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육식의 신세계 1편 고메트리

돼지, 닭, 오리, 사슴, 양까지, 굳이 소고기를 고집하지 않아도 가능한 육식의 즐거움. 콩피, 룰라드, 투르트, 브레이징 등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하고, 다종다양한 소스와 가니시를 곁들이는 다채로운 향연. 식재료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셰프들의 고민이 끝내 미식의 정수로 승화된 육식의 신세계로 초대한다.

BYESQUIRE2018.02.23

고메트리 - 오리

튀기듯 가열한 기름에 넣고 익히지만, 저온에서 장시간 조리하는 콩피는 프랑스 사람들이 오리를 요리할 때 가장 즐겨 쓰는 조리법 중 하나다. 최근 국내에도 오리 콩피를 내는 집이 많아졌다. 그중 고메트리의 오리 콩피에는 비교 불가능성이 있다. 여느 집과 달리 오리를 통째 조리하는 것. 엄밀히 말해 반 마리에 해당하는 오리가 본연의 형태를 온전히 유지한 채 큼지막한 나무 도마에 올려져 나온다. 그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고메트리의 메인 메뉴에 소고기 스테이크가 있음에도 통오리 콩피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가는 배경에는 이런 시각적 즐거움과 풍요로움이 한몫할 터이다.

“보통 오리 콩피는 다리로 합니다. 프랑스에서도 그렇고요. 처음 통오리 콩피에 도전한 이유는 왜 통오리로 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알았죠. 냄새를 잡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가슴살이 너무 퍽퍽했습니다.”

김성모 셰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오리를 반으로 쪼개 안쪽의 지방과 부산물을 완벽히 제거하고 각종 향신료를 묻혀 하루 동안 매리네이트합니다. 그리고 콩피한 고기를 테이블로 내기 전에 기름을 빼는 동시에 껍질의 바삭한 식감을 더하고자 마지막으로 오븐에서 굽는데 이때 적절한 온도를 찾음으로써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식으면 자칫 퍽퍽해질 수 있다며 가슴살부터 맛보기를 권하는 김 셰프의 조언에 따라 가슴 부위에 칼과 포크를 갖다 대자 ‘바삭’ 하고 껍질 바스라지는 소리가 먹음직스럽게 들리더니 그 틈새로 구수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기대감이 고조되어 포크로 찍은 곳을 살짝 들어 올리자 살코기가 결대로 찢어졌다. 그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하며 눈앞에 통오리를 둔 채 와인을 마시니 마음부터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또 속살을 분홍색으로 익힌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의 육향이 달큰한 오리 주스 소스와 고구마로 만든 도피누아와도 잘 어우러진다. 덕분에 와인을 연거푸 들이켜게 만든다.

주소 서울 성동구 금호로 17

문의 02-2299-0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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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민 용준
  • 사진|신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