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신간 '판결의 재구성' '무주에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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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재구성도진기ㅣ비채재판에서는 다른 논리가 작용한다. 이 책이 전제하는 조건이자 실제로 재판장에 적용되는 논리다. 이를 토대로 1995년 듀스 김성재 살인사건, 2014년 도둑 뇌사 사건과 같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사건 사례 20개를 파헤친다. 무엇보다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관이 된 저자는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주중에는 판사로, 주말에는 소설가로 살았다는 저자는 법조인으로서, 작가로서,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때 그 판결이 과연 옳았나 조목조목 살폈다. 의심스러우나 증거가 없어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어서 풀려난 피고인의 사례를 읽을 때면 판사가 늘 되뇐다는 이 원칙이 밉기도, 그러나 결국에는 믿을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 ‘열 명의 도둑을 놓쳐도 한 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지 마라.’ 무주에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정원선ㅣ해토햇볕이 정수리에 내리꽂히듯 뜨거운 시기가 되면 가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 무주산골영화제다. 매년 6월 전라북도 무주 덕유산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올해로 7회를 맞았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뭣 할러꼬 여길 오요?”라며 당최 이유를 모르겠다는 얼굴로 데면데면하게 (외지인을) 밀쳐내던 군민들’에게도 7년이라는 시간이 특별할까. 당시에는 그런 반응이 이상하지 않은 게, 무주에서 마지막으로 영화가 상영됐던 때가 무려 36년 전이란다. 1977년에 무주문화극장이 폐관한 이래 무주에는 영화관이 없었다. 이 책은 북적이는 영화관 하나 없는, 어디 볼 데가 있느냐고 동네 주민들이 되묻는 무주의 풍경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극장이 없다고 불행할까. 어디 볼 데가 없다고 심심할까. 무주에는 별일 없는 평온한 낮과 한여름에도 선선한 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