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할리우드의 이단아 3편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모두가 속편의 속편을 만드는 데만 열중하는 세상에서, 해외 시장을 중요시해야 한다며 온갖 위협을 가하는 평준화의 쓰나미가 독창성을 몰아낸 듯한 세상에서, 이들 남녀는 부조리를 극복하고, 창작의 고통을 무릅쓰고, 대담하고 혁신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2018 할리우드의 이단아다. | 할리우드,이단아

Dan FogelmanPRODUCER, WRITER, DIRECTOR 혁명 없이 혁명을 완성해낸 혁명가댄 포글먼은 자신을 혁명가로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용이나 로봇,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FBI 요원이 등장하지 않는, 현실적인 세 남매와 그 가족인 보통 사람들이 등장하는 텔레비전 시리즈를 히트시키는 사람을 혁명가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NBC에서 두 번째 시즌이 끝나가는 를 통해 포글먼은 그동안 시청자들이 굶주려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가족 드라마에는 획기적이라고 부를 만한 게 없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자체가 획기적인지도 모르죠.” 이 말은 확실히 맞지만, 이 이상의 무엇이 있을 것이다. 가족의 일상생활이 좀비로 인해 종말을 맞는 세계만큼 극적일 수 있음은 포글먼이 등의 영화를 통해 전부터 탐구해왔다. 포글먼의 다음 프로젝트는 오스카 아이작과 올리비아 와일드 주연의 영화다. 라는 제목으로 미루어,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온 포글먼의 주제를 더 정제한 것이리라. 포글먼은 를 두고 말한다. “일상 세계는 비극적인 동시에 아주 즐거운 곳이죠. 저는 인생이 감동적이고 슬프고 아름답다고, 궁극적으로는 영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런 이야기를 쓰는 게 혁명적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진실하기는 하죠.” 이보다 어떻게 더 혁명적일 수 있나? writer JOHN KENNEYAmy Pascal, Kristie Macosko Krieger & Liz HannahPRODUCERS, SCREENWRITER 2017 최고의 영화를 만든 여성들에이미 파스칼은 시나리오에서 한 가지만 본다.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주인공. 그래서 파스칼은 리즈 한나의 에 주목하게 됐다. “쥐에서 사자가 되는 여자의 이야기죠.”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을 가리키는 말이다. 캐서린 그레이엄은 남편이 자살한 뒤 억지로 일을 떠맡고, 미국 국방부 비밀 보고서를 발간하며 연방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게 된다. 의 배경은 거의 50년 전이지만 현재의 거울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대통령 집무실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마이클 울프의 의 출간을 막으려 했다. 닉슨 대통령과 달리 지금의 대통령은 책의 판매를 더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나가 말한다. “1971년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있지만, 이게 곧 2017년 이야기임을 깨닫게 됩니다. 왜 아직도 이사회에는 여자가 한 명뿐인지, 그 자리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한데도 왜 언론에 호소해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의문을 품기를 바랍니다.” 파스칼은 선거일 직전에 시나리오를 샀고, 영화 는 그로부터 일 년 뒤에 개봉되었다. “바쁜 일정으로 에너지와 목적의식이 커졌고, 이것저것 지나치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요.” 스티븐 소더버그와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크리스티 마코스코 크리거의 말이다. “진짜 빨리 진행할 수 있었어요. 정말로 모든 게 다 잘 돌아갔어요.” writer ADRIENNE WESTENFELDKumail NANJIANIACTOR, WRITER 벌거벗은 영혼으로 연기하는 코미디언쿠메일 난지아니가 아주 재미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의 디네시, 에서 기억에 남는 카메오, 그리고 ‘반지의 제왕’ 비디오게임에서 악한 오크(유튜브에서 확인하라). 그러나 지난여름 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작가 에밀리 고든과 실제 연애에서 영감을 얻고, 따뜻함과 엉뚱함을 가득 채운 이 영화는 2017년 인디 영화로 최고의 흥행을 거두었다. 그리고 고든과 난지아니 커플을 개성 넘치는 작가 듀오로 만들었다. 코마 상태로 생긴 미래의 아내와 연애라는 스토리 다음에는 무엇을 선보일 예정인가? “이런 거죠. ‘우리 부부가 그런 표현까지 했으니, 이제 사람들이 나한테서 더 보고 싶은 게 뭘까?’ 그러자 조금 두렵고 조금 의기소침해졌어요.” 시나리오에는 계속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젠더 역할, 정체성, 나이 드는 일 등의 문제가 지금 몰두하는 것이다. 존 시나와 함께 버디 캅 코미디 영화에도 출연하고도 있다. 아, 또 하나, 난지아니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외계인이다. 외계에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는 뉴스만 나오고 거기 이어지는 이야기는 전혀 없는 것에 이제 지쳤다. 하지만 지금은 외계인이 우리를 찾아오기에 좋은 때가 아니다. “침실에서 바지를 내리고 마스터베이션하고 있을 때 외계인이 오는 꼴이잖아요. ‘저기, 몇 년 뒤에 다시 와. 그때는 지금과 좀 다를 테니까.’ 이렇게 말해야 할 판이에요.” writer BRADY LANGMANNRONAN FARROWJOURNALIST 영화 산업의 용을 베어낸 기자로넌 패로는 1년 가까이 하비 와인스타인을 조사했다. 와인스타인에게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증거를 차곡차곡 모으다가, 이제는 결국 추락한 이 제작자의 협박과 마주했다. 하지만 패로는 자신은 그저 도화선에 불과하다고 말할 것이다. 진짜 영웅은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서 침묵을 깨고 입을 연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그런 경험을 되새기며 증언하는 내내 이 여성들이 겪었을 트라우마에 비하면 제가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 여성들에게 영원히 감사드릴 겁니다.” 영화계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까지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며, 패로는 이제 성폭력에 고통받지만 영화계와 달리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MeToo 운동이 할리우드에서 더 넓게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폭로가 권력의 남용을 밝히는 것임을, 있는 그대로 사람들이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미국인의 삶 어느 구석에서도 벌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는 사회 전반의 책임 의식을 바란다고 말한다. 1월, 그는 HBO와 3년 계약을 맺었다. #MeToo 운동이 오래 이어질 수 있을까? 패로는 낙관적이다. “수정 구슬은 없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용감한 고발자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낙관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점점 더 좋은 사회로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writer ADRIENNE WESTENF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