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자에게 우정이란-<하>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30대는 우정을 지키고 싶다면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시기다. | 우정,친구,30대,남자,여자

30대에는 언제든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언제든 헤어질 수도 있다. 직업과 이름만 알고 모인 자리에서 만난 누군가와 노년의 동반 여행을 설계하는 저녁이 있고, 지난 20년의 우정이 한꺼번에 허물어지는 새벽도 있는 게 30대다. 그러니 20년 넘게 시간을 보낸 친구와 마주하는 식사는 매 끼니가 기적 같다. 우리가 오늘도 이렇게 마주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니까 한 잔, 앞으로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또 한 잔 마시다 자정 전에 헤어지곤 한다. 30대는 푹 자야하니까, 그래야 출근하니까, 그렇게 성실하게, 어떻게든 지켜내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지는 나이니까.영원히 이렇게 지내자는 약속을 바라지 마라.친구는 언제든 멀어질 수 있다. 다시는 못 보게 될 수도,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이가 될 수도 있다. 둘 다 제대로 살지 않으면 순식간에 남이 될 수도 있다. 친구가 영원할 거라고 믿는 게 아름다운 건 유년뿐이다. 30대는 유년도 아니고 청년도 아니다.친구한테 기대하지 마라.기대가 관계를 피곤하게 만든다. 기대가 개인을 의존적으로 만든다. 친구는 당신을 위해 늘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하수인 혹은 졸개라고 부른다.아내나 여자 친구 험담은 하지 마라.‘이런 일이 있었는데 좀 섭섭했다’는 것과 대놓고 험담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귀엽게 토로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험담할 정도의 사이라면 헤어지거나 이혼해야지.대화는 듣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이렇게 백번 결심하고 만나도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게 돼 있다.친구 뱃살을 위안 삼지 마라.같이 뛰지는 못할망정.골프 치러 가자는 말을 당연하게 여기지 마라.30대가 되면 골프 정도는 쳐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고리타분한 것.동업하지 마라.거의 정설에 가까운 얘기. 한 번 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절대로 안 된다.돈 자랑하지 마라.수입은 직업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당연한 걸로 자랑하는 거 아니다. 서로 비참하게 만드는 것도 친구 사이가 아니다.어렸을 때 좋았던 그 친구가 여전히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사람은 변한다. 이미 변해도 수십 번은 변했을 세월이다. 아주 다른 사람일 거다. 변하지 않는 건 지나간 시간뿐이다.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하면 안 된다.사과에도 규칙과 예절이 있다. 30대는 정석에 가까운 사과로 상대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한다. 방법을 모르면 배워야 한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자존심 세우는 사이? 친구 아니다.고맙다는 말은 더 자주 할 줄 알아야 한다.아주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가깝고 소중한 친구일수록, 더 오래가고 싶은 친구일수록.오래가자고 다짐하지 마라.다짐으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는 걸 알아야 하는 나이다.거절하는 걸 두려워해도 안 된다.거절이 불편한 사이 역시 친구 아니다.만나서 기분이 울적해지는 사람은 멀리해도 좋다.서로의 시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다. 만나면 즐거워야 한다. 억지로 웃자는 얘기가 아니라, 마음이 채워져야 한다는 얘기다.“나 미국에 있을 때” 같은 말은 하지 마라.해외에서 살다 온 게 자랑인 시대는 지났다. 제2, 제3 외국어까지 하는 시대에.나이 들었다고 푸념하지 마라.푸념은 혼자 해라. 난 나이 드는 거 억울한 적 없으니까.친구들끼리 있는데 돋보이려고 애쓰지 마라.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다.20대 여자에 환장하지 마라.그게 판타지라는 거, 나이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아직도 모르면 안 된다.술자리는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에서 파하는 게 좋다.술을 마시는 양도 중요하지만 그만두는 시간이 더 중요한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