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처칠에 대하여

'다키스트 아워'를 보고 떠올려본 처칠의 책들.

BYESQUIRE2018.03.04

남이 쓴 처칠

윈스턴 처칠의 뜨거운 승리

폴 존슨 | 주영사

역사학자 폴 존슨은 1928년에 태어났으니 처칠과 같은 시대에 런던에 있었다. 처칠을 좋아할 만한 배경이 충분하다. <윈스턴 처칠의 뜨거운 승리>는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보는 게 좋다. 처칠도 공과가 갈리는 인물이지만 이 책은 특히 처칠의 편에서 쓴 책이다. <윈스턴 처칠의 뜨거운 승리>는 처칠의 업적을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썼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처칠은 고민하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으며 잔인하거나 뻔뻔하기도 했다. 처칠이 가장 위대했던 점은 자신의 모든 단점을 품고도 절체절명의 영국을 구해냈다는 점이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처칠이 존슨에게 직접 말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에너지 보존이지. 앉을 수 있을 때 절대 서지 앉고, 누울 수 있을 때 절대 앉지 않는 거란다.” 대단한 멘탈이다. 원제는 그냥 ‘처칠’이다.


자기가 쓴 처칠

폭풍의 한가운데

윈스턴 S. 처칠 | 아침이슬

처칠은 정치가이자 화가였으며, 벽돌 쌓기 자격증을 취득하고 자기 집의 벽돌을 직접 쌓았다. 빼어난 기자이자 작가이기도 했다. 처칠의 <제2차 세계대전>은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다. 그건 너무 두꺼우니까 처칠의 광팬이 아니면 권하기 힘들다. 대신 <폭풍의 한가운데>는 좀 더 쉽게 권할 수 있다. <폭풍의 한가운데>는 1924년부터 1931년까지 처칠이 각종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 펴낸 책이다. 처칠의 특급 문장력과 통찰력은 약 100년 전의 영문을 한국어로 번역해도 숨겨지지 않는다. 특히 ‘오십 년 후의 세계’에서 보여준 미래 예측(개인화한 무선통신 시대를 예측했다)은 지금 봐도 놀랍다. 처칠이 내무장관이던 시절 총격 사건 현장에 직접 간 이야기인 ‘시드니가 총격 사건’이 특히 재미있다. 원제는 ‘생각과 모험’. 처칠의 인생 요약 같기도 하다.


미친 처칠

광기의 리더십

나시르 가에미 | 학고재

<다키스트 아워>에는 처칠과 그의 비서 레이턴 사이에서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처칠은 비서에게 엄청나게 짜증을 부리다가 전사한 레이턴의 동생을 보며 연민을 느낀다. 이 극심한 성격 변화가 진짜 처칠이었다. 정신과 의사 나시르 가에미는 처칠을 비롯한 역사적인 리더들을 분석하고 충격적인 명제를 내놓는다. “위기 때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적으로 비정상인 사람이다.” 처칠이 아주 좋은 예다. 처칠의 아버지는 조울증 혹은 섹스 중독이었으며 처칠 역시 평생 조울증에 시달렸다. 대신 조증의 처칠은 평생 72권의 책을 쓰고 히틀러로부터 세계를 구했다. 우울한 처칠 역시 자신을 갉아먹는 감정에 지지 않았다. 조증일 때 대담했고 울증일 때 현실 감각을 찾았다. 즉 처칠의 약점이 처칠의 위대함의 비밀이었다. 원제는 ‘일급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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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박 찬용
  • 사진|정 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