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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는 ‘배틀 그라운드(이하 배그)’의 약자로, 정식 명칭은 ‘PLAYERUNKNOWN'S BATTLEGROUNDS’다. 흔히 말하는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지만, 몇 가지 요소들이 이 게임을 단순한 FPS가 아닌 ‘PC방 게임 사용시간 28주 연속 1위(2018년 5월 29일 기준, 게임트릭스 기준)’ 게임으로 만들었다.
일단, 이 게임의 목적은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다. 배그는 최대 100명의 불특정 다수가 한 지도 안에 모여 마지막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진행된다. 날고 있는 비행기에서 시작되어 적절한 곳에 낙하한 뒤, 이런저런 아이템을 주워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궁리해야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기장으로 인해 경기 지역이 좁아져, 결국 마지막에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지만 역으로, 이러한 구조 덕분에 자신을 숨기는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총을 잘 쏘지 못하고 공격 전략이 형편없어도 괜찮다. 사실, 살아남는 일에 정신을 팔다 보면, 어느새 상위권이 되어있는 경우가 꽤 있다.
그리고 잘 하지 못해도 재미있다. 배그는 슈팅을 위한 부분뿐만이 아니라 물리적인 부분이나 차량의 디테일 등이 쓸데없이 좋아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후륜구동 자동차를 탄 적 차량의 앞바퀴를 터뜨려도 (후륜은 살아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간다든지, 달리는 차량에서 뛰어내리면 기절하여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다든지, 실수로 아군을 때릴 수 있다든지,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는 상처에 붕대를 감기 힘들다든지 하는 요소들이 있다. 아, 그리고 이 사실적인 물리 엔진 덕분에 ‘당신이 차량으로 당신과 충돌했습니다’나, ‘당신이(가) 마침내 당신을(를) 살해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도 있으니 늘 신중하게 행동하자. 또한, 4명까지 한 팀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한 공간에서 게임을 한다거나 헤드셋을 이용한다면 실제상황처럼 서로 도움을 요청하고 욕하고 놀리고 소리 지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꽤 민망할 수도 있다.
사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총게임’같지만 ‘총게임이 아닌’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일단 사람들이 모이는 동안 대기장에서 랜덤한 사람들과 약 1분의 시간을 함께하게 되는데, 이 공간 안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난다. 춤추는 사람도 있고, 이유 없이 서로 싸우는 사람들도 있고, 간혹 이상한 요청을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 동요 ‘악어떼’를 틀면 다 같이 ‘엉금엉금 기어서’ 가는 상황을 볼 수도 있다(물론 참여할 수도 있다). 게임이 시작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유명한 아이템으로는 ‘프라이팬’이 있다. 개발단계에서 장난으로 시작된 ‘방탄 프라이팬’이 게임 출시 때 실수로 방탄기능을 제거하지 않아, 게임 내 모든 총기의 공격을 막아낸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엉덩이에 착용하게 되는데, 그 때문에 엎드려 기어갈 때도, 적에게 뒤를 내주고 도망갈 때도, 프라이팬이 굉장한 도움을 준다. 심지어 한 배그 게임대회는 트로피가 실제로 프라이팬 형태이기도 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영상도 배그에 입문할 수 있는 좋은 경로다. 이 게임을 모르고 보기 시작해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영상들이 잔뜩이다. 실제처럼, 혹은 실제보다 더 어이없는 일이 시시각각 일어나는 헝거 게임, 혹은 배틀 로얄의 현장. 이제 당신이 ‘배린이’가 될 차례다. 그리고 어느 날 헤드샷에 희열을 느끼는 '게이머'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고 해도, 이 글을 탓하진 마라. 그건 당신의 놀라운 재능이다. 배린이가 뭔지는 직접 검색해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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