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싸워서 더 재미있는 퍼시픽 림: 업라이징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퍼시픽 림’은 밤에 싸웠다면 2편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낮에 싸운다. 그것만으로도 확연히 달라졌다. 로봇들의 스팩터클한 액션 신이 시원시원하다. | 트랜스포머,퍼시픽림,퍼시픽림업라이징,로봇물,예거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22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봉한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하루 만에 약 11만5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북미지역에서도 개봉 첫 주 약 3천만달러(한화 약 323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박스오피스 5주 연속 1위로 순항 중인 ‘블랙팬서’를 꺾을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극장가의 대표적인 비수기인 3월의 반란을 꿈꾸는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누가 뭐라 해도 비주얼로 승부하는 영화다. 로봇 군단 예거와 우주 몬스터 카이주라는 다소 단조로운 스토리 라인에서 화려한 전투 신이야말로 이 영화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다. 그렇다면 1편 '퍼시픽 림'을 다시 돌아보자. 예거와 카이주는 격돌할 때마다 ‘어둠’으로 대변되는 공간에서 싸웠다. '비 오는 날 도시' '칠흑 같은 바다', 두 곳이 아니라면 어김없이 컴컴한 ‘밤’에 전투를 벌였고 그렇다 보니 옵티머스 프라임보다 10배나 큰 집시 데인저와 카이주가 싸워도 도통 싸움을 하는지, 껴안고 뒹구는지 식별하기 힘들었다. 관객에게 더욱 극적인 요소를 주기 위해 그랬다고 하지만, 극장에서 볼 때 각 장면들이 제대로 보이질 않으니 시각적 효과 수준에 의문을 품으며 찜찜한 마음으로 극장 밖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현저히 달랐다. 업그레이드 된 예거와 카이주는 영화 러닝타임 대부분의 시간 동안 대낮에 떳떳이 싸웠다. 5년간의 준비 기간 동안 제작진은 시각적 효과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켰기 때문. 덕분에 82m의 집시 어벤저는 마음껏 체인 소드를 휘둘렀고 브레이서 피닉스는 스팩터클한 액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또한 이번 2편에서 처음 선보이는 ‘귀요미 예거’ 스크래퍼 또한 어떤 로봇보다 폭발적으로 뛰고 구르기 때문에 1편 보면서 계속 생각났던 고구마 액션은 2편에선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사실, ‘퍼시픽 림’ 시리즈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 2편 역시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스토리 라인이 단조롭다 못해 비슷한 느낌의 일본판 히어로물들과 시나리오와 궤를 같이 한다. 1편에서 주인공이 희생해가며 막았던 브리치를 2편에서 카이저들이 막힘없이 뚫고 나오고(물론 그래야만 했다), 그들을 막기 위해 오합지졸이었던 파일럿과 예거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내용은 안 봐도 비디오다. 가장 압권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지구를 지키는 데 회의적인 파일럿 ‘제이크’가 갑자기 정신 차리고 인류의 운명을 걸고 싸운다는 것.그러나 비주얼에 소위, 몰빵한 로봇 히어로물에 스토리의 개연성, 진부함을 따지느라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스릴러물을 보는데 왜 로맨스가 없냐고, 로맨틱 코미디물을 보는데 액션 신이 없냐 묻는 것과 같다. 그저 로봇물, 또는 파워레인저, 가면라이더로 대변되는 일본판 히어로물을 볼 때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홀린 듯 봤듯이 즐기면 된다. 영화 시작 후 얼마쯤 흐른 뒤 앞쪽의 내용과 연관성이 없다고 골똘히 생각하는 순간, 예거의 역동적인 움직임 한 컷을 놓치는 게 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