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를 활용한 공유 경제 서비스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은 먼 미래 얘기다. 그보다 세상을 먼저 변화시키는 건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다. 새로운 가치의 이동성을 주제로 도시가 꿈틀거린다. 전동식 킥보드, 무인 셔틀버스 같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시도가 폭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택시 회사를 인수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KST모빌리티다.
그들은 왜 다시 진부한 택시 서비스를 선택했을까? 이유가 있다.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는 7만1000여 대. 그중 하루에 공급되는 택시는 최대 4만8000여 대 수준이고 수요가 많은 심야 시간대에는 공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서울시 분석). 다시 말해 택시 등록 대수는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서비스 효율성은 점점 떨어지는 상황인 것이다. 더불어 승차 거부와 난폭 운전 같은 기존 택시 서비스의 부정적인 인식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직업의 미래 지속 가능성도 부족하다. 개인택시 기사의 67.9%가 60대 이상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고령화된 직업군이다. 뚜렷한 비전이 없기에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유입되지 않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엔 모두가 택시를 대체할 새로운 공유 경제 이동성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KST모빌리티의 생각은 다르다. 승차 공유만이 새로운 이동성 서비스의 전부라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택시가 한국형 모빌리티 서비스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관점에서 KST모빌리티가 내세우는 핵심 가치는 고객, 결합, 상생, 기여다. 고객이 중심인 효율적이고 자유로운 이동성을 제안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부가 서비스를 창출한다. 전문화된 교육을 바탕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회원사 협력 구도의 신규 사업 모델 개발로 관련 업체가 상생한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국형 ‘서비스 개념의 이동성(MaaS)’을 꿈꾸는 셈이다.
마카롱택시 기사는 ‘쇼퍼’라고 호칭한다.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택시 기사를 전문화된 직업군으로 인식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마카롱택시 기사(쇼퍼)는 기본 교육과정을 수료해야만 한다. KST 아카데미가 운영하는 마카롱 아카데미에 입소해 총 5일간 약 40시간에 걸쳐 정규 서비스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마카롱택시는 예약제 방식으로 100% 배차율이 목표다. 예약은 전화 콜센터와 마카롱택시 전용 앱을 통해 이뤄진다(탑승 2~48시간 전). 예약자 본인 외에 가족이나 친구, 자녀에게도 택시를 보낼 수 있다. 배차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마카롱 앱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머신 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다음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수집 데이터의 범위는 승객의 승하차 및 실시간 운행 정보와 지역의 이벤트뿐 아니라 날씨나 계절의 변화, 택시 드라이버의 심박수 등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KST모빌리티는 마카롱택시 기사에게 사납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납금은 기존의 택시 회사가 기사에게 매일 납부받는 금액이다(약 15만원). 하지만 사납금 구조는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고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마카롱택시는 기사를 모두 월급제로 고용한다. 각종 수당과 운행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를 더하면 쇼퍼들은 연 3300만~3600만원의 안정된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현 법인 택시에 고용된 기사들의 연평균 수입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로운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2017년 10월 하나콜서비스 인수를 시작으로 2018년 1월 정식으로 설립됐다. 기존 택시 회사를 인수, 빅데이터 기반의 인텔리전스 솔루션을 더해 혁신형 택시 브랜드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이행열 대표이사 체재 아래 직원 수는 약 40명(직영 택시 회사 포함 약 120명). 기업 투자 유치 금액은 2019년 1월 기준으로 50억원에 달한다.
서울 지역 법인 택시의 경우 운전할 사람이 없어 말소된 유휴 번호판이 30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KST모빌리티는 이런 유휴 자원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직영으로 운영하는 마카롱택시 대수는 올해 말까지 약 1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마카롱택시는 단순 이동 외에도 승객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아침 7시 30분에 탑승, 샌드위치 세트와 함께’라거나 ‘오후 6시 탑승, 대형 마트 왕복’, ‘저녁 8시 탑승, 도착지 근처 편의점에서 우편물 수령’ 같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팻 택시, 자녀 안심, 임산부 전용, 어르신 돌봄 등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더해갈 예정이다. 이는 최근 주목받는 ‘서비스 개념의 이동성(MaaS)’을 향한 새로운 도전이다.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는 기존 택시 서비스와는 분명히 차별된다. ‘스마트한 이동을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브랜드 모토에 따라 새로운 편의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택시의 외관은 톡톡 튀는 민트 컬러로 단장해 시선을 끈다. 탑승자가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실내에는 전용 디퓨저를 비치하고, 스마트폰 충전기와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한다. 물티슈, 반창고, 생수, 마스크 등의 편의 물품도 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