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이런 여행

읽고 나면떠나고 싶어지는 책.

BYESQUIRE2017.11.23

지적인 여행

온 트레일스

로버트 무어 | 와이즈베리

작가는 미국의 전설적인 트레킹 코스인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걷다가 궁금해졌다. 이 길은 누가 왜 만들었을까? 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질문이라는 길을 만든 후 작가는 곤충학자, 고생물학자, 아메리칸 인디언, 사냥꾼, 트레커 등을 만나 각자의 답을 들었다. 생물은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발전시키며 여기까지 왔다. 작가는 단순하지만 숭고한 그 이야기를 능숙하게 펼쳐 보인다. 요즘 미국 논픽션의 경향은 올-인-원이다. 현장 취재와 학술적 검증과 감성적 묘사와 형이상학적 성찰이 다 들어있다. 그 경향에 맞게 이 책은 ‘올해의 과학 서적’, ‘올해의 여행 서적’, ‘올해의 논픽션’ 등에 두루 선정됐다.


제주도 여행

제주, 오름, 기행

손민호 | 북하우스

손민호는 10년 이상을 여행 기자로 지내며 제주도에 100번 넘게 갔다. 신문기자라는 신분 덕에 헬기 촬영도 하고 일반인이 못 가는 곳도 가보고 수십 명에 이르는 현장 관계자와 함께 취재도 했다.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솜씨로 그 정보를 엮었다. 책 내용이 아주 충실하다는 뜻이다. 한국 중년 남성 특유의 조금 촌스러운 문체와 세계관이 거슬려도 책의 훌륭함은 줄어들지 않는다. 제주 여행책 추천을 바란다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말할 것 같다.


(목적이) 확실한 여행

덕후들의 성지 도쿄&오사카

김익환 | 다봄

진짜 오타쿠가 되려면 꽤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야 한다. 작가도 머리말에서 단언한다. “단순히 어릴 적에 즐긴 정도만으로는 이 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진입 장벽을 넘은 후의 오타쿠는 한없이 친절해진다. <덕후들의 성지 도쿄&오사카>에는 ‘한국인 일본 문화 상품 애호가는 여행지로의 도쿄와 오사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흥미로운 시점이 담겨 있다. 일본 여행 많이 다녀서 이제는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위험한 여행

나쁜 나라들

토니 휠러 | 컬처그라퍼

무비자 협정, 깨끗한 호텔, 해변의 맥주.... 우리가 해외여행 하면 떠올리는 걸 모든 외국이 제공하지는 않는다. <론리플래닛>을 만든 토니 휠러는 아프가니스탄, 버마, 이라크, 알바니아 등을 찾아다니고 <나쁜 나라들>을 썼다. 책의 교훈은 명확하다. 세상은 넓고 우리가 아는 상식은 전혀 당연하지 않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이 사실을 몸으로 깨닫기 위해서일지 모른다. 그나저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직 글이라는 매체가 조금은 쓸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북한 같은 나라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이 없었다면 그는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묘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안전한 여행

가장 도시적인 삶

황두진 | 반비

꼭 토니 휠러처럼 험한 곳에 가야만 여행이 아니다. 황두진의 신간과 함께라면 시내버스를 타고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는 ‘사는 곳과 일하는 곳이 가까워야 한다’는 ‘무지개떡 건축’론을 주창하는 건축가다. 황두진은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는 구시가지의 상가 아파트들을 찾아다니며 충실히 기록해 이 책을 엮었다. <가장 도시적인 삶>은 한 건축가의 이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흥미로운 서울 여행서가 되기도 한다. 서울은 급속히 큰 도시가 되면서 여러 건축적인 시도를 했는데, 그중 하나가 초기형 상가 아파트다. 이 책 자체가 현대 서울이라는 주제의 여행 가이드인 셈이다. 책 끝에 친절한 약도까지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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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박 찬용
  • 사진|정 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