 패션의 판도는 어떻게, 얼마나 변화할까? 한 가지 확실한 건, 모두를 위한 변화가 될 것이라는 것. 구찌가 쏘아 올린 작지만 단단한 공이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