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을 나는 새이원영ㅣ사이언스북스
저자는 동물행동학자로 우리나라 학자 중 처음으로 펭귄의 수중 생활을 촬영하고 기록했다. 흔히 펭귄을 뒤뚱뒤뚱 걷기만 잘한다 여기지만 사실 펭귄은 수영을 엄청나게 잘한다. 평균 11시간 넘게 바닷속에 머무르며 211번의 잠수, 깊게는 182m까지도 들어갔다 나올 만큼 날쌔다.
‘잠수 동물’ 펭귄의 실제 생활은 알려진 바가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이 미지의 펭귄을 알려준다. 이렇게 날쌘데도 어느 날 물에 빠진 펭귄을 구해줬더니 가만히 눈을 맞추다 돌아갔다는 일화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인간은 동물원에 가둔 남극 출신 펭귄에게 북극 스타일의 이글루를 지어주는데. 귀여운 겉모습과 달리 펭귄이 그리 어리숙하지는 않다는 저자의 연구 결과가 도리어 반갑다. 똑똑하게 오래오래 자연에서 살아남길 바란다.
요즘 브랜드박찬용ㅣHB 프레스
<에스콰이어> 피처 에디터 출신이 낸 책을 싣자니 어쩐지 부당 거래 같지만, 가까이에서 저자를 지켜본 결과 그가 쓴 책을 소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저자는 늘 자신을 ‘힙스터가 되지 못한 소시민’이라 이른다. 유니클로 세일 기간을 노리거나 남대문에서 안경을 사거나 카시오에서 제일 저렴한 시계를 사는 자신의 쇼핑 습관이 이유다. 이 점이 그의 책을 신뢰하게 만든다.
저자는 브랜드란 무엇인지 안다. 브랜드란 서사이며 정체성이란 것을 안다. 무용한 것이 넘쳐나는 속에서 유용한 것을 골라내 유용하게 쓸 줄 안다. ‘브랜딩’을 할 줄 안다. 그런 그가 23개 브랜드의 스토리를 모았다. 이 책 역시 유용한 축에 속한다. 적어도 어떤 브랜드, 무슨 스토리를 소비하는지쯤은 자각하게 만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