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블랙 백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나는 검은색 가방이 필요하다 검은색 가방이 ...

나는 검은색 가방이 필요하다. 검은색 가방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렇게 믿는 근거로 이 한 면을 가득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쉼표 페이지에 대한 디자인 규칙을 준수하는 바, 몇 가지만 꼽자면

  1. 내게 검은색 가방이 없다.
  2. 검은색 가방은 나의 모든 옷 색과 잘 어울린다.
  3. 그러므로 검은색 가방이 필요하다.
  4. 이 모든 게 사실이다.

온·오프라인 전방위에 걸친 탐색전 끝에 검은색 가방은 프라다의 나일론 백이 최고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이제는 확신까지 하게 됐다. 가볍고 튼튼하고 디자인은 클래식한데 마침 가격까지 합리적이다. 요즘 프라다에서 나일론 백이 쏟아져 나온다. 검은색 나일론 소재에 역삼각형 로고, 사피아노 가죽, 약간의 메탈을 더해 완성한 극강의 모던함. 며칠 전에는 30분 동안 프라다 나일론 백 얘기만 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나일론으로 만든 프라다의 백팩이나 쇼퍼백, 메일백이면 딱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새해를 며칠 앞둔 휴일에 이 트렁크를 발견했다. 근래 본 물건 중 특출나게 아름답다. 늘어난 티셔츠, 벙벙한 바지에 투박한 흰색 운동화를 신고 이 가방을 끄는 여자를 공항에서 만나면 오래 바라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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