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에게 옷이란? "감정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도구"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흉포하게 아름다운. | 구찌,남자패션,디자이너,남성패션,메종마르지엘라

점퍼와 스웨트셔츠, 운동화와 슬리퍼, 편하고 단출한 것들이 점령한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맹수처럼 포효한다. 끝까지 미쳐 더 나아갈 데가 없는 지경까지 밀어붙이는 극적인 무자비함. 명료하게 과장된 감정들. 불안하고 위태로울수록 드러나는 시적 아름다움. 메종 마르지엘라와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구찌, 팔로모 스페인, 리차드 퀸에게 옷은 감정을 아주 정직하게 드러내는 도구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재킷이면 재킷, 셔츠면 셔츠로 옷의 형태를 먼저 만들고 거기에 디자이너의 감정을 불어넣는 게 아니라 감정 그 자체를 옷으로 표현한 것 같달까? 그래서 그들의 옷은 종종 형태가 무의미하다. 매섭고 처연한 가운데서도 그저 순수하게 아름다운 감정만을 좇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