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세 친구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은 NBA 최고의 스타이다. 세 명의 올시즌 연봉 총액은 약 800억원. 그런데 이 3명이 한 팀에서 우승을 목표로 함께 뛰었다고 하면 믿어지는지. 이젠 각자의 팀에서 헌신하고 있지만. | ESQUIRE,에스콰이어

지난 15일 2017-2018 NBA 플레이오프가 개막했다. 서부 플레이오프 대진표를 보다 문득 든 생각은 ‘오클의 3인방은 서로 박 터지게 싸우겠구나’였다. 여기서 말하는 3인방은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트리오 카멜로 앤써니, 폴 조지, 러셀 웨스트브룩이 아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선발돼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바로, 오클의 루키 3인방이다.이 3명의 조합은 샘 프레스티 단장의 작품이었다. 유망주 보는 눈이 탁월하다고 해서 ‘NBA판 빌리 빈’으로 불리는 샘 프레스티 단장(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은 2007년, 당시 2명의 대형 유망주 중 한명인 듀란트를 선발했다. ‘그렉 오든 드래프트’라고 불릴 만큼 1번으로 지명할 선수가 확실한 상황에서 1라운드 2번으로 케빈 듀란트를 뽑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쳐도 이듬해 1라운드 4번으로 웨스트브룩을, 2009년엔 1라운드 3번으로 하든을 지명한 건 그가 선수 보는 눈이 확실하다는 반증이다. 2008-2009년은 역대급 신인이 즐비했던 드래프트로 OJ 마요, 마이클 비즐리, 데릭 로즈, 블레이크 그리핀, 스테판 커리, 리키 루비오 등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늘 하위권에 머물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루키 3인방의 성장과 함께 커 나갔다. 듀란트는 리그를 대표하는 득점 머신이 됐고, 웨스트브룩은 짐승 같은 운동 능력으로 코트를 휘저었다. 앞에 2명의 선수가 쉬는 시간에 식스맨으로 등장하는 하든은 공수겸장으로서 상대 팀에겐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였다. 3인방은 2010년부터 2년 연속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고 2011-2012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가 모인 최강팀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거둔 쾌거였다. 당시, 오클의 3인방은 22~23살밖에 되지 않았고 서로 형제와 같이 막역한 사이였기에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창창해 보였다.그러나 이 시즌을 끝으로 3명이 뭉치는 모습은 올스타 전, 국가대표 전과 같은 이벤트 경기가 아니고선 더는 볼 수 없었다. 사치세의 압박에 시달리던 구단이 하든에게는 실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4년 4400만 달러를 연봉으로 제시했고 하든의 선택을 기다리기 전에 지금의 소속팀인 휴스턴 로케츠에 트레이드 시켰기 때문이었다. 웨스트브룩은 캘리포니아 유소년클럽에서 만나 함께 자란 친구 하든을 위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맥시멈 연봉을 깎을 만큼 하든의 재계약에 적극적이었으나 구단의 주판알은 단호했던 것. (이후 하든은 휴스턴에서 4년 8000만 달러란 대형 FA 계약을 이끌어냈다.)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서부의 강호로 자리매김하는데 까진 성공했지만 정상의 문턱에서 매번 미끄러졌다. 이런 팀의 상황에 대해 한계를 느꼈던 에이스 듀란트는 결국 2016년 여름, 서부컨퍼런스 결승전 상대팀이자 라이벌이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팀을 떠났고 결국 3인방 모두 각자의 팀에서 뛰게 됐다. 웨스트브룩은 하든에겐 종종 리스펙트를 표현하던 것과는 달리, 듀란트의 이적에는 배신감을 느꼈고 듀란트를 상대팀으로 만날 때마다 으르렁거리고 있는 상황. 물론 듀란트 역시 웨스트브룩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진 않다.현재 3인방은 모두 훌륭한 커리어를 써 나가고 있는 중이다. 듀란트는 득점 뿐 아니라 블락을 포함한 수비에도 눈을 뜨게 되면서 진정한 NBA 1인자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2016-2017 시즌 MVP를 거머쥐었고 한 시즌도 힘든 시즌 평균 트리블더블이란 대기록을 2년 연속 작성했다. 하든은 올 시즌 30.4점 8.8어시스트 5.4리바운드의 엄청난 스탯을 뽑았고 올해의 MVP 후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팀 성적 역시 NBA 30팀 중 1위. 그러나 스포츠의 영원한 명제,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건 단 한 팀이다. 세 팀 모두 서부 컨퍼런스에 속한 팀이기 때문에 NBA 결승 무대를 오르기 전에 필연적으로 만나야만 한다. 우승과 준우승조차 한 팀만 하거나 혹은 아무 팀도 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스포츠에 ‘If’란 가정은 소용 없지만 3인방이 이적하지 않고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달렸으면 어땠을까? 게임에서나 볼 법한 플레이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3인방이 서로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기 때문.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이건 어디까지나 팬으로서 푸념이다.휴스턴 로케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오클라호마씨티 썬더는 올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첫 경기에서 각각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타 재즈를 만나 승리를 챙겼고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10년 지기 친구들의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는 2017-2018 플레이오프. 과연 최종엔 어떤 선수가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