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고 단정한 철골 구조 건축물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SK 서린 빌딩은 철골 구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 건축,건축가,김종성,SK서린빌딩,철골

SK서린빌딩, 1999무엇이 특별한지 의아할 수도 있겠다. 광화문, 테헤란로, 종로, 여의도, 오피스 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빌딩이니까. 그래서 특별하다.건축가 김종성이 설계한 SK서린빌딩은 오피스 빌딩의 표본이라 불린다. 철골 구조의 단정한, 실은 냉철함에 가까운 생김새 때문이다.그러나 여느 철골 구조와는 다르다. 본래 철골 구조란 건물이 높아지면 필요한 수단이지만, 김종성은 그저 내화피복(철골조의 기둥, 보 등을 내화 구조로 하기 위해 표면을 내화 성능이 있는 재료로 감싸는 것)으로 이 빌딩을 설계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콘크리트 건물과 다를 바 없는 외관이 되기 때문이다.그리하여 택한 방법이 철골 기둥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내부에 철골 기둥을 3m 간격으로 배치하고, 외벽 마감에는 철골과 성격이 같은 알루미늄을 내부와 마찬가지로 3m 간격으로 설계해 마치 내부의 철골 기둥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고자 했다.단순히 유리를 부착하기 위한 기능을 초월해 내부의 철골 구조를 표현한 알루미늄 커튼월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단단함을 보여준다. 종로구의 많은 오피스 중에서도 160m로 최고 높이면서, 직선 형태로 설계해 남는 공간이 거의 없는 이 빌딩은 효율성이 건축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증명한다.이러한 방식은 미스 반데어로에가 1950년대에 설계한 뉴욕 시그램 빌딩과도 비슷하다. 김종성은 미스 반데어로에에게 사사한 유일한 한국 건축가다. 미스 반데어로에가 주창한 ‘Less is more’란 철학을 오롯이 품어내 구축한 건축물인 셈이다.미스 반데어로에의 가르침 중에 무엇을 가장 가슴에 새기고 있는지 묻자 김종성은 한 문장으로 답했다. “건축의 형태적 아름다움은 가장 적절한 구조를 활용해 아름다운 공간을 창조했을 때 태어나는 것.”만약 예산이 허용됐더라면 투명도가 훨씬 더 높은 저철분(low-iron) 유리를 외피로 활용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에, 그랬다면 서울 오피스의 풍경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