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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가슴을 드러낸 남자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 셔츠 단추를 서너 개씩 풀어 입는 방식은 해변을 제외하곤 생경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오븐처럼 뜨겁게 달궈진 빌딩 한복판에서도 멋 부리고 싶은 우리에게 티셔츠는 종종 지나치게 무례해 보인다. 구찌와 자크뮈스의 런웨이에서는 가슴을 지나 배꼽까지 시원하게 보여주는데 까짓것 안 될 거 없다.
무성의해지고 싶은 이 계절엔 맨살이 드러나는 브이존이야말로 가장 드라마틱한 요소. 목걸이는 두 개 더, 프린트는 화려할수록 여름의 절정을 위한 것이고, 팬츠와 신발은 오히려 덤덤하게 내려놓는다. 매일 신는 스니커즈, 간편한 슬리퍼도 좋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앞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태도. 자유로운 이방인이 가장 섹시해 보이는 법이니까.