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이언스 나이키 편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나이키가 만든 새로운 러닝화를 신고 뛰었다. 내가 이렇게 잘 뛰었나? 아, 이게 기술이구나. | 나이키,스포츠 사이언스

400가지 이상의 화학적 조합과 공정을 통해 만든 폼을 신발에 달았다. 그리고 2만7359km 달리기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만족시킨 적 없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 여기에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 과학자들의 독자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대거 동원됐다. 그렇게 2년여간의 테스트를 거쳐서 등장한 러닝화가 ‘나이키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다.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를 실제로 보면 그 독특한 감각에 매료된다. 개성 있는 디자인에 독특한 소재로 완성된 모습이 흥미롭다. 가볍다. 손으로 이곳저곳 눌러보면 예상과 다른 느낌이다. 딱딱하지 않고, 탄력적이다. 부분별로 푹신함의 강도도 다르다. 실제 착용감도 특별하다. 신발 끈을 묶기 전에 이미 발과 일체화된다. 처음으로 양발에 체중을 실을 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방금 전 신었던 신발과 확연히 다르다. 푹신하면서도 반발력이 좋은 쿠션 기술 때문이다. 지구의 중력보다 0.5%쯤 중력이 덜 작용하는 곳에 들어선 기분이랄까? ‘운동화에 뭐 대단한 기술이 들어 있겠어?’ 신발을 신기 전의 예상이 한순간에 자취를 감춘다.좋은 러닝화란 무엇인가? 나이키가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를 만들며 고민했던 주제이기도 했을 것이다. 나이키가 러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이유였다. 대부분의 러너는 상반되는 사항을 모두 만족시키길 바랐다.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도 반발력과 에너지를 보존하는 능력을 원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응답성이 우수하고,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발이 가볍고, 그러면서도 밑창은 빨리 마모되지 않아야 했다.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하지만 이 어려운 걸 나이키는 해냈다.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에 쓰인 폼 쿠션을 개발하기 위해 나이키는 그동안 축적한 모든 기술을 총동원했다. 사내의 우수한 화학공학, 산업 디자인, 운동생리학, 생체공학 전문가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화학공학자 호세인 바그다디가 이끄는 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폼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연구했다.재료(폴리머, 가교제, 발포제 등)에서 중합 방법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정확한 과정을 연구하고, 폼을 생성하기 위한 화학반응과 공정(소성 특성과 온도, 시간)의 정확성을 검증했다. 이들의 표현에 따르면 새로운 폼을 개발하는 과정은 마치 빵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고 한다. 완벽한 결과를 얻기 위해 정확한 재료와 수치, 최적의 공정이 필요했다.당연히 폼의 소재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디자인.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의 갑피는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단일 조각 구조로 사용자의 발 모양에 따라 정밀하게 힘을 전달할 수 있다. 겉모습에서 흥미로운 것은 신발의 뒤꿈치, 그러니까 중창이 돌출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리액트 폼이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과 지면 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더 두껍고 넓은 중창을 배치한 것이다. 중창은 컴퓨터 설계로 사용자의 발이 받는 압력을 계산한 프레셔 맵 기술이 사용됐다. 이런 모든 요소가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가 기술적으로 진보했다는 증거이자 의미를 부여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나이키는 400여 가지 화학적 조합과 공정을 독자 기술로 이뤄냈다. 그리고 소재에서부터 공정과 테스트,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실현했다.‘그렇다. 이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를 신고 달리면서 든 생각이다. 나는 평소에 제대로 달려본 경험은커녕 가벼운 조깅도 한 적 없다. 그저 지하철 승강장에서 문이 닫히기 전에 열차로 잽싸게 뛰어드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 신발을 신고 처음으로 신나게 달렸다. 짧은 시간 평소 달려본 적 없는 거리를 달렸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힘들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잘 달렸나?’ 스스로 놀랐다. 플라시보 효과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그 순간엔 그랬다. 스포츠가 과학이라는 것을 새삼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다. 그 과학이 한 명의 평범한 인간에게 달리는 설렘을 느끼게 해주었다.나이키가 만든 새로운 러닝화를 신고 뛰었다. 내가 이렇게 잘 뛰었나? 아, 이게 기술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